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증시에서 미국의 비중은 압도적입니다.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나머지 글로벌 증시 상장사 총합의 절반 수준에 달할 정도로 크죠.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면면도 뛰어납니다. 코카콜라, 애플, 아마존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거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요.
하지만 월스트리트 인사들이 전부 미국 상장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에요. 세계는 넓고 투자할 수 있는 신흥시장은 무궁무진하죠.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에도 개인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존재하는데요.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미국 외 시장에 주목하기도 해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이 대표적이죠.
그럼 현재 소위 신흥국이라고 불리는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2월 신흥국 시장은 부침을 겪었어요. 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흥시장 MSCI 지수는 2월에만 6.5% 떨어졌는데요.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던 국가는 중국입니다. 지수가 무려 9.9%나 하락하며 2023년 연중 0.7% 밖에 성장하지 못했죠. 신흥시장이 이토록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이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리스크와 강달러 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3월부터 신흥국 시장 상황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UBS 그룹의 탄민란 CIO의 분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탄민란 CIO는 3월부터는 신흥시장이 부상할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특히 그는 중국을 주목합니다.
구체적으로 그는 코로나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리오프닝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국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2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을 기록하며 1월 50.1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어요.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50.5보다도 높은 수준이고요.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보인 기록이기도 하죠. 서비스 섹터도 속도가 붙었는데요. 2월 비제조업 PMI도 23개월 만의 최고치인 56.3을 기록했어요. 이는 리오프닝 이후 중국 경제가 반등하고 있다는 증거라 볼 수 있죠.
중국 증시 상황은 이런 경제 상황에 발맞춰 3월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요. 상하이 증권 거래소와 선전 증권 거래소 상위 300개 주식의 성과를 따라가는 CSI 300 지수는 이 달 들어 1.4% 올랐고요. 홍콩의 주가 지수인 항셍 지수는 같은 기간 4.2% 상승했어요.
중국 외에 다른 신흥시장은 어떨까요? 일단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입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선진시장 대비 43% 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는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중∙장기적인 수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밸류에이션이에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계에 오랜 격언이 있죠. 미국 증시 안에서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외 국가로 시야를 넓혀보는 것도 하나의 투자 전략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신흥국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고, 시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량도 적기 때문에 좀 더 꼼꼼히 기업 면면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