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고민도 많이 하고 있고, 더 다양한 종류의 빵도 만들어서 손님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요. 순수 사워도우를 더 많이 하고 싶은데, 아이러니하게 단호박이 들어간 빵이 제일 인기 많아요.(웃음) 장기적으로는 깜빠뉴 같이 순수 곡물 풍미를 많이 느낄 수 있는 빵을 하고 싶어요.

크랜베리 들어간 빵을 가장 좋아해요. 저희가 카프레제 오픈 샌드위치를 크랜베리 빵으로 만들거든요. 그러면 샌드위치를 만들고 남은 꼭다리는 제가 먹어요. 근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냥 아무것도 안 바르고 먹어도 맛있고, 살짝 굽거나, 질 좋은 올리브 오일 이나, 버터를 올려 먹어도 맛있어요.

처음에는 원하는 재료를 구하는 게 힘들었어요. 반여농산물시장에 매일 출근 했거든요. 어느 날은 마음에 드는 재료가 있고, 또 어느 날은 없고. 단호박을 예로 들면, 단호박을 파는 집이 시장에 10곳 정도 있는데, 상인분마다 단호박의 모양이나 맛이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10군데에서 단호박을 다 사보고, 사용해봤던 것 같아요.지금은 고정적으로 거래하는 상인분도 생겼어요(웃음). 1년 정도 걸렸네요.

처음에는 상인분들이 상대를 안 해주시는 거예요. 수량이 적기도 하고, 저도 아무것도  몰랐으니깐. 그래서 매일 시장경매가 열리는 새벽 4시쯤에 가서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관계를 쌓아 나갔어요. 지금은 일부러 좋은 상품을 따로 빼서주시는 분도 계세요. 와일드 루꼴라 같은 경우에는 유기농으로 농가에서 매주 보내주세요.

사워도우를 만들다 보면, 빵이 숨을 쉰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처음에는, 막연히 좋은 빵을 만들어야지 했어요. 근데 직접 만들어 보니깐 더 욕심도 생기고, 책임감이 생겨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거든요. 보통 시간 대비 효율이라고 하잖아요. 사워도우는 효율이 정말 떨어져요. 하지만 빵을 직접 만들고, 먹어보면서 점점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재료의 순수함과 곡물 자체의 풍미 아닐까요. 사워도우가 물, 발효종, 밀가루, 소금 네 가지만 가지고 만들 수 있거든요. 대신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들어가요.

매일 고민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재료로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이제 오픈한 지 2년이 조금 안 되었는데, 정답이 없지만 럭키만의 빵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밀가루도 블랜딩해보고, 다양한 재료도 찾아보고, 책도 찾아보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이곳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했어요.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오픈 할 곳을 찾다가 문득 여기가 생각났어요. 그때는 아마 맞은편에 타타에스프레소바만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럭키가 추구하는 빵의 모습과 이 장소가 잘 어울렸어요. 럭키의 빵은 생활형 빵이거든요. 화려한 빵이 아니라 매일 먹을 수 있는. 그래서 생활이랑 가장 밀접한 시장 옆에 빵집을 오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추구하는 빵의 모습과 이 공간이 일치했던 거 같아요.

안녕하세요! 작년 12월 도담국수집에서 술과 음식을 주제로 ‘술은 나를 너무 사랑해’ 팝업 전시를 진행했던, 구구자매 혜미, 혜지 자매입니다.

 

예전에 들은 얘기인데, 비둘기는 혼자 다니지 않고 꼭 둘이서 다닌다고해요. 그리고 비둘기가 구구 이렇게 울잖아요. 그래서 구구자매라고 붙여봤어요(웃음). 작년 첫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앞으로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99가지의 프로젝트' 를 더 해보자는 의미도 있어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계획은 그래요.

 

(혜지) 항상 언니와 제가 무언가를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작년 겨울에 저도, 언니도 시간이 생겨서 ‘뭐 좀 해볼까?’ 하다가 시작되었어요.

 

평소에 술을 마시면서 끄적거린 그림을 집에 붙여두거든요. 그러다가 '아, 그러면 지금까지 그렸던 그림을 가지고 전시를 열어보자.' 했어요. 그래서 전시회 주제도 ‘술은 나를 너무 사랑해’가 되었죠.

 

요즘은 많이 안 마시려고 해요. 몸이 계속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웃음).

힘을 많이 얻었어요. 저희 전시를 보고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니깐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우리의 소소한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시는구나!' 이런느낌

 

음 저희가 생각했던 주제를 전시를 통해 풀어내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술을 마시면서 그린 그림이고, 전시회의 주제도 ‘술은 나를 너무 사랑해’ 였거든요. 추상적인 의미는 떠오르는데, 전시를 통해서 다른 분들한테 저희의 생각을 그대로 전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다양한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부모님과도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고요. 이미지, 영상, 뉴스레터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저희 이야기를 전달해보고 싶어요. 무궁무진하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데…. 제가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음식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음식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요?

 

(혜미) 저희가 고향이 부산이에요. 도담국수집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본가가 있어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동네 주민이었죠.

(혜지) 정말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때 둘 다 시간이 있었고, 전시장소(도담국수)는 아버지가 창고로 쓰시는 공간인데, 그때 마침 창고 안에 물건을 많이 비우셨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한 달만 쓰면 안 되겠냐고 허락받아서 사용하게 되었어요.

(혜지) 포스터나 엽서 같은 굿즈를 제작하는 게, 은근히 손이 많이 가더라구요.

그리고 본업이 있다 보니,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 전시 준비하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혜미) 처음에 비어있는 공간을 뭔가 꾸미고 채워야 한다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서 부산에 내려가기 전에 구상을 많이 하고 갔는데, 막상 실제로 가서 보니깐 막막했어요. 그래서 '와 우리 망했다!' 이랬는데 혜지랑 서로 얘기하면서 진행해 나가니까 술술 진행되더라구요.

 

(혜미) 해고보 싶었던 일이었기때문에 즐거웠어요. 그리고 옆에 든든한 자매도 있고. 동생이 전시하는 동안 자리를 지켰고, 저는 주말에 왔다 갔다 했어요.

작년에 전시하셨던, 굿즈들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굿즈는 뭔가요?
포장지?(웃음). 포장지가 그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안주달력! 아 그리고 윷놀이 세트도 인기가 많았어요.

 

안주달력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안주달력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혜지) 굴! 굴을 좋아해서…. 아마 그림도 굴을 제일 잘 그렸을 거예요. 애정이 담겨있어서요. 석화와 기네스의 조합을 제일 좋아요!

 

(혜미) 저는 제품 패키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구요. 동생은 공간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마지막에 오신 분이 기억에 남아요. 전시를 하는 동안 계속 와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못 오시다가 전시가 끝난다는 소식을 듣고 막 급하게 오신 거에요. 저희 전시를 보러 그렇게까지 와주셨던 게 기억에 많이 남은 것 같아요.

(혜지) 저는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게 너무 좋았어요. 업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업무적으로는 만나는 분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잖아요. 근데 작년 팝업전시 때는 정말 어떤 분이 찾아 오실지도 몰랐고, 저희가 준비한 작품들을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어요.

 

마지막으로 작년에 전시를 찾아주셨던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희 전시를 보러와 주신 분들 덕분에 힘을 얻었어요. 전시를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그저 막연한 로망 같은 거였거든요. 근데 전시를 직접 운영해보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아 다음에도 또 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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