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님, 달리기 좋아하세요? 여름이 되니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더라고요. 축 처진 마음을 끌어올리고 싶어 밤에 성북천을 따라 달렸는데 기분이 상쾌해졌어요. 가슴을 열어 폐에 숨을 가득 담고 힘차게 발 내딛다 보니, 머릿속 잡음들이 바람에 날아갔나 봐요. 사실 뛰는 행위는 걷기보다 능동적인 움직임이라서 힘을 더 써야 하고, 숨이 차고, 근육도 움찔거리죠. 그래서 뛰다 보면 다 내려놓고 멈춰 쉬고 싶은 마음이 두둥실 떠오르곤 하나 봐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호흡과 자세, 달리는 느낌에 집중하다 보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 힘이 나요. 때로는 지구 끝까지 달릴 수 있겠다는 마음마저 든답니다. 🏃🏻‍♀️💨

혹시 알맹님은 ‘달리기는 내 취향 아니야’ 하며 고개를 휘휘 내젓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마음이 화르르 뜨거워지는 사람인가요? 물론 어느 쪽이든 좋아요! 오늘은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다시 호흡을 신중하게 내뱉어 속도를 조절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요. 아마 밍글맹글을 읽다 보면 ‘달리기’의 매력을 느끼고 어서 달리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알맹님, 지금 가고 싶은 도착지를 마음속에 떠올려 보세요. 이번 밍글맹글을 읽으면서 그곳까지 어떻게 뛰어가 볼까 곰곰이 궁리를 해보는 거예요. 그럼, 함께 달릴 준비 되었나요?

• 길이 : 3km

• 난이도 : ⭐⭐⭐

맹그로브 신설 옆을 따라 길게 흐르는 성북천은 ‘홍릉두물길’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어요. 청계천과 정릉천을 연결해 홍릉까지 이른다는 뜻이죠. 청계천을 향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좌측은 보행로, 우측은 자전거 전용도로로 나뉘어져 있어서 달리기를 하려면 좌측 보행로를 이용하면 된답니다. 평지이고 트랙도 잘 조성되어 있어 초보자들이 달리기를 시작하기 좋아요.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들도 구경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오리 가족들의 산책도 구경할 수 있어요. (새끼 오리 너무 귀여워…🐤)  이 코스의 최대 장점은 늦은 밤까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마라톤 연습하기 좋은 길이라고 소문이 났다고…🫢) 하루 끝에도 안전한 기분을 느끼면서 여러 사람과 함께 으쌰으쌰 하며 뛰어보세요! 

• 길이 : 2km

• 난이도 : ⭐

약 6년 전, 뉴질랜드에 잠시 산 적이 있어요. 교수님 댁에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마침 교수님이 러닝 마니아셨어요. 1분이라도 더 함께 하며 영어를 배우고 싶었기에, 교수님의 Sunday Running Club까지 따라가게 되었죠. ‘키위 🥝’라고 불리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잔뜩 모인 곳에 도착하니 살짝 긴장되더라고요. 사실 이전까지 한 번도 맘 먹고 달려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때는 겨울이라서 추웠는데, 다들 반팔 반바지 차림이었어요. 저는 니트에 얇은 패딩을 입고, 신발도 러닝화가 아닌 아디다스 슈퍼스타를 신고 갔어요. 정말 뭣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발맞춰 달리는 것에 집중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머릿 속에 ‘힘들다’로 가득찬 말풍선 30개가 떠다니는 느낌이었죠. 그러다 옆을 휙- 돌아보았는데 양들이 있더라고요. 분명 아까는 안 보였는데 말이죠. 인상 쓰며 뛰는 저를 지긋이 바라보는 양들의 순수한 눈과 백색의 털을 보며 지금 달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달리기만 할 때가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달리는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요! 그래서 바로 대열을 빠져나와 걷기 시작했고...🚶🏻‍♀️ 달리는 ‘키위 🥝’분들과 양을 한참 동안 관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달리기를 무척 좋아하는 지금도 그 때의 교훈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뛰는 습관이 있어요. 내가 어디를 달리고 있고, 옆에는 무엇이 있는지 의식적으로 바라본답니다. 🔭

충격! 지난 호에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어요.😭

알맹님의 답장을 기다리며 우편함을 열어보았는데, 답장이 없어 조금 슬펐어요.📭
(텅빈 우편함…)

 

이번 호는 어땠나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전하고 싶은 말 모두 알려주세요!

알맹님의 진심어린 피드백을 통해 더 발전하는 밍글맹글이 될게요!

답장을 기다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