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끝나고...
Issue No. 8
대회가 끝나고...
<2023년 3월 19일 개최된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 박민호 선수가 2시간 10분 13초의 개인최고기록으로 국내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 사진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zoo@donga.com>

러너들이 고대했던 4년만의 2023년 서울마라톤이 끝났습니다. '동마'와 '수능날 아침'은 늘 춥기 마련인데, 2023년 서울마라톤은 예전보다 따뜻했습니다. 저도 달리기 좋은 날씨에 풀코스에 참가해서 완주를 했습니다. 달리면서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꾸준히 연습한 존경스러운 러너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풀코스, 10km, 릴레이에 참가하신 분들, 또 주로에서 달리는 참가자들을 응원해주신 분들, 대회를 준비하고 자원봉사를 하신 분들, 교통통제에 적극 협조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국내 마스터즈 러너들 가장 큰 축제인 서울마라톤 대회를 중심으로 러너들이 관심 가질 만한 소식을 모아보았습니다.
바쁜🏃🏻‍♀️러너를 위한 30초 요약  

    1. 2023 서울마라톤 이모저모 - 달콤 쌉싸름한 🍫 대회...
    2. 그림의 떡🖼️? - 돈이 있어도 못사는 러닝화들
    3. 카톡방 아니고 러닝방 - 신박한 앱, 위런 라이브 
    4. 가민 스마트 워치 ⌚ - 출시 20주년
    2023서울마라톤 이모저모 - 달콤 쌉싸름한 🍫 대회
    4년만에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서 풀코스 마라톤을 달린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러너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서울마라톤은 대회 시작 전에도 고가 참가비 논란, 10km 부문 물품보관소 위치 변경 등으로 잡음이 있었죠. 대회 당일 운영에도 여러가지 아쉬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엘리트와 마스터즈 기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엘리트인 남자 국제부에서는 암듀오르크 와레렝 타디스(에티오피아)가 2시간 5분 27초로, 2시간 5분 41초의 세페라 탐루 아레도(에티오피아)를 제치고 우승했습니다. 국내 남자 선수 중에서는 박민호 선수가 2시간 10분 13초의 개인최고기록을 세우며 1위로 들어왔습니다.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 선수는 레이스 도중 기권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국내 여자 선수 중에서 정다은 선수가 2시간 28분 30초로 역대 한국 여자마라톤 '전체 10위'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여자 마라톤에서는 김도연, 최경선, 안슬기 3명의 선수가 Top 3로 경쟁을 계속했는데 정다은 선수까지도 기록이 향상되면서 선두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아직도 파리올림픽 기준 기록(남자선수는 2시간 8분 10초)까지 갈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2023년 3월 5일 열린 도쿄마라톤에서 야마시타 카즈키(山下一貴) 선수가 2시간 5분 51초의 기록으로 골인하는 모습 / 사진 출처: 일본 일간스포츠
    2023 도쿄마라톤 대회에서는 간판 스타인 오사코 스구르가 일본인 선수 중에 3위, 2시간 6분 13초의 기록으로 골인했습니다. 일본은 올림픽 출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대회 'MGC(Marathon Grand Championship)'를 10월 15일에 별도로 준비 중입니다. 2023년 일본 선수 중에서 마라톤 풀코스 2시간10분 이내의 기록을 세운 선수가 42명이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 자체가 스케일이 다릅니다. 일본이 미국을 꺾고 우승한 이번 WBC와 마찬가지로 마라톤에서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기량 차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터즈 기록은 '어우허'라고 말을 해도 이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우승은 허드슨'이었죠. 서울마라톤 남자 마스터즈 1위는 국내 대회 마스터즈 부문 우승을 휩쓸고 있는 로버트 허드슨이 2시간 24분 2초의 기록으로 차지했습니다. 개인최고기록으로 우승이라니 정말 부럽습니다. 2위는 2시간 26분 33초의 김지섭. 어디서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다고요? 내 국내 트레일 러닝의 선두 주자 김지섭 선수가 로드레이스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회 운영에 대해서는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제가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주로 통제와 급수대 운영이었습니다.
    코스에 포함된 청계천 등 일부 구간에서 길을 건너겠다는 시민들의 원성을 수용해서 경찰이나 모범운전사 등이 러너들이 통과하는 상황을 보면서 시민들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저는 풀코스를 달리면서 대회 참가자와 길을 건너는 시민, 또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끌고 가는 분들이 충돌할 것 같은 아찔한 순간들을 여러번 봤습니다. 
    두번째는 부실한 급수대 운영이었습니다. 풀코스 출발 전에 사회자인 배동성 씨가 이번 대회에 음료 후원사인 동아오츠카에서 기존과 비교할 때 2.5배 이상의 물과 포카리스웨트를 제공했다고 수차례 언급을 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급수대 운영으로 넉넉한 음료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급수대를 운영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급수대 운영에 대해서 별다른 교육이나 지침을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많은 러너들이 급수대를 통과할 때 급하게 종이컵에 물을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종이컵에 물이 없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자원봉사자도 보였습니다. 종이컵에 음료가 없어서 페트병을 들고 가면서 음료를 마시는 주자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넉넉하게 준비한 포카리스웨트 지게차에서 하차한 팔레트 모양 그대로 급수대 옆에 엄청나게 쌓여있어서 아쉬웠습니다. 골인지 후 지나가는 잠실보조경기장에서 동아오츠카 직원들이 이벤트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분들이 급수대에 있었다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전체적으로 부실했던 대회운영 때문에 대회 전에 진행된 아디다스의 쉐이크아웃 런(shakeour run)과 AR 라운지 운영은 돋보였습니다. 서울마라톤 전에 진행된 첫 쉐이크아웃 런이기도 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네요. 부디 내년 서울마라톤은 좀 더 나은 대회 운영을 기대해봅니다.
    그림의 떡🖼️? - 돈이 있어도 못사는 러닝화들
      <나이키 베이퍼플라이3 구매를 자축하는 오픈케어 함연식 코치님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ham_yeunsik
      >

      3월 14일에 나이키 코리아 공홈에서 '베이퍼플라이3'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저도 판매한다는 아니 판매했다는 사실을 오픈케어 함연식 코치님 인스타그램에서 봤고, 실물은 서울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면서 몇 켤레 보았습니다. 국내에는 위의 사진의 '은갈치' 컬러만 입고되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 본다면 국내 달리기 시장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국내 러너들이 원하는 제품들이 많이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더아머에서 만든 첫 카본 레이스화 '플로우 벨로시티 엘리트'도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약간 다른 케이스로 작년에 첫 출시된 룰루레몬의 '블리스필(Blissfeel)' 러닝화는 여성용만 출시되어서 남성들은 신어볼 수가 없습니다. 이상하게 구할 수가 없는 러닝화일 수록 더 신어보고 싶은 건 왜 일까요?
      카톡방 아니고 러닝방 - 신박한 앱, 위런 라이브 
        서울마라톤 전날에 출시된 신박한 달리기 앱을 소개합니다. 

        지금, 함께 달리고 싶을 때, 위런라이브(we run live)입니다!

        카톡방을 만드는 것처럼 5초만에 러닝방을 만들고 달릴 수 있습니다. 꼭 누군가와 같이 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고 방을 만들고 혼자 달릴 수도 있습니다. 앱에서 개인 아이디는 '배번호(bib)'를 생성해주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러닝방에 들어온 러너와 채팅도 할 수 있고, 달리는 러너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아직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아침 달리기처럼 뭔가 하기 힘든 달리기를 할때 러닝방을 미리 만들어 두니까 알 수 없는 책임감이 생겨서 좀 더 달리기가 수월했습니다. 다른 달리기 앱들과 마찬가지로 달린 코스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뉴발란스 엘리트 20k' 대회도 제가 러닝방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러닝방을 만들 때 '포인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러닝방에서 완주를 하면 다시 포인트를 지급받기 때문에 포인트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런태기'인 분들께 강추하고 뭔가 달리기에 자극이 필요한 분들께도 추천드립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모두 출시되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앱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위런 라이브 앱으로 만든 제 id, 배번호입니다!>

        가민 스마트 워치 ⌚ - 출시 20주년
        지금은 GPS(위성항법장치)가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어서 특별한 느낌이 었습니다. 하지만, 약 10년전에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근무할 때 산악인들이 사용하는 벽돌만한 크기의 GPS는 무척 신기한 장비였습니다. 달리기용 스마트워치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이 가민의 ‘포러너(Forerunner)’인데, 포러너가 2003년에 첫 출시되었습니다.
        손목 위에 GPS를 얹으면 어떨까? 달리기가 취미였던 가민의 한 엔지니어 덕분에 포러너는 탄생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기어S(현 갤럭시워치·2013년)나 애플의 애플워치(2014년) 출시보다 10년이 앞선 것이죠.
        가민 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은 6조3000억원인데, 국내 매출은 4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점유률을 살펴보면 애플이 50%를 넘고 가민은 약 5% 정도입니다. 조금 무겁지만 산에 좀 다닌다면 대세였던 '순토(Suunto)'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고, '킵초게'를 모델로 활용하는 '코로스(COROS)'의 추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민에서 러너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좀 더 나오면 좋겠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가민 포러너 출시 20주년 영상을 보실 수 있어요.
        Editor's Note

        아래 제가 캡쳐한 동영상을 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MBC '아무튼 출근'에도 출연했던 이동수 씨가 지은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달리기에 대한 내용은 이 정도입니다.

        당연히 잃은 것도 있다.
        조깅을 하면 건강을 얻는 대신 운동화가 닳아져 버리는 것처럼,
        휴직을 하고 시간을 얻은 대신 당연히 마이너스통장에 많은 돈이 쌓였고,
        회사에서는 뒤쳐졌다.
        하지만 얻은 것에 비하면 잃은 것은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사소했다.
        아무리 운동화가 소중해도 건강과 비할 바는 아닌 것처럼 말이다.
        20년간 열심히 회사를 다니더 제 아내가 육아휴직을 결심했습니다. 저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6살 아들까지 함께 4월 괌에 달리기를 하러 가자고 이야기를 했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가족 3명이 가는 괌 여행이라서 비용은 부담이 되지만 '얻은 것에 비하면 잃은 것은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사소했다'는 이동수 씨의 말을 믿고 잘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달리기 좋은 날씨입니다. 벚꽃이 피는 동네 산책길을 찾아서 달려보시면 어떨까요? 

        P.S. 혹시 괌 달리기 여행 관심이 있으시면, 아직도 신청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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