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님,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것 같아요. 일용언니 에디터는 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엔 밖에 오래 있으면 으슬으슬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 겨울부터 핫팩을 가방에 챙겨 다니는데요. 요새 핫팩 성능이 좋아서 필요한 시간보다도 훨씬 오래 가 한 번만 쓰고 버리기 아깝더라고요.

이번주 금요일이면 설 연휴가 시작돼요. 연휴 직후인 13일 🌏지구용레터는 한 타임 쉬었다 갈게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우리는 15일 목요일 레터에서 다시 만나요!

최근 루트에너지의 윤태환 대표님을 만나고 왔어요. 루트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발전소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 회사…로 알고 있었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이더라고요. ‘주민수용성’ 문제라고, 발전소를 짓기 전 해당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야 하는 기나긴 과정(몇 년씩 걸림)을 풀어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라는 게 좀더 정확한 정체성이에요. 살짝 어려운 얘기지만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이미 지어진 발전소에 주로 투자(전체 상품의 90%)하는데, 이런 발전소들은 이미 한국전력과 20년 단위의 전력판매계약을 맺은 상태예요. 투자금은 각 상품별로 NH농협은행이 맡고 투자·상환 데이터는 금융결제원에서 관리.  

다만 금융상품은 리스크가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고요. 발전소가 고장나거나 발전사업자가 파산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참고로 대표님은 "지금까지 108개 정도의 상품 중 예정대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품은 6개였다"면서 "4건은 모두 민형사소송 등을 통해 상환을 완료했고 나머지 2건은 현재 해결 중"이라고 설명.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발전소 건설 지역 주민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펀드가 약 50억원, 일반 투자자들에게 열려 있는 기후 펀드가 약 500억원이에요. 기후 펀드 상품은 여기. 

주민수용성이라고 하면 어렵게 들리지만 쉽게 풀면 이래요. 어느날 갑자기 우리 집 근처에 풍력발전단지를 만든대요. 그러면 주민 입장에선 환경 파괴, 소음, 진동, 경관 훼손과 집값 하락 외에도 아주 다양한 걱정이 생기겠죠. 그래서 반대하기도 하고요. 

극단적인 사례가 밀양 송전탑 분쟁이에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주민들의 필사적인 반대 시위와 분신 자살, 행정 집행 이후 결국 송전탑이 세워졌지만 주민들로 구성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여전히 탈핵·탈송전탑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점점 많은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니 주민수용성 문제는 앞으로도 점점 중요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덴마크 정부는 자국민이 풍력발전에 투자해서 얻은 연 7000 덴마크 크로네(약 134만원) 이하의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줘요. 육상 풍력발전소의 경우에는 인근 주민들(4.5km 이내 거주)이 발전소 지분의 최소 20%를 우선 매입할 수 있도록 했고요. 예를 들어 지난 2000년 완공된 미들그룬덴 해상풍력단지는 8650여명의 주민이 지분 75%을 소유하고 연 10% 이상의 수익을 배분받고 있어요. 보통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서 투자에 참여하고요. 덴마크 풍력발전에서 주민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고.

윤 대표님은 "독일은 소득세, 금융투자세가 높은 나라로 유명하지만 친환경에너지 투자에 대해서만은 80~100%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며 “덴마크는 청년들이 재생에너지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다 보니 정치인들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책을 내놓고요. 부럽다…!

우리나라도 2017년 재생에너지 주민참여제도란 게 생겼고, 발전소 짓기 전에 주민 참여(투자)를 유도하고 있어요. 하지만 주민 참여의 범위, 기대 수익률 등은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은 편. 덴마크나 독일처럼 세제 혜택도 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수익도 얻을 수 있을 텐데 말예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루트에너지의 핵심 사업 모델은 주민수용성 솔루션이에요. 대략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이런 솔루션은 발전소 사업자들과 사업에 투자한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완전 필요해요. 주민들을 설득해야, 주민수용성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야 발전소를 지을 수 있으니까요. 특히 2021년에는 국내 발전소 입찰 기준에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 방안’이 추가됐어요. 루트에너지 같은 솔루션이 꼭 있어야 발전소 사업 참여가 가능해진 거죠. 

예전 레터에서도 거듭 이야기한 것처럼,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은 자연 파괴 등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긴 해요. 하지만 화석연료보단 훨씬 낫죠. 그런 면에서 빨리 늘어났으면, 그리고 그 김에 주민들과 개개인들이 태양광·풍력 발전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부는 벤처 투자만큼이나 기후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는 윤 대표님의 말씀 기억해 주시고 관련 정책, 정치인들 공약도 꼼꼼히 뜯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도살 직전 구조된 경주마 늘봄, 미국으로 갑니다 

작년 10월 제주 축협 앞에서 구조된 경주마 늘봄이 고향인 미국으로 가기로 했어요. 미국의 경주마 기업이 돌봐주기로 했다고. 이 회사는 한국 경주마들의 현실이 알려지자 한국 수출을 금지했을 정도로 경주마 복지에 진심인 곳이래요. 그동안 피타(PETA)와 제주비건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늘봄의 행복을 빌어요. 

🍔비건 생선 필렛을 넣은 햄버거, 그 맛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코랄로'라는 곳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타일 비건' 레스토랑과 제휴를 맺고 국내 최초로 대체 생선 필렛을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선보인대요. 메뉴는 2가지로 뉴시쉬 타코와 뉴피쉬 버거. 코랄로의 대체 생선 필렛은 미세조류와 버섯 뿌리 등을 넣어 전통 수산물 이상의 영양소를 갖췄다고. 조만간 먹어보고 후기 남길게요!

🥤"지역 축제에 쓸 다회용기 '무료로' 빌려드려요"

광주광역시 광산구가 지역 행사장과 축제에 다회용 식기를 무료로 빌려주는 '다회용기 지원센터'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해 5개월간 축제 등에서 약 2만 개의 일회용품을 줄였다고!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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