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호 (2026-2) ☀︎ 맞장구를 치자
☀︎ THOUGHTS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라는 게


  유병재의 유튜브를 종종 본다. 특히 무공해. <무조건 공감해 드립니다>라는 타이틀의 이 콘텐츠는 사연을 받아서 사연에 '무조건 공감'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속상한 사연도 등장하지만, 공감하기 어렵거나 어이없는 사연도 일부러 재미있으려고 보내는 모양인데 이런 사연들에 유병재가 억지 공감해 주는 부분이 웃음 포인트다.


  청소년들 사연 비중이 높길래 유병재 유튜브를 10대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언젠가 다큐(↓)를 보다가... '공감'이라는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냥 생각해 보게 됐다.



  청소년 대상의 그루밍 범죄에 대한 내용이다. 영상에서는 이 범죄자들이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대하며 다른 어른들이 잘 하지 못하는 라포 형성에 능숙하다고 설명한다. (이 점이 긍정적이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취약점을 알고 악용한다는 맥락)


  아이들은 자기에게 상냥하게 다가와 어떤 말이든 귀 기울여주던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을 때 단호하게 거부하거나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그간의 친절이 진심이 아니란 것을 의심하지 못하거나 의심하기 싫고, 되레 그 친절을 의심한 자기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아이가 대화를 이어나간 이유를 아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호감을 받은 것"이라고 답한다. 아이가 자기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다고 해서 마음이 미어졌다고 했다.


  이게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다. 아이들이 자기의 말과 생각이 그 자체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자기 말을 그냥 아무런 평가 없이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나타나자 마음을 쏟는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는 사람은 그 감정을 악용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니.


  그래서 어쩌면, 유병재의 무공해는 빛의 세계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거기에 사연을 보내서 실없는 소리를 하는 아이들도 그게 실없는 소리인 줄 알 거다. 그냥 자기가 하는 우스운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과 또다시 맞장구를 치고 싶은지도.


  뭘 그런 걸 해. 또는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같은 말로 초 치는 사람들 말고, 뭘 그런 걸 해. 할 거면 같이 해. 라거나 뭘 그런 걸 가지고 그것밖에 화가 안 나고 그래, 나였으면 더 화났다. 처럼... 그냥... 그냥 그 순간에는 그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어른들도 자기 말에 맞장구쳐주는 사람을 원하면서, 아이들의 깔깔이나 투정에는 우리의 맞장구가 왜 그렇게 박한지.


  옳은 소리보다 더 나은 헛소리가 있는 법이다. 그야 당연히... 필요한 나이에 필요한 지도편달이 있지만. 우리를 웃게 하는 것들은 옳은 소리보단 농담이고 푸념에 덧붙은 욕이며, 인생에는 그런 웃음이 필요하다.


☀︎ CURATION: 사랑의 균형이란 더 많은 맞장구를 치는 일
     ☀︎ ☀︎ BOOK: 나츠메 소세키 | 도련님 |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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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은 성정이 곧고 천성이 참 훌륭하세요."

(키요 할멈이 도련님에 대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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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에는 천방지축 둘째 도련님을 늘 칭찬하고 지지하는 하녀 할멈 키요가 등장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자기가 무엇을 하든지 잘한다, 네 성품이 귀해서 그렇다,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있나요?
     ☀︎ ☀︎ ARCHIVE PROJECT: The Letter From Mom by @seorinkeem
⌁ 누군가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 중 한 명일 텐데요. '엄마의 편지'를 모은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소개문)
이 작업은 한 사람의 어머니가 남긴 편지들을 수집하고 기록한 아카이브 프로젝트이다. 편지 속 문장들은 특정한 시공간에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시간을 넘어 지속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된 사랑은 언어가 되고, 기억이 되고,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기반이 된다. 이 아카이브는 개인적 기록의 집합인 동시에, 한 인간이 평생에 걸쳐 받아온 돌봄과 애정의 흔적을 드러낸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사랑으로 세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때로는 잊고 살아가지만, 그 사랑은 우리의 삶 깊은 곳에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 SPOTTED !
출처: 인스타그램 @eslstudent
⌁ (댓글) "상징적이다. 사랑은 균형 맞추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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