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TNR 사업? 어떻게 생각해

여러분 안녕! 비트에요😊

지난 주의 겨울의류 귤팁 편은 재밌게 읽으셨나요?

점점 공기의 느낌이 겨울을 알리는 듯 해요❄❄🌬🌬

따뜻한 옷을 장만해야 하는 분들이 있다면 비트의 지난 뉴스레터 정독하고 나와 동물과 환경이 행복한 겨울쇼핑 꼭 시도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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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비트픽 뉴스

이번 주의 뉴스레터는 이슈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돌아왔어요.

비트가 충격적인 뉴스를 하나 접했거든요.

제목은 “길고양이 뱃속에 플라스틱 끈…?”

아니, 무슨 일이야! 길고양이가 뭘 잘못 먹은 건가?😥

뉴스를 읽어보니 그런 게 아니었어요. 경기도 의왕시에서 사는 한 주민이 암컷 길고양이를 발견해서 중성화 수술을 해주려고 병원에 데려갔는데, 배 부분이 빨갛게 부풀어 있었대요.

뱃속을 열어보니 글쎄 케이블 타이(플라스틱 끈)이 함께 발견되었다는 것! 이전에 어떤 기관에서 중성화 수술을 이미 진행했었고 그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를 사용했던 것이라고 추정 중.

의왕시에서는 케이블 타이뿐만 아니라 스테이플러가 배에 박힌 채로 돌아다니는 길고양이 모녀도 발견되었대요. 원래 중성화를 할 때는 자연적으로 녹는 재질의 봉합사나 생체 접착제를 써야 하는 게 지침인데, 이를 완전히 어긴 수술이었던 거죠.

케이블 타이는 의료용품에 해당하지 않고, 스테이플러는 의료용이나 제거 과정이 필수적인 재료에요. 케이블 타이, 스테이플러 모두 몸속에 오래 들어있게 되면 2차 세균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큰 소재들이에요😱

주민들은 경기도 화성시의 한 동물병원이 이런 시술을 진행한 곳을 의심하고 있는 중.

의왕시와 5년째 계약을 맺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하는 유일한 동물병원이거든요. 그곳으로 길고양이를 보낸 적 있다는 주민들의 제보도 있고, 케이블타이가 들어있던 고양이 역시 이 병원에서 수술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거의 확실한 상황. 😿

그러나 해당 병원은 이에 대해 이렇다 할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어요.

이 동물병원은 의왕뿐만 아니라 과천, 화성, 군포시와 중성화 수술 계약을 맺고, 1마리를 수술할 때마다 15만 원의 돈을 받고 있어요. 그러나 관리, 감독은 허술한 것 같네요.

근데 길고양이 중성화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있길래 그러는 거야?😡

비트도 그래서 조금 더 찾아보았답니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즉 TNR 사업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 어떤 효과와 문제점들이 있는지 비트와 함께 알아가 봐요!

photo by Kenny Luo

❓길고양이 TNR 사업이란❓

도심에 사는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중성화 사업!

길고양이를 안전하게 포획(Trap)하고 중성화(Neuter)한 뒤 원래 살던 장소에 방사(Return)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요. 각 단계의 영문명 앞글자를 따서 TNR이라고 불린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지역의 많은 국가에서 TNR을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점점 시행하는 지자체가 많아지고 있어요. (전국 지자체 TNR 예산 현황 보기)

2002 경기도 과천시에서 시작 👉 2007 서울 용산구와 강남구의 시범 실시 👉 2008년부터 서울시 전체 자치구로 확대!

경기, 인천, 부산, 대구의 일부 지역에서도 TNR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요.

❓길고양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를 수도

많은 사람이 길고양이를 ‘유기된 고양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길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길에서 태어나 살아온 야생동물에 가까워요.

법적으로도 길고양이는 유기동물에 해당하지 않는답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 13조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동물’로 규정되어 있어요.

그래서 현행법상으로 의무적인 보호 대상은 아닌 상황.

😮헉 그렇구나, 그럼 그동안은 길고양이들이 어떻게 관리되어 왔어?

TNR 사업이 본격화되기 이전, 주민민원이 들어온 지역의 길고양이들은 주로 안락사되거나 방치되었대요. 하지만 안락사는 윤리적 문제도 심각할 뿐만 아니라 고양이 개체 수 감소에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어요.

①진공 효과

길고양이의 무리가 갑자기 제거되었을 때, 이웃의 길고양이 무리가 이동해 와서 처음과 같은 상태가 될 때까지 번식하는 현상. 결국 한 지역의 무리를 없애려 한다 해도 곧 새로운 무리가 이동해 와서 번식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②과도한 번식

한 지역의 길고양이를 전부 포획해서 제거하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해요. 포획이 가능하다고 해도 살아남은 몇몇 고양이는 보금자리와 먹이 경쟁이 줄어들어 더 많은 횟수의 교배와 출산이 가능해져요. 그래서 길고양이 포획을 해도 길고양이 개체를 감소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해요.

③계속 버려지는 집고양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증가하지만, 지식과 책임감의 부족 등으로 많은 집고양이가 버려지고 있어요. 이 버려지는 고양이들 역시 지역의 개체 수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를 하고 있지요.

④동물 관리 자원의 부족

안락사가 지배적인 방법으로 채택되면서 동물보호소들은 안락사 비용과 동물관리비용으로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위에서 보았듯 안락사가 개체 수를 줄이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에, 보호소들은 지속적으로 돈을 지불해야만 해서 부담감만 늘어가게 되었죠.

이처럼, 길고양이를 포획해서 단체 안락사시키는 방식은 비인도적일 뿐 아니라 영역동물인 길고양이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에 현재 상황에서 가장 타협할 수 있는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으로 TNR 사업이 강조되기 시작했죠!

사람들이 말하는 TNR 사업의 장점은 뭘까요?

💣 TNR 사업의 효과!

① 비용이 줄어들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TNR비용은 안락사 비용과 비슷하거나 적대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TNR 사업은 고양이 수를 확실히 감소시키기 때문에 TNR의 비용을 점차적으로 줄여갈 수 있다고.

② 민원도 줄어들어요!

발정난 암컷 고양이의 울음소리, 수컷 고양이들의 싸우는 소리, 스프레잉(수컷 길고양이가 오줌으로 영역표시 하는 것) 등은 길고양이들이 짝짓기 할 때 일어나는 행동이라고 해요. 😹

이러한 행동들이 주민민원의 주요 원인이기도 했죠. 하지만 고양이들이 중성화되면 이러한 일들은 크게 줄어들어요.

③ 캣맘, 캣대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어요!

길고양이를 돌보는 시민들, 소위 캣맘, 캣대디라고 불리지요. 이들은 그 지역에 사는 길고양이 개체수, 성별 비율, 건강 상태, 연령 등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TNR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존재들이에요. TNR 이후에도 길고양이들의 수술 부위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 방사 후 영역을 확보해 정착하고 살아가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답니다.

하지만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만큼, 이들을 돌보는 캣맘/대디들에 대한 시선도 따가워요😟

“왜 먹이를 줘서 길고양이들을 들끓게 하느냐”는 말을 듣기 일쑤이고,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저격성 공지문을 받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해요.

하지만 캣맘/대디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며 돌보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쓰레기통을 헤집는 일이 줄어들고, 또 이들이 TNR 사업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이분들 덕분에 길고양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데 큰 역할을 해요. 중성화 수술을 거친 고양이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짝짓기 중에 일어나는 소음이 줄어 이웃들의 피해가 줄어드는데도 영향을 미치죠.

👉 그래서 TNR 사업의 의의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수록, 캣맘/대디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점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어요😺 (여러분이 캣맘, 캣대디와 TNR이 무슨 연관인지 궁금할까봐 쭉 이야기해봐써요~!~!)

여러모로 긍정적인 TNR 사업! 하지만....💦

지금까지 TNR 사업이 무엇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TNR 사업은 성공사례가 많은 만큼 말도 탈도 많기도 해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 동물병원에 대한 관리, 감독이에요.

현재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요령(농식품부 고시)'에 따라 각 지자체가 관리감독 하고 있어요. 각 지자체별 지방계약법에 따라 동물병원을 선정하는 것도, 선정한 동물병원의 관리·감독도 모두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중성화 사업에 지원하는 동물병원이 많지 않은 실정이래요. 그래서인지, 선정된 동물병원에 대한 엄격한 감독 제도가 미비한 상황. 이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했어요.

일부 TNR 지정 병원들이 마리 당 할당된 수술 비용을 손쉽게 챙기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안 하고 귀커팅만 하여 방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위탁받은 동물병원이 약효가 3일 밖에 지속되지 않고 저렴한 돼지용 항생제를 사용한 것이 드러나기도!

이에 대해 동물권단체 카라는 ‘안전하지 못한 TNR’이 이루어지는 현 상황을 강하게 비판.

TNR을 시행하는 지자체들과 동물병원들이 ‘길고양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고양이 개체 수 감소’와 ‘관리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다고 말했어요.😟

원래 지자체들이 지역 동물병원 등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할 때, 병원들이 중성화 수술에 대한 지원금을 받으려면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대요. 하지만 이 사업 과정을 공개하는 지자체는 현재 서울시 뿐.

카라는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요구를 내세웠어요.

‘동물의 보호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길고양이 TNR의 목표를 재확인하기!
지정 동물병원은 안전한 포획과 시술을, 지역의 케어-테이커는 전후 모니터링과 돌봄을, 해당 지자체는 투명한 관리 감독과 정책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기!
단순히 수술 고양이 수가 아닌, 고양이들의 건강한 복귀와 생존 여부를 동물병원의 중성화 사업 평가에 반영하기!
지침을 위반한 병원이 적발되면 확실한 불이익을 주고, 동물학대 적용 여부도 검토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TNR 사업을 하면서 문제가 된 병원은 사업 참여에 제한을 둘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
지자체 관리·감독 강화 뿐만 아니라 중앙 정부의 역할도 강화하기!

이러한 내용들이 적용되면 그래도 길고양이를 위한 TNR 사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TNR 사업에 대한 이야기, 재밌게 읽으셨나요?

이번 뉴스레터를 쓰면서 비트 구성원들 모두 도시에서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존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TNR이라는 것에 동의했지만, 길고양이 중성화에 대한 풀리지 않은 고민들이 남기도 했어요.

각자의 입장과 고민들이 달랐기에 한 방향으로 정리가 어려워 짧은 대화록을 남겨두어요. 빅솔, 표고, 레이가 대화한 내용들을 가볍게 공유하며 오늘의 뉴스레터 마무리🌷

💭레이 : TNR 사업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쓰다보니, 자연스레 길고양이 중성화에 찬성하는 입장인 글이 되었는데, 해당 사안에 반대하는 주장들도 다루었어야 했나?

🍄표고 : 난 TNR에 크게 윤리적인 문제가 있지 않다고 생각했어. TNR 사업이 안전한 방식으로 확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인데 거기에 태클을 걸고 싶지 않고, 그러한 주장들에 무게를 실어주고 싶지도 않았어.

🌞빅솔 : 헉 그렇구나, 사실 나 같은 경우는 중성화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늘 많았어. 결국 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을 위해 고양이의 번식본능을 억제하는 일이잖아. 그리고 중성화 과정에서 고양이가 느낄 혼란과 고통 등이 있는데, 그 존재들이 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니까.

💭레이 : 오오 그렇지... 나도 동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몸을 변형해도 되는걸까? 하는 고민이 들었어. 물론 사람 관점에서의 ‘의사’나 ‘동의’ 같은 개념으로 동물을 똑같이 이해해서는 안되겠지만…!

🍄표고 : 동물의 ‘의사’나 ‘동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동물에 대한 모든 의료행위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 다친 동물의 상처를 치료하면 당장은 엄청 고통스럽겠지만 금방 나아지겠지. 지금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해서 그들을 방치하면 더 오래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잖아.

중성화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어. 발정기 때 고양이들이 느끼는 고통이나, 암컷 고양이의 경우 출산을 반복했을 때 겪는 건강 이상, 그리고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존재들이 굶주리게 되는 것 등을 생각하면 TNR이 필수적이라고 느껴.

💭레이 : 표고 말에 동의해! 나의 이 찜찜한 마음은 인간 관점에서 생각하던 습관이 남아서 그런 것 같아. 인간 사회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이 있을 때 그들의 장기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인구 수를 조절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인간과 동물은 분명히 다르게 생각해야 할 지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한 쪽이 우월하거나 열등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특수성에 의거해서 말이야.

🌞빅솔 : 맞아, 나도 현재로서는 중성화가 최선의 선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근데 왜인지 마음 한쪽이 찝찝하달까...언젠가는 중성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이 또 등장하게 되려나? 궁금해진다. 갑자기 드라마에서 본 동물과 이야기할 수 있는 마법의 목걸이가 가지고 싶어지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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