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게 되잖아요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저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 하루 종일 롤러코스터 같은 마음을 겪고 나면 이대로 마음이 돌멩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일희일비는 여전히 심장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뭐만 하면 일희일비하지 "말라"라고 부정당하는 이 단어도 주연이 되면 좋겠단 생각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첫 번째 문장
    마음껏 일희일비하는 마음
    (...) 자연은 일희일비하기에 위대한 것은 아닐까?
    나는 일희일비를 마음껏 하면서도 세상을 단단히 키워내는 자연을 닮은 서예가가 되고 싶었다. 글씨를 쓰면서 작은 하나에 크게 웃기도 하고, 퍼지는 번짐에 눈물도 지었다. 덕분에 서예 속에 번져있는 세상과 길거리에 흩뿌려져 있는 예술까지도 만날 있었다.
    첫 번째 문장은 서예가가 쓴 에세이에서 가져왔습니다. 책 소개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지나가다가 본 책 제목도, 책 소개의 문장도 마음에 들어 한번 "일희일비"를 주제로 삼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 문장
    어쩌면 가성비 갑인 인생
    돌아보니 내 인생 자체가 그냥 일희일비다. 나는 사소한 것에 울고 웃는 그런 사람이고 그렇게 살아왔다(....)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나는 가성비가 아주 갑인 인생을 살고 있다 .
    -toto, 일희일비하지 말라고요?
    일희일비는 심장에 좋지 않다 생각하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한숨을 쉴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포스팅에 깊게 공감을 해서 담아왔습니다.
    저자는 일희일비하는 게 자신의 모습이라며, 디자인 수정사항에 힘들다가도 인턴이 주는 작은 캔디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임을 밝힙니다. 그럼에도 내 기분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의 애정어린 조언을 믿고 가겠노라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문장 두 개만 가져왔지만, 이 글을 읽다 보면 기분 좋은 솔직함과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한 번쯤 읽어보길 바라요.
    세 번째 문장
    성층권부터 단전까지
    주식은 흡사 연애와 같다. (...) 수익이 날 땐 기분이 성층권을 뚫고 날아가지만 마이너스를 칠 땐 심장이 단전께로 철렁 하고 내려앉는 것 같다. 연애가 벌견가, 돈쓰고 마음까지 쓰면 그게 사랑이지, 암.
    사실 오늘의 주제와 큰 관련은 없지만, 에세이 제목과 정확히 뉴스레터 제목과 동일해서 가져와보았습니다.
    저 문장을 보고 "최근 실연을 했다면 미국주식을 하라"는 인터넷 발 명언이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면 현생을 못 사는 사람으로서 망각매수법을 선호하는데요, 하다못해 얼마전에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도 잊어버렸습니다.
    네 번째 문장
    이 직업은 일희일비하는 맛
    사람이 안 되면 괴로워하고 잘되면 좋아하는거(...) 이 직업의 맛이 일희일비 아닙니까?
    일희일비에 대한 글을 검색해 보다, 차태현씨가 저 말을 하는 이미지 캡처본을 보았어요. 사람들이 자신은 일희일비하지 않는 무던한 성격이라 짐작하지만, 자신도 흥행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요. 그리고 방송계에 있는 사람은 다 같을 거라고요.
    이 영상을 알게 된 브런치 포스팅도 좋았습니다. 수많은 상승과 하강이 모여 평균값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몸을 맡겨야 한다,라는 요지가 전해지는 글이거든요. 이 글도 같이 읽어보세요. 
    독자 후기
    이전호 피드백 중 게재를 허락해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 읽고 보면 저한테 꼭 필요한 문장이다, 싶어져서 황급히 스크랩을 하는 복수의 경험을 한 뒤에야 몇 자 적어봅니다. 이번 주엔 직장 내 멘토에 대해서 스크랩하고 원문을 찾아보았습니다. 교육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번 주제가 멘토링 스킬이거든요. 멘토의 불안한 마음을 먼저 이해했어야 했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던 문장이었어요. 정말 적절하고 유용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응원은 요란하고 구체적일수록 좋지 라는 저만의 원칙에 따라 소감을 전달드립니다.
    전 버디라는 제도는 해봤지만-이건 사수와는 좀 다른 제도입니다-멘토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떨리셨을 것 같아요. 구체적이며 다정하게 요란한 응원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연에서 소개한 문장이 본인이 아니셔도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이 참 뿌듯했답니다. 
    문장줍기를 종종 본업에 참고하신다고 말씀해 주시는 후기를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저는 교육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제가 주운 문장이 독자님의 본업에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오늘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며 답답하고 조금은 찌질한 마음을 보냈던 독자입니다. 그저 일방적인 친밀감으로 소얀님의 존재를 인식하며 살았는데 어쩐지 동질감이 드는 것이에요..(...) 다른 분들의 사연도 어느 때의 제가 생각나서, 그리고 어느 때의 누군가가 생각나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문장들 보내주시기를 염치를 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
    저한테 피드백 주신 게 14일인데 서비스 오픈 첫주를 마무리하셨군요. 마음은 무사하셨는지요! 보통 서비스 오픈한 뒤가 더 정신이 없을 텐데 운영 모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셨길 바랍니다.
    아프지 말라고 기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분간 계속 돌아가면서 아플 것 같은데, 덜 아플 수 있도록 잘 먹고 잘 쉬고 잘 걸어 다닐게요. 저는 아프다고 안 나가면 더 무기력해지더라고요.
    (...) 그리고 아픈 사람들이 이야기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이 많이 공감가더라고요. 저희 엄마는 암 수술을 두번이나 하셨어요. 엄마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암 환자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꺼려하시는데 아픈 사람들은 아팠을 때의 고통과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그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것도 또 듣거나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것 같아요. 엄마가 두번째 암 수술을 받았을 때 전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때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한국에 다녀갈 때마다 함께 산책을 하고 담소를 나누며 아프기 전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을 최대한 많이 나누는 것이 전부였거든요. 그때는 할 수 있는 일이 그런 것 밖에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자괴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한참 뒤에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두번째 암 수술을 후 엄마는 인생이 야속하고 고통스럽다 느껴졌었는데 저와 함께 산책했던 그날의 기억 만큼은 참 좋았다고. 그 공간을 지나면 그때의 기억으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요. 어쩌면 이런 이야기들은 수술과 항암치료까지 마치고 건강을 회복하셨기에 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감히 전하고 싶어요. 언니가 언제 떠날까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겠지만 소얀님이 전한 문장들 처럼 언니와 함께있는 이 시간을, 지금을 최대한 많이 나누셨으면 좋겠다고요.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에서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순간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눈 소소한 일상의 한 조각들인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월요일이었나요, 독자님 사연이 도착했을 때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어머니와 있었던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외에 계셨을 때 어머니가 아프셔서 걱정이 많았고, 해드릴 수 있는게 없어 속상하셨을 텐데 그래도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하셔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어머니와 자주 산책하실 수 있길 바라며 사연자님도, 독자님도 가족들과 다정한 일상을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건강하세요!
    독자님 저의 건강을 기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어디 가서 진짜 딱 일주일만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 왔으면 좋겠어요. 아마 5월까진 안 될 것 같아요. 독자님도 건강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마감 일지
      • 이번 주 마감곡은 Seori-Dive with you, 심규선(Lucia)-WHO 라는 노래입니다.
        이번 주 인상깊게 읽은 글은 하니니 님의 24계절의 우리, 와 봉부아 님의 양파장아찌 포스팅입니다. 결은 다르지만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요.
      • 종종 뉴스레터 넘버링 실수를 하는데 지난 호가 85호였어야 했고 이번 호가 86호랍니다.
      • 이번 주에는 함께 오래오래 일하고 싶었던 분이 떠난다는 소식도 들어서 슬프기도 했고, 그렇게 떠나보냈던 분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 좋기도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안녕을 빌어주는 거겠죠. 다시 한 번 함께 만날 수 있길 바라면서요.
      • 원래라면 다음주가 문장술사인데, 순서를 조금 바꿔서 다다음주에 찾아올게요. 생일 특집 블라인드북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있어요 👀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