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사무실은 서울 상암동에 있습니다. 에디터리님은 상암 사무실에서 저는 집에서 일합니다.

제가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 가장 큰 이유는 혼자 일할 때 집중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원이었을 때는 메신저나 전화로 수시로 연락이 와서 제 리듬대로 일할 수가 없었는데요. 유유히에서 일하면서 온전히 제 리듬대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유유히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하루 부장님의 콜이 있으면 궁디팡팡하며 한 손으로 일하기도 하고요 ㅋㅋㅋ
 
그래도 가끔은 팀원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이나, 일을 하면서 제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조언을 받고 싶을 때 특히 그렇습니다(언젠가 서로에게 간헐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모임을 해보고 싶네요 ㅎㅎ).

현실적으로 당장 유유히팀을 꾸릴 수는 없으니, 대안으로 책, 신문, 유튜브, sns를 볼 때 유유히팀의 가상의 동료 혹은 멘토의 역할을 부여하고 읽었습니다. 그중 제일 크게 도움되는 건 역시 책입니다.

제가 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을 도와줄 책을 고릅니다. 책 내용에 유유히 상황을 대입해봅니다. 제가 고민했던 부분에 저자의 조언을 매칭시켜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1년을 하다 보니 업무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의 방향성을 찾기도 했고, 아이디어의 물꼬를 틔어주는 힌트를 얻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하나 마나한 소리 하네! 전에 다 해본 거야! 뭐 별거 없네! 라는 생각으로는 절대 책을 읽지 않는 겁니다. 열에 아홉이 기대에 못 미쳐도 하나라도 얻는 게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읽어야 합니다.

쓰다 보니 서두가 길었네요.😅
2024년 1분기 위트보이 업무에 가장 크게 도움을 준 책을 소개합니다.


<컨셉 수업>, 호소다 다카히로


책을 다 읽고 올해의 책 후보로 찜해 놓았습니다. 프로젝트 준비 과정 중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정제해서 하나의 컨셉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책입니다. 특히 5월에 출간될 <작업자의 사전>의 컨셉과 메시지를 만들 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전부터 느꼈던 건데 많은 사람들이 '컨셉'이란 말을 미묘하게 다른 뉘앙스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얘기하다보면 대충 전달은 되었지만, 그게 어떤 뜻으로 썼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책은 ‘컨셉’의 정의부터 세우고 시작합니다. 저자는 비즈니스에서의 컨셉이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 즉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고 한 가지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바로 꼬치구이입니다. 잘 손질된 고기, 야채 재료 등을 끝이 뾰족한 꼬챙이에 끼워서 맛있게 굽는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먹기 좋게 손질한 재료가 아이디어라면 그 아이디어들을 흐트러지지 않게 고정시킬 수 있는 꼬챙이가 컨셉인 거죠. 


<작업자의 사전> 마케팅 플랜을 준비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마치 팝콘기계 속 팝콘이 튀는 것처럼 산발적이었습니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하나로 꽂아줄 수 있는 꼬챙이가 필요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꼬챙이를 만드는 과정을 총 5단계로 소개합니다. 

1️⃣ 컨셉 이해하기
2️⃣ 컨셉을 이끌어내는 좋은 질문 만들기
3️⃣ 고객에게 다가갈 컨셉 스토리 설계하기
4️⃣ 임팩트 있는 한 문장 컨셉 쓰기
5️⃣ 상품 기획, 마케팅 등 업무에 적용하기

저는 위 과정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요! 저자가 말하는 컨셉은 아이디어, 슬로건, 테마가 아니라 '가치의 설계도'였습니다.
책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사이트 매트릭스였습니다.
좋은 인사이트엔 새로움과 공감이 필요한데요.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제가 했던 말들 중 좋은 반응이 나왔을 때는 항상 "듣고 보니 그렇네"라는 표정을 봤던 것 같습니다. <작업자의 사전> 메인 메시지 후보들을 쭈욱 적고, 위 기준으로 분류를 하니 40개 중에 인사이트 영역에는 겨우 3개만이 해당되더군요. 이렇게 걸러진 메세지를 작가님들과 에디터리님께 보여드렸고, 최종적으로 모두가 만족하는 메시지와 키워드를 얻었습니다. (빨리 공개하고 싶네요ㅋ)

새로운 기획도 많이 하고, 아이디어도 많지만, 정리에는 약한 크리에이티브 스타일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당신의 잘 손질된 아이디어들을 끝이 뾰족한 컨셉의 '꼬챙이'로 한 번에 꽂아줄 테니까요!

우리 유유히토커분들이 1분기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은 어떤 책인지 궁금합니다.
피드백에 남겨주시면 다른 분들과 함께 읽을게요😘
<삼체>
여러분 ‘로스트’란 미드를 아시나요? 김윤진 배우가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죠. 2004년도에 첫 방영되었으니 벌써 20년이 되었네요.(요샌 언제봤지 생각하면 10년, 20년이네요 ㅎㅎ) 불시착한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SF 스토리인데 흡입력이 대단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엔 이 떡밥들을 어떻게 회수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큰 실망으로 끝났죠. ㅠㅠ 

지난 주말 ‘로스트’가 생각나는 간만에 재미있는 미스터리 SF시리즈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입니다. 이 작품은 류츠신 작가의 <삼체>를 원작으로 만들었습니다. SF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휴고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벽돌책입니다(저는 패스ㅋ).

<삼체>는 현재와 1960년대를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식인들이 탄압받는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에,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예원제의 아버지는 상대성이론을 가르쳤다고 공개처형을 당하죠. 예원제는 수용소로 끌려가 고된 노동을 합니다. 그러다 외계인과 교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연구소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때 내린 운명적 결정이 시공을 뛰어넘어 현재의 과학자들에게 불가사의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예원제와 얽힌 다섯 명의 과학자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위협에 맞닥뜨리는 내용입니다.
 
8부작을 이틀에 다 몰아볼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미스터리 SF물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작업자의 사전 팀 첫 회의>
4월 23일 화요일 오후3시 광화문 카페 이마에서 <작업자의 사전>팀(구구, 해인, 에디터리, 위트보이)이 모였습니다. 5월 말에 출간 예정인 <작업자의 사전> 마케팅 플랜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였죠. 카페 이마에 왔으니 이 카페의 시그니처인 와플을 안 먹을 수 없겠죠! ㅋㅋ 당 충전을 충분히 하고 바로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PT 내용을 바탕으로 책의 전체적인 마케팅 방향과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입 좀 풀었나 싶었는데 시간을 보니 벌써 1시간 45분이 지났더라구요. 

하루라도 빨리 독자분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싶어 드릉드릉합니다.
느낌이 좋습니다.
어떤 컨셉과 기획으로 나올지 기대 많이 해주세요!
답장 시스템이 바뀌었습니다.

페이지를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2024 새해부터 변경되었음을 알립니다.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에디터리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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