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색 편지와 함께 도착한 기이한 이야기
Volume 10 _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보내는 사람 _ 퍼플레인 팀
도모🐳 편집자장르의 망망대해를 얕고 넓게 항해하는 문화콘텐츠 잡식자.  
금붕어🐠💤 마케터. 오늘도 온갖 으스스하고 피 튀는 이야기들을 보며 맛있게 밥을 먹지만, 무서운 영화는 절대 볼 수 없다는 겁쟁이. 
💬오늘의 이야기
👤 기이한 일상 - 〈핸드메이즈 테일〉
💜장작소 #6 녹차빙수
👾 퍼플레인은 지금…
- 🌈붉은 실과 무지개책갈피🌈
- 📚학교 도서관에도 붉은 실이📚
👤 기이한 인사 👤
안녕하세요. 퍼플레인의 편집자 도모🐳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말을 남깁니다. 퍼플레터가 어느새 🎉10호🎉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퍼플레터를 구독하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주 귀여운 구독자수로(?) 시작한 퍼플레터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구독자가 늘고 있습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처럼 꾸준히 레터를 쌓아나갈 생각입니다. 퍼플레인의 신간 소식도 곧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계속해서 퍼플레터를 통해 퍼플레인을 지켜봐주세요. 앞으로도 기이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긴 책과 편지를 들고 오겠습니다!


*레터를 항상 같이 준비했던 마케터 금붕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서 이번 레터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의 쾌유를 빌어주세요. 여러분도 코로나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 기이한 일상 👤 
퍼플레인 팀이 일상에서 직접 감상한 기이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소개합니다.
👻핸드메이즈 테일〉 The Handmaid's Tale (2017)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1985)를 원작으로 한 미국 TV 드라마.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한 미국에서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길리어드 정권이 집권한다. 한편 불임인 프레드 사령관 부부의 집에 시녀로 배치된 준은 오프레드라는 이름을 얻고, 탈출을 기약하며 살아간다.


💜💜💜💜💜 - 도모🐳's pick!
한줄평: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핸드메이즈 테일〉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극심한 출산율 감소로 위기를 맞이한 미국 사회에 극단적인 가부장제와 왜곡된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길리어드 독재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성의 인권이 통제당하는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린 SF입니다. 여성을 재생산의 도구로만 보고 자유와 권리를 박탈해 폭력으로 억압하고 통제하는 사회상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길리어드 정권하의 미국을 탈출하려다 붙잡혀 시녀가 된 준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가장 섬뜩했던 지점은 오늘날과 별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준이 어느새 바뀌어버린 사회의 분위기를 맞닥뜨리게 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친구와 조깅을 하는 준을 꺼림칙하게 바라보는 다른 이의 시선에서부터 시작해 단골 카페의 점원에게 욕설을 듣고, 계좌가 정지되며 직장에서 내쫓기게 되기까지. 디스토피아는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새에 서서히 오는 것임을 섬뜩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이 나오기 전에 준은 아래와 같이 독백합니다.

난 이제야 세상에 눈을 떴다. 
이전의 난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거다.
의원들이 학살당할 때도 우린 깨어나지 못했다.
그들이 테러범을 탓하며 헌법을 정지시켰을 때도
우리는 깨어나지 못했다.
일시적인 조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무엇도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서서히 따뜻해지는 목욕물 안에서
자각하지 못한 채 삶아져 죽는 것이다.
─ 〈핸드메이즈 테일〉 시즌 1, 에피소드 3 '눈을 뜨다' 중에서

"그 무엇도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말이 제겐 무척 무섭게 들렸습니다. 한국의 출생률을 생각하면 이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사회상이 그저 공상 속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임기 여성 지도'라든지,  '인구가족부'라든지…… 이러한 뉴스들이 혹시 "서서히 따뜻해지는 목욕물"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작품 덕분에 현실에는 이미 '세상에 눈을 뜬' 사람들이 있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된 2017년도에는 미국에서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해 드라마에 나오는 시녀 의상을 입고 보수 정권의 낙태 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그 시위의 슬로건은 "Make Margaret Atwood fiction again", 즉 "마거릿 애트우드를 다시 픽션으로"였습니다. 이후에도 매해 세계여성의날이 되면, 전 세계 곳곳에서 시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여성의 인권을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위), 한국일보(아래)

마거릿 애트우드는 《시녀 이야기》를 쓰면서 '역사상 일어나지 않은 일은 소설에 넣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이토록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인류의 역사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의 '이야기tale'로 엮어냈습니다, 제목을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로 지은 것은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그저 '이야기tale'로만, 시위의 구호처럼 '픽션fiction'으로만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아니었을까요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 원서 표지(좌), 한국어판 표지(우)
💜  가를 개합니다 💜
한국 SF 장르 콘텐츠 작가 에이전시 그린북과 함께합니다.
👻이달의 장 👻
👾녹차빙수

호러 장르의 단편을 주로 쓴다. 쓴 글들은 브릿G에 업로드하고 있으며, 〈숙제〉 〈단지〉 〈바깥 세계〉가 브릿G 편집부 추천을 받았다. 

황금가지 규칙괴담 앤솔로지 《에덴브릿지 호텔 신입 직원들을 위한 행동지침서》에 〈그린티 시리즈〉로, 미씽아카이브 학교괴담 앤솔로지 《야간 자유 괴담》에 〈숙제〉로 참여하였다.


👉브릿G 작가 페이지👈



💜 녹차빙수 작가의 소개와 5문 5답 인터뷰는 퍼플레터 다음 호에 이어서 공개됩니다.  💜
👾 퍼플레인은 지금… 👾
└ 자주색 편지를 보내는 퍼플레인 팀의 이야기입니다. 
🐳🌈붉은 실과 무지개책갈피🌈 
한국의 퀴어문학을 소개하는 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에서 《붉은 실 끝의 아이들》을 🌈퀴어문학 추천도서🌈로 선정해주셨습니다 :) 

"#여성간친밀성"이라는 태그가 달리고, "주인공 유리와 시아 사이의 사랑을 읽어낼 수 있다"는 코멘트를 달아주셨네요 :)

시아와 유리의 관계는 작품 내에서 사랑이라고 명확하게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로를 아끼고 지켜주고자 하는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있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읽어내지 못할 이유도 없죠.
155쪽 - '9 걱정 없는 밤길에', 《붉은 실 끝의 아이들》


《붉은 실 끝의 아이들》에는 주인공 유리와 시아의 관계뿐만 아니라 평행우주, 즉 다섯 개의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유리와 시아 들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들의 존재 양태는 매우 다양하고, 그들 중에는 차별과 편견을 딛고 종 간의 격차를 넘어선 사랑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랑의 모양을 자연스레 담아내는 점 또한 '퀴어'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붉고 짙은 인연은 여러 세계에서 다채로운 사랑으로 전개되고,
그 다양한 가능성의 우주는 하나하나가 빛나는 단편이기도 하다."
- 김보영 작가 추천사 중에서 


무지개책갈피에서는 "한국문학의 다양성을 국내외 독자들에게 소개 및 독려하고 한국 사회 성소수자 이슈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무엇보다 모든 퀴어 독자들을 있는 힘껏 응원하기 위해퀴어를 소재로 한 국내외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퀴어의 시각을 담은 비판적 리뷰를 공유하며 한국퀴어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도서관에도 붉은 실이📚 
학교도서관저널 4월호에 《붉은 실 끝의 아이들》이 청소년 문학 추천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 👏👏👏 전국의 학교 도서관에 《붉은 실 끝의 아이들》이 널리널리 퍼져서 더 많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도서관저널》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도서관에서 찾기 위해 만든 월간지로 사서교사, 학교도서관 사서, 공공도서관 사서, 도서관 담당교사, 어린이·청소년 책 전문가 등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매달 학교도서관의 운영과 활용에 관한 정보, 도서관과 독서문화, 교육 정책에 대한 올바른 목소리, 사서와 교사를 위한 정보, 그리고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글들을 실어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이바지하려 한다고 합니다.


퍼플레터는 격주 목요일 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다음 편지는 4월 14일 밤 10시!

퍼플레인 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혹은 공유할 만한 기이하고 으스스한 
이야기가 있다면, 아래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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