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기도
사계절의 하나님,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죽을 때가 있고 살아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의 과정에 들어설 용기가 필요합니다.
가을의 하나님, 나무들이 초록빛에 작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것들을 떠나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든 불안과 모험을 감수하고 떠나보내야 할 순간들이 있습니다.
떠나보내야 할 때 잘 떠나보내게 하소서.
색색이 무늬를 이루며 땅에 누워 있는 낙엽의 하나님,
우리 삶에도 저마다의 무늬가 있습니다.
자신의 성장의 무늬를 보며 거기서 배우게 하소서.
안개가 자욱한 날들과 중추의 달밤의 하나님,
우리 삶에는 언제나 신비와 경이의 차원이 있습니다.
권능이 충만한 당신의 임재를 우리는 늘 알아보아야 합니다.
거기서 힘을 얻게 하소서.
추수 수레와 오곡이 무르익는 논밭의 하나님,
자신을 내려놓는 이 계절에는 많은 성장의 선물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과 소망으로 수확을 기다려야 합니다.
축복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에게 인내를 주소서.
따뜻한 남녘으로 가는 기러기 떼의 하나님,
당신의 지혜는 무엇을 뒤에 떨쳐 버리고
무엇을 미래로 가지고 가야 할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통찰과 비전을 사모합니다.
서리 맞은 꽃들과 흰 무늬가 핀 창들의 하나님,
삭막한 계절에도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 마음이 냉랭해지지 않게 하소서.
생명의 하나님, 당신은 우리를 믿어 주시고 풍요롭게 해주시며
생명을 선택할 자유를 맡겨 주십니다.
이 모두를 인해 감사드립니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하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