🎁오늘의 여행지 - 세사르 만리케 재단, 하메오스 델 아구아, 티만파야 국립공원, 보데가스 베가 데 유코
님에게 드리는 트래비 레터 2026.10.21
📩오늘의 레터
✅Editor's Essay : 바람과 불이 빚은 '절대미감'의 섬, 란사로테
✅Editor's Pick : 화산재 구덩이에서 태어난 와인, 보데가스 베가 데 유코
✅Editor's Tip : 란사로테 여행 팁 3
✅What's New : 부산불꽃축제, 도쿄 국제미술전 'TOKYO ATLAS', 일본 면세 환급형 전환, 가고시마 & 하코다테 하늘길 확대
란사로테 농부의 집 박물관
검은 화산 벌판 위로 낮고 하얀 집들이 이어지는 란사로테
🚩Editor's Essay
🎈바람과 불이 빚은 절대미감의 섬, 란사로테
바람과 돌이 많기로는 제주 못지않은 섬이 있다. 하루 종일, 한 해 내내 바람이 불고, 화산이 남긴 검은 돌이 섬을 덮은 곳. 아프리카 해안에서 고작 125km 떨어져 있지만 엄연히 스페인 땅인 섬이다. 인천에서는 직항이 없어 하루 가까이 하늘과 공항을 오가야 닿을 수 있다. 그렇게 막상 발을 디디면 제주와는 또 다른 풍경이 보인다. 검은 화산암 벌판 위로 하얀 집이 별처럼 박힌, 다른 행성 같은 섬. 카나리아 제도의 '란사로테(Lanzarote)'다.
🎈흰 벽에 초록 문, 섬 전체가 지킨 약속
바닷가 마을엔 파란 문, 내륙 마을엔 초록 문이 많다
란사로테 마을에 들어서면 짜맞춘 듯 하얀 집들이 낮게 이어진다. 대문과 창틀은 대부분 초록 아니면 파랑. 섬에 오랫동안 살아온 농부와 어부의 지혜에서 나왔다. 흰 석회칠은 강한 햇빛을 튕겨 내어 집 안을 시원하게 지켰고, 값이 싸 가난한 농가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초록 페인트는 그 당시 가장 저렴한 색이었고, 바닷가 마을의 문이 파란 건 어부들이 배를 칠하고 남은 페인트를 썼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인 풍경이 지금껏 남은 데에는 예술가 한 사람의 고집이 있었다. 란사로테에서 바람과 돌 다음으로 많이 듣는 이름, 세사르 만리케(César Manrique)다. 마드리드와 뉴욕에서 화가로 활동하던 그는 1960년대에 고향에 돌아와 남은 생을 한 가지 질문에 쏟았다. '섬의 자연과 역사를 해치지 않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렇게 그는 고층 호텔과 도로변 광고판을 막는 규제를 이끌어 냈고, 마을 사람을 찾아가 지금 집이 아름다우니 지켜 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가 남긴 건축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연이 만든 지형을 부수지 않고 그 안에 공간을 들였다는 것. 들어서는 순간 '이게 건물이야, 자연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곳들을 따라가 본다.
🎈용암 굴 다섯 개를 이은 집, 세사르 만리케 재단
용암 굴을 그대로 살린 세사르 만리케 재단의 수영장
타이체(Tahíche)의 벌판을 걷던 만리케는 1730년대 란사로테섬의 대분화가 남긴 빈 굴 5개를 발견한다. 용암이 식으며 가스가 빠져나간 자리로, 그는 여기에 자신의 집을 지었다. 굴들을 잇고, 위에는 섬의 전통 가옥을 닮은 하얀 집을 얹었다.
만리케 재단 내부. 천장에 뚫린 구멍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온다
20년 가까이 만리케가 살았던 이 집에는 이제 세사르 만리케 재단이 들어서 방문객에게 그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동굴 거실과 수영장, 작업실을 차례로 지나다 보면 검은 화산암과 초록 식물이 한 공간에 어우러진 장면에 자꾸 발이 멈춘다.
만리케 재단 입구
❗세사르 만리케 재단 Fundación César Manrique
C. Jorge Luis Borges, 16, 35507 Tahiche, Las Palmas, Spain
🎈거울처럼 멈춘 동굴 호수, 하메오스 델 아구아
동굴 속 호수에 바로 위 풍경이 그대로 비친다
오래전 화산 용암이 흘러 만든 굴이 해안까지 길게 이어졌다. 천장 일부가 무너져 뚫린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고 빛이 쏟아지는 곳. 세사르 만리케는 버려진 이 동굴에 수영장과 레스토랑, 공연장을 들였다.
하메오스 델 아구아 레스토랑
하이라이트는 동굴 한가운데 호수다. 물이 거의 움직이지 않아 바로 위 풍경이 거울처럼 비친다. 물속에서 반짝이는 하얀 점들은 몸길이 1cm쯤의 '눈먼 게'다. 이 동굴에만 사는 고유종으로 보호를 위해 물속에 손을 집어넣는 건 금지다. 한편 동굴의 천장과 벽을 그대로 무대로 쓴 공연장에서는 지금도 음악회가 열린다.
하메오스 델 아구아 수영장
수영장과 호수 모두 관광객의 입수와 수영은 금지되어 감상만 가능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섬 북쪽 절벽에 숨은 전망대 '미라도르 델 리오', 채석장을 원형 극장처럼 다듬은 '선인장 정원'까지 묶어 보자. 둘 다 만리케의 작품이다.
미라도르 델 리오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바다 너머로 보이는 섬은 라 그라시오사다
선인장 정원에는 500여 종의 선인장이 식재돼 있다
❗하메오스 델 아구아 Jameos del Agua
Los Jameos del Agua, 35542 Haría, Las Palmas, Spain

❗미라도르 델 리오 Mirador del Río
Diseminado Orzola, 1, 35541, Las Palmas, Spain

❗선인장 정원 Jardín de Cactus
Av. Garafía, 35544 Guatiza, Las Palmas, Spain
🎈화성에 착륙한 듯, 티만파야 국립공원
버스 창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티만파야 국립공원
1730년 9월 1일 밤, 땅이 열렸다. 분화는 1736년까지 여섯 해 동안 이어졌고, 섬의 약 4분의 1이 용암과 화산재에 덮이거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그 흔적을 비교적 온전하게 간직해 보여주는 곳이 티만파야 국립공원이다. 면적만 51.07㎢, 제주도 우도의 약 8배다.
공원 내 엘 디아블로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전망
일반 여행자는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버스로 이 풍경을 만난다. 이슬로테 데 일라리오에서 출발하는 약 14km의 '화산 루트' 버스에 오르면, 30분 넘게 붉고 검은 분화구와 용암이 남기고 간 굳은 주름이 손에 잡힐 듯 창밖을 스친다.
오로지 지열로만 완성한 요리  
화산의 마지막 분화는 19세기로 알려져 있지만, 땅은 지금도 여전히 뜨겁다. 땅속 13m 아래는 600℃ 이상이다. 직원이 파이프에 찬물을 부으면 몇 초 뒤 '펑' 소리와 함께 수증기 기둥이 솟는다. 바로 위 엘 디아블로(El Diablo) 레스토랑은 아예 이 열로 고기를 굽는다. 깊이 5m 구덩이 위에 쇠 그릴을 얹고, 가스도 전기도 없이 약 250℃ 지열로만. 껍질째 삶아 소금을 입힌 주름감자 '파파스 아루가다스'에 카나리아 전통 소스 '모호 로호(mojo rojo)'를 곁들여 보자.
지열로 고기를 굽는 엘 디아블로 레스토랑의 그릴
티만파야 국립공원에서는 일정 구역에서 낙타 타기 체험도 가능하다
❗티만파야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de Timanfaya
Islote del Hilario, 35570 Yaiza, Las Palmas, Spain

❗엘 디아블로 레스토랑 Restaurante El Diablo
Montaña del Fuego, Carretera general Yaiza-Tinajo s/n, 35570, Diseminado Islote Hilario, 1, 35560 Tinajo, Las Palmas, Spain
🎈화산재 구덩이에서 태어난, 란사로테 와인
초승달 모양 돌담 '소코'가 끝없이 이어지는 라헤리아 지대
분화가 휩쓸고 간 땅은 농사짓기에 녹록지 않았다. 섬사람들이 찾은 답은 검은 화산재 '피콘(picón)'을 깊이 파 내려가 그 아래 흙에 포도나무를 심는 것. 화산재는 빗물을 머금고 증발을 막아 땅을 촉촉하게 지켰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는 화산암을 반원형으로 쌓았다. 현지에서 '소코(zoco)'라 부르는 돌담이다. 초승달 모양 구덩이가 끝없이 반복되는 라헤리아(La Geria) 지대는 그 자체로 거대한 대지 미술 같다.
에센시아 야이사 와인. 산뜻한 산미와 균형 잡힌 풍미가 특징이다
이렇게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은 심사와 인증을 거쳐 란사로테 원산지 명칭(DO Lanzarote)을 얻는다. 란사로테의 대표 품종 중 하나는 말바시아 볼카니카(Malvasía Volcánica). 맛보고 싶다면 보데가스 베가 데 유코(Bodegas Vega de Yuco)의 시음 프로그램을 예약해 보자. 섬 곳곳 농가 250여 곳의 포도로 20종 넘는 와인을 만드는데, 무라노 유리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파란 병의 '에센시아 야이사(Esencia Yaiza)'는 섬의 아이콘이 됐다. 가이드 투어를 예약하면 옛 양조장을 둘러보고, 주인장이 고른 친환경 와인 2종을 초콜릿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보데가스 베가 데 유코
❗보데가스 베가 데 유코 Bodegas Vega de Yuco
Cam. El Cabezo, s/n, 35572 Lanzarote, Las Palmas, Spain
🎈관광부터 숙소까지, 란사로테 여행 팁 3
티만파야 국립공원
1. 티만파야 화산 루트 버스는 온라인 사전 예매로만 탈 수 있다. 매일 9시부터 15시 45분까지 운영하며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예약한 시각 15분 전에는 도착해야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다. 더 깊이 국립공원을 둘러보고 싶다면 월·수·토요일 오전 8시 45분에 출발하는 소수 정예 투어 '몬타냐스 델 푸에고 인솔리타 익스피리언스'를 고르면 된다. 일반 관람객은 들어갈 수 없는 몬타냐 라하다(Montaña Rajada)까지 들른다.
관광객과 로컬로 북적이는 테기세 마켓
2. 여행 일정에 일요일이 끼어 있다면 오전에는 옛 수도 테기세(Teguise)로 향하자. 매주 일요일 9시부터 14시까지 골목마다 400개 넘는 노점이 깔리는 테기세 마켓이 열린다. 란사로테산 알로에 화장품, 만리케가 디자인한 악마 캐릭터 펜던트 팔찌, 란사로테의 특징을 프린팅한 티셔츠는 란사로테 여행의 기억을 담기 좋은 기념품이다.
노점에는 란사로테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념품이 가득하다
3. 공항에서도 가깝고 휴양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숙소로는 씨사이드 로스 하메오스가 있다. 공항에서 차로 10분, 푸에르토 델 카르멘 해변 앞에 있어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 제격이다. 하얀 외벽에 파란 문틀, 섬의 전통 건축을 따른 4성급 호텔로, 500여 개 객실 모두 테라스나 발코니가 있다. 저녁 뷔페는 라이브 스테이션을 갖춰 란사로테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구워 주고, 버거도 주문 즉시 만들어 준다.
씨사이드 로스 하메오스의 객실 톤은 화이트 & 블루로 이루어져 있다
❗테기세 마켓 Mercadillo de Teguise
Villa de Teguise, Teguise, Lanzarote, Las Palmas, Spain

❗씨사이드 로스 하메오스 Seaside Los Jameos
Playa de los Pocillos s/n, 35510 Puerto del Carmen, Lanzarote, Las Palmas, Spain
🚩What's New
✅광안리에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 날짜 잡혔다
제21회 부산불꽃축제가 11월 7일 저녁 7시,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원에서 열린다. 광안대교의 특수 조명과 대형 연출 시스템을 활용해 음악과 불꽃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불꽃 쇼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우선 유료 좌석이 있으나 현재 매진이다(10월 21일 기준). 비교적 인파를 피할 수 있는 무료 전망 명소를 찾거나 광안대교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식당을 예약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자. 
✅도쿄 바닷가가 통째로 미술관이 됐다
오다이바와 아오미, 덴노즈 일대가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했다. 12월 20일까지 열리는 국제미술전 '도쿄 아틀라스(TOKYO ATLAS)'에서 쿠사마 야요이를 비롯한 일본 안팎 작가들의 작품을 공원과 건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은 무료(일부 전시·프로그램 유료)이며, 월요일(공휴일이면 다음 날 화요일)은 원칙적으로 휴관한다. 일부 전시장은 운영 일정이 다르다.
AI 생성 이미지  
✅11월부터 일본 면세, '먼저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다'
11월 1일부터 일본 면세 쇼핑이 환급형으로 바뀐다. 이제는 매장에서 소비세까지 다 내고, 출국할 때 세관에서 물건을 확인받은 뒤 세금을 돌려받는다. 확인 절차는 항공사에 짐을 부치기 전에 끝내야 한다. 공항 키오스크에서 여권을 스캔하면 검사 대상인지 알려 주고, 대상이 되면 세관 직원에게 산 물건을 보여 줘야 한다. 일본 관광청은 이 절차 때문에 비행기를 놓쳐도 보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니, 쇼핑을 많이 했다면 공항에 넉넉히 도착하자.
🔗자세히 보기
✅이번 주말부터 일본 소도시 직항 더 많이 뜬다!
10~12월 일본 소도시 여행의 하늘길이 넓어진다. 10월 25일부터 에어부산이 부산-가고시마 노선을 주 3회(수·금·일요일) 띄운다. 같은 날부터 제주항공도 인천-가고시마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12월 1일부터는 인천-하코다테를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가고시마는 규슈 남단에 위치해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갖췄다. 사쿠라지마 활화산과 이부스키 모래찜질 온천을 비롯해 골프를 즐길 수 있으며, 흑돼지 샤부샤부와 고구마 소주 등 지역 먹거리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야쿠시마까지 여행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하코다테는 겨울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다. 홋카이도 남부의 항구도시로, 성게와 대게 등 해산물과 유노카와 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겨울에는 아카렌카 창고 일대에서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도 즐길 수 있다. 
마음을 글로 써 내려갈 때, 그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때 행복합니다. 님의 답장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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