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민란 - 댄 아이브스 - 왐시 모한
 본 콘텐츠는 3월 3일 16시에 작성되었습니다.
💬 신흥국 시장을 눈여겨 보라?
뭐라고 했을까?

탄민란 / UBS 그룹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

So, we think the broader EM rally looks likely to resume after a risk-off move in February. We remain most preferred on emerging market equities, including China, in our global strategies.


번역하면?

그래서, 우리는 신흥시장 랠리가 2월의 안전 지향적 움직임 이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식에 가장 높은 투자 선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증시에서 미국의 비중은 압도적입니다.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나머지 글로벌 증시 상장사 총합의 절반 수준에 달할 정도로 크죠.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면면도 뛰어납니다. 코카콜라, 애플, 아마존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거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요. 


하지만 월스트리트 인사들이 전부 미국 상장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에요. 세계는 넓고 투자할 수 있는 신흥시장은 무궁무진하죠.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에도 개인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존재하는데요.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미국 외 시장에 주목하기도 해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이 대표적이죠.


그럼 현재 소위 신흥국이라고 불리는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2월 신흥국 시장은 부침을 겪었어요. 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흥시장 MSCI 지수는 2월에만 6.5% 떨어졌는데요.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던 국가는 중국입니다. 지수가 무려 9.9%나 하락하며 2023년 연중 0.7% 밖에 성장하지 못했죠. 신흥시장이 이토록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이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리스크와 강달러 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3월부터 신흥국 시장 상황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UBS 그룹의 탄민란 CIO의 분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탄민란 CIO는 3월부터는 신흥시장이 부상할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특히 그는 중국을 주목합니다. 


구체적으로 그는 코로나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리오프닝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국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2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을 기록하며 1월 50.1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어요.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50.5보다도 높은 수준이고요.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보인 기록이기도 하죠. 서비스 섹터도 속도가 붙었는데요. 2월 비제조업 PMI도 23개월 만의 최고치인 56.3을 기록했어요. 이는 리오프닝 이후 중국 경제가 반등하고 있다는 증거라 볼 수 있죠.


중국 증시 상황은 이런 경제 상황에 발맞춰 3월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요. 상하이 증권 거래소와 선전 증권 거래소 상위 300개 주식의 성과를 따라가는 CSI 300 지수는 이 달 들어 1.4% 올랐고요. 홍콩의 주가 지수인 항셍 지수는 같은 기간 4.2% 상승했어요.


중국 외에 다른 신흥시장은 어떨까요? 일단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입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선진시장 대비 43% 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는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중∙장기적인 수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밸류에이션이에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계에 오랜 격언이 있죠. 미국 증시 안에서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외 국가로 시야를 넓혀보는 것도 하나의 투자 전략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신흥국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고, 시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량도 적기 때문에 좀 더 꼼꼼히 기업 면면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 ‘불끈불끈한 근육’을 자랑한 테슬라
뭐라고 했을까?

댄 아이브스 / 웨드부시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

When you have $60,000-$70,000 cars, you could sell 2 [million], 3 million, but you’re never going to get to an annual 4, 5, 10 million... at those price points.


번역하면?
(현재 테슬라 차량 가격인) 6만-7만 달러 가격표가 붙은 차량을 팔면 매년 200만-300만 대 정도는 팔 수 있겠지만, 이 가격대로는 판매량 400-1000만 대를 달성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3월 1일(현지시간) 테슬라가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를 열고 ‘마스터플랜3’를 발표했습니다. 마스터플랜은 테슬라의 비전과 성장 로드맵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테슬라는 2006년 마스터플랜1을 발표한지 10년이 지난 2016년이 되어서야 마스터플랜2를 공개했는데요.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3년에 마스터플랜3가 발표된 것이죠.


테슬라는 전기차 개발 계획을 다룬 마스터플랜1에서 내세웠던 목표를 모두 이룬 상태입니다. 자율주행과 태양광 발전을 다룬 마스터플랜2는 현재 진행 중이고요. 그럼 마스터플랜3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요? 


마스터플랜3의 주요 테마는 신재생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이에요. 그리고 이는 현재 주류인 내연기관차량과의 점유율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내연차와 유사하거나 그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에요. 그래서인지 테슬라도 마스터플랜3에 다양한 생산 비용절감 방안을 담아서 발표했어요. 이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의 생산 단가를 50% 낮출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죠.


일론 머스크 CEO도 마스터플랜3 발표 자리에서 가격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 분명히 드러냈어요. 그는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가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가격이 낮다면 수요는 무한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이런 테슬라의 마스터플랜3에 대해 투자자들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어요. 사이버트럭 외에 차세대 모델을 발표하지 않아서인지, 투자자의 날 행사 당일 테슬라의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5.66% 하락한 바 있죠. 


하지만 오랜 기간 테슬라를 커버해온 댄 아이브스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과 ‘다른’ 입장을 내비칩니다. 그는 마스터플랜3가 “테슬라가 저력을 보여주는 지점(flex the muscle moment)”이라며 높게 평가했어요.


구체적으로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마스터플랜3에서 제시한 비용 감축 로드맵을 이행한다면, 대중을 상대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마스터플랜3에서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30-50%까지 인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테슬라는 저가 차량을 내놓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죠. 그는 가격이 3만 달러 이하인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테슬라가 향후 자동차 시장 전반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일 수 있도록 할 주요 목표라고 덧붙이기도 했어요. 즉 그는 마스터플랜3가 테슬라의 사업 확대와 성장을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와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는 셈이에요. 


전기차를 향한 ‘무한한 수요'를 거머쥐기 위해 비용 효율화라는 목표를 내세운 테슬라. 고급 전기차 시장이라는 니치 마켓에서 성공을 거둔 테슬라가 대중을 상대로 한 자동차 시장에서도 1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애플이 챗GPT 덕을 본다고?
뭐라고 했을까?

왐시 모한 / 뱅크오브아메리카 리서치 애널리스트

With the advent of OpenAI’s ChatGPT into Microsoft Bing’s search technology, the question of Google’s search dominance has re-emerged after a long time. We view several different scenarios that Apple can pursue.


번역하면?

오픈AI의 챗GPT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검색엔진 기술에 도입되면서,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때 애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여러 시나리오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챗GPT가 등장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가 비밀리에 진행하던 언어 모델 AI를 보다 이른 시점에 앞다퉈 출시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죠. 현재 대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AI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투자은행들도 AI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말까지 세계 AI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19%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시장 규모는 9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어요.


덕분에 투자자들은 AI의 발전으로 인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생성형 AI로 인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목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미 언어모델 AI를 공개한 빅테크부터 엔비디아와 AI칩, TSMC 등의 반도체 기업, 아리스타 네트웍스 외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을 꼽으라면 애플이 있습니다. 일견 생성형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애플이 왜 추천 종목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지 의구심이 생길만도 하죠. 그 이유를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시장 영향력을 주목합니다. 지난 2월 발표된 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애플의 활성 기기 수는 20억 대에 달하는데요. 이런 애플을 잡기 위해 검색엔진 기업 간 입찰 전쟁(bidding war)이 향후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애플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다고, 그는 분석합니다. 


이는 애플이 검색엔진 기업과의 계약으로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를 알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분석입니다. 현재 애플의 기기에는 구글 검색엔진이 기본으로 설정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애플 사용자가 자사의 검색엔진을 사용하도록 해 접속량을 늘릴 수 있고, 애플은 그 대가로 돈을 받는 ‘윈-윈' 구조로 돌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애플이 구글로부터 창출한 매출 규모는 회계연도 2022년 기준 무려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즉 만약 향후 신규 검색엔진 입찰 경쟁이 가열될 경우, 애플은 AI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가만히 앉아서 이보다 훨씬 큰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다만 모한은 이런 입찰 경쟁이 단시간 안에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합니다. 현재 구글은 모바일 검색 점유율과 관련해 법무부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모한은 이 소송이 어느 정도 매듭지어질 때까지 애플은 구글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종목에는 애플과 같이 겉보기에 생성형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기업들이 소수 포함돼 있는데요.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간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적자 기술주가 많은 AI 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기 꺼려지는 분들이라면, 애플과 같은 기업들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네요.

글: 김나연 · 우세현
번역: 김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