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축계에서 포르투갈은 그리 주목받는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이 건축가가 등장하기 전까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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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대표 건축가'와 동의어나 다름 없는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건축 노벨상과 다름 없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울프 예술상,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건축가 반열에 올라섰는데요.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기수이자, 시인이라 불릴 만큼 단아하고 서정적인 건물을 지어내는 그는 한국에도 일곱 곳이나 설계작을 남겼습니다. 오늘은 그 한 곳 한 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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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미메시스아트뮤지엄
- 안양 파빌리온
- 미지움
- 혜초하우스
- 사유원 - 내심낙원
- 사유원 - 소대
- 사유원 - 소요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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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처럼 펼쳐진 자연광 미술관
01. 미메시스아트뮤지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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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자의 아시아 첫 미술관 프로젝트로 파주출판도시를 대표하는 미술관이자 북카페입니다. 건축가 특유의 U자형 곡선 구성과 백색 벽, 빛을 조절할 떄 쓰는 탑 라이트가 모두 활용되었어요.
먼저 보이는 건 거대한 회백색 콘크리트 두 덩어리가 단조롭게 이루는 외관. 두 개의 덩어리가 날개 같은 형상으로 양쪽으로 펼쳐져 있는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자유분방한 형태예요. 물론 이는 주변 지형과 환경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고려한 결과죠.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이뤄진 건물 내엔 다양한 크기의 여러 전시 공간이 있는데 모든 곳이 하나의 건물 덩어리에 담겨 있고요. 하얀 곡선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 공간의 천장은 창이 크게 나 있는데, 천장 아래에 천장면을 겹치게 두어 간접등을 켠 듯 빛을 퍼뜨립니다. 그럼에도 자연광이 잘 스며들어 인공 조명이 없이도 전시가 가능할 정도죠. 시간과 계절별로 변하는 자연광은 상설 전시된 작품과 다름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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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메시스아트뮤지엄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 설계 / 알바로 시자 & 김준성
- 오전 10시 ~ 오후 7시 (월, 화 휴무)
- 사진 / 미메시스아트뮤지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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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허브
02. 안양 파빌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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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는 2005년부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지속해 오며 국내외 저명한 예술가들의 조형이나 건축 작품들을 시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안양 파빌리온은 프로젝트가 1회였던 2005년에 지어져 전시와 서가가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APAP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이에요. 알바로 시자의 국내 작품이자 아시아권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반죽으로 합쳐 다른 꼴로 만든 듯 비슷한 점이 많이 보여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건물의 고유한 형상, 과감히 사용된 곡선과 곡면, 새하얀 벽, 자연광을 들여오는 개구부 등 건축가 본연의 어휘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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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자에겐 모더니즘의 거장이라는 수식어와 건축계 시인이라는 칭호가 동시에 붙는데요. 언뜻 합리성을 중시하는 모더니즘과 서정적인 시는 결합되기 어려워 보이죠. 건축가는 형태는 기능을 따를 뿐이라는 합리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건물이 놓일 지역의 지리 및 기후 조건을 고려해 미적으로 세련되게 표현해요. 이 건물도 좋은 예시인데 이를테면 건물 외관을 이루는 크게 휜 벽은 길 건너편에 흐르는 냇물의 흐름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안양 파빌리온 근처에 MVRDV팀이 설계한 전망대가 있는데 거기서 내려다 보면 파빌리온의 전체 형상이 한눈에 담겨요. 파빌리온에 방문하다면 전망대까지 꼭 올라가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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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파빌리온
-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80
- 설계 / 알바로 시자 & 김준성
- 운영 /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 휴무)
- 사진 / APAP 홈페이지 및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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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아모레퍼시픽 연구원과 숙박시설
03-04 미지움 & 혜초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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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미지움'과 교육 연수자를 위한 숙소 '혜초하우스'도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알바로 시자의 작품입니다.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이라는 의미와 ‘미지(未知)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는 미지움은 전시, 회의, 식당, 체력단련실 등의 공공기능들로 채워진 저층부와 기둥에 의해 공중으로 띄워진 2, 3층의 연구 및 실험영역으로 이뤄져 있어요.
외부는 거친 질감의 검은 화강암(C-Black)으로 마감된 낮은 부분과, 금속(징크)과 유리로 만든 세련되고 날렵한 상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외관은 커다란 규모로 사람을 압도하지만, 내부는 부드러운 빛이 들어오는 아늑한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제공해요. 다양한 크기의 내부 공간은 각각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외부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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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움이 활기차게 대지에서 솟아오른 느낌이라면, 혜초하우스는 승려 혜초의 이름을 따서, 그의 여행과 탐험 정신을 이어받아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비전을 표현해요. 참고로 '혜초'는 아모레퍼시픽 기업 내의 훌륭한 인재상을 뜻하는 말이기도 해요.
깊은 처마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는 건물 외관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고요. 노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중정은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낮은 천장의 긴 복도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리듬을 품고 있어 수도원 같은 평온함을 만들고요. 전체적으로 낮은 층고를 통해 시각적인 자극을 줄여 마음의 안정감을 제공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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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용인기술연구원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용구대로 1920
- 설계 / 알바로 시자 & 카를로스 카스타네이라 & 김종규
- 오픈하우스 등 특별 행사를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어요.
- 사진 /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페르난도 구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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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수목원 속 작은 채플
05. 사유원 - 내심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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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위의 대형 수목원 사유원은 그 이름처럼 생각에 푹 잠길 수 있는 수목원이에요. 오랜 풍상을 이겨낸 나무와 마음을 빚은 석상, 아름다운 건축물이 함께해 고요한 사색의 공간을 마련하죠. 국내외 건축 거장들이 합세해 건축 답사를 하고 싶다면 반드시 가봐야할 국내 여행지입니다.
‘빈자의 미학’라는 독창적인 건축 어휘로 한국 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친 승효상 건축가, 국내 조경 1세대 대모 정영선 조경가, 경복궁 마스터플랜과 국립중앙박물관 실내조명을 설계한 고기영 조명 디자이너 등의 손길이 닿아 있는데요. 여기에 알바로 시자의 설계작이 무려 3개나 놓여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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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내심낙원은 사유원 설립자의 장인이자 대구에서 청빈한 일생을 가톨릭에 바쳤던 김익진 선생과 그와 영혼의 우정을 나누었던 찰스 메우스 신부를 기리는 경당인데요. 사유원에 명상과 성찰을 위한 상징적인 야외 공간은 많은데 내심낙원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돌보는 곳이라 이곳 내 여러 건축 중에서도 특색이 커요.
도면에도 드러났듯 건축가는 극도로 단순한 기하학 요소만을 사용했어요. 외부에서 보면 입방체 모양의 덩어리 앞으로 삼각형 캐노피가 튀어나와 있는 형상인데 이 캐노피는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건물에 긴장감과 조형미를 만들어내는 장치이자, 이 캐노피 옆에 창을 내 성당 내부에 자연광을 들여보냅니다.
내부는 네모반듯한 공간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십자가로만 단출하게 이뤄져 있어요. 하지만 그 단순한 구성은 잠든 영성을 이내 박동하게 합니다. 건물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 잡고 동쪽으로 열려 있어 아침의 빛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있여 오전에 방문하면 더 신성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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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원 전체를 둘러보는 전망대
06. 사유원 - 소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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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라는 뜻을 지닌 전망대. 20.5미터로 우뚝 솟은 탑이나 굴뚝처럼 생겼는데요. 최상층까지 올라가면 사유원의 동서남북이 시원하게 펼쳐지죠. 소대를 짓는 것을 사유원 설립자가 처음엔 반대했는데, 소대의 맨 위에서 사유원의 전망을 보고는 비로소 건축가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만큼 전망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다음 소개할 마지막 장소인 소요헌의 외관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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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미술관의 설계를 실현하다
07. 사유원 - 소요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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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헌은 사유원을 상징하는 전망대 겸 아트 파빌리온인데요. 이 작품의 설계는 원래 ‘피카소 뮤지엄’을 위한 것이었어요. 유럽 연합은 매년 유럽의 몇 개 도시를 ‘유럽 문화 수도’로 지정해 일련의 문화 행사를 개최합니다. 1992년에는 스페인의 마드리드가 지정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바로 시자는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와 ‘임신한 여인’을 전시하기 위한 파빌리온을 설계합니다.
설계 당선작이었지만 건축이 무산되어 설계도는 캐비닛에 보관되었는데, 사유원 측의 눈에 들어오게 되어 스페인이 아닌 한국 대구에 소요헌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하게 됐어요. 알바로 시자는 각 건물이 특정 장소에 귀속된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같은 설계로 건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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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헌은 한국 전쟁의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였던 땅 위에 앉아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사유하는 취지로 지어졌는데요. 스페인 내전에 대한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위한 건물이 생명, 죽음, 순환이라는 공감대로 연결되어 이국 땅에서 생명을 얻게 된 것이죠. 건축가도 이에 마음이 동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마음 가는 대로 얽매임 없이 거니는 곳’이라는 뜻의 소요헌은 긴 상자와 같은 두 개의 구조물을 V자 형태로 연결한 단순한 디자인입니다. 내부에는 알바로 시자의 조각들이 건물과 하나가 된 듯 설치되어 있습니다. 콘크리트로 투박하게 지어진 이 고요한 공간에서 방문객은 전시와 함께 사유원과 팔공산의 전망을 차분히 감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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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유원
- 대구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76
- 오전 9시 ~ 오후 5시 (월 휴무)
- 설계 / 알바로 시자, 승효상 등
- 사진 / 사유원, 페르난도 구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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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업체 1. 명필름아트센터
파주의 유일무이한 영화 복합문화공간. 이로재를 이끄는 승효상 건축가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온종일 행복할 수 있는 '영화 도시'로 설계해 놓았어요.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기술 시사회를 열었을 만큼 최고 시설을 갖춘 영화관뿐 아니라 카페와 펍, 갤러리와 스크리닝 룸까지 갖췄어요. 아이디얼 레터 구독자는 명필름아트센터 2층에 최근 오픈한 '영화음악 감상실' 입장권 1매가 무료로 증정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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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휴 기간 : 2024년 12월 31일까지
- 영상 분량 12곡, 50분
- 매시 정각에 시작합니다.
- 티켓 정가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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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최근에 받은 '뉴스레터 첫 화면'을 수령처의 직원에게 보여주세요.
- 방문 요일에 따라 티켓 수령처 및 운영시간이 다르니 유의해주세요.
- 티켓 수령처 : 평일은 1층 카페, 주말은 1층 카페와 지하1층 영화관 매표소
- 평일 운영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5시 (수, 목, 금)
- 주말 운영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7시 (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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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업체 2 : 카페 '3F/LOBBY'
서울 용산구의 카페 3F LOBBY는 신진 건축가 세 명이 합심해 만든 카페 겸 사무실로 지금은 김수영 건축가가 직접 운영해요. 작은 소품까지 건축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호텔 로비 같은 단정한 공간이 완성됐어요. 매장의 정숙함을 유지하기 위해 핸드드립 커피만을 고집해 용산에서 가장 평온한 카페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님이 3F/LOBBY에 가시면,
- 음료, 디저트 메뉴를 20% 할인받을 수 있어요. 함께 간 분이 있다면 그분까지도요.
- 3F/LOBBY가 제작한 브랜드 엽서 1장을 드려요.
- 3F/LOBBY가 운영하는 선물 포장 가게 '고이고이'의 보자기(12,000원 상당)를 드려요. (선착순 5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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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 수요일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아이디얼 레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아래 메일로 의견을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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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L CUT idealcut.biz@gmail.com / 070-8144-5287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289-20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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