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보이스 이벤트 당첨자 안내
*콘텐츠가 보이지 않을 경우 펼쳐보기를 눌러 확인하세요!
Tanaka Tatsuya

결혼 전 남편 다니엘과 나는 아이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아이가 우리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만약 그렇다면 둘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글 쓰고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좋을 거야.

그럼에도 종종 다니엘을 닮은 아이를 상상하는 마음이 솟아오르곤 했다. 이전에 난자 냉동 시술을 한 것도 어쩌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선 아이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작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알린 타이밍은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결혼식을 열흘 앞둔 2월의 어느 날, 태몽을 믿지 않는 영국인조차 태몽이라 여길만한 꿈을 꿨다며 들려주었고, 왠지 모를 직감에 이끌려 임신 테스트기를 샀다.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설마 설마… 진짜 임신이라니! 난생 처음 보는 두 줄은 작은 인간이 세상에 왔음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강렬한 교감이 왔고, 기쁨인지 놀람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이 터져나왔다. 결혼식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된 지독한 입덧. 임신이 상상과 다르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 첫 번째 난관. 명백하게 알고 있던 음식 맛이 모두 ‘리셋’됐고, 좋아하던 음식을 상상만 해도 속이 울렁였다. 계속 배멀미하는 기분에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계속 누워 있기 일쑤였다.

임신이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았더라면 난 못했을 거야.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도 힘든 시기였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 임신의 황금기라는 중기가 찾아왔다. 에너지가 회복되고 집중력이 찾아오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행복했다.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묻지 않아도 되는 증명할 필요 없는 행복함이 선명하게 존재했다. 이전에 이렇게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던 때가 있었나. 늘 기본값으로 존재하던 불안감에 쫓기지 않았고, 성취에 대한 압박감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생명의 신비함도, 하루하루 변해가는 내 몸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Fernando Andrade

그럼에도 불쑥 두려움이 찾아오곤 했다. 콩알보다 작던 작은 인간 30~40cm만큼 커져서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앞으로 펼쳐질 변화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병원을 다녀오는 날은 급격히 우울했다. 출산을 생각하면 몸이 떨렸고, 제왕절개를 한다면 내 몸엔 전에 없던 흉터가 생길 수 있었다. 친구가 물려준 중고 아기 물품을 차에 싣고 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를 받은 듯 막막함을 느꼈다. 가장 큰 두려움은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우리 부부에게 생긴 자유의 제약이었다. 어쩌지, 이미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왔는 걸. 그리고 내 일. 엄마가 되는 것이 커리어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임신 기간에도 나를 찾아주고 일을 의뢰해 주는 것이 기쁘게 느껴진 건 그런 걱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몸은 조금 힘들지언정 일할 수 있었고, 하고 싶었다. 출산 보름 전까지 매일 아침 생방송을 진행하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임신기를 지나온 것이 나에겐 오히려 활력이 됐다. ‘아이가 태어나도 절대 ○○ 엄마라고 불리지 않을 거야.’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다니엘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더라도 늘 나는 나일 거다”라고. 임신 과정을 지나며 여러 기복에서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파트너의 역할이다. 멋진 엄마이기 전에 멋진 인간으로 계속 살아가길 응원해 주는 남편의 지지는 기분 좋은 의무감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침실에 아기 침대를 들였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생생함은 강력한 법이다. 아이를 낳는 것이 무서워 가끔 눈물바람이 되던 큰 인간은 그 현실감각 앞에 불쑥 용기가 생겼다. 담담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육아책을 읽어도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부모는 우리를 또 이렇게 키워냈으니, 우리도 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자다가 배가 무거워 끙끙거리며 깨는 날도, 가끔 배가 이렇게 나온 걸 잊고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모서리에 툭 부딪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출산 D데이가 다가올수록 상상하게 된다. 작은 인간은 어떤 눈동자 색을, 어떤 성격을 가졌을까. 그리고 남편에게 속삭인다. “나는 어린 시절에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음악을 들은 다니엘이 부러웠어. 우리 아이에게 세상의 여러 음악을 들려줘. 나는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줄게. 무엇을 하더라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 우리가 작은 인간이 세상에 적응하도록 돕듯, 작은 인간은 우리의 세상을 놀랍게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들겠지. 이번엔 꿈틀거리는 너에게 말해 본다. ‘곧 만나. 작은 인간. 어쩌면 금세 널 사랑하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네가 너로 자랄 수 있도록 아름다운 거리를 지킬게. 우리, 잘해보자.’

Writer 임현주
듣고, 쓰고, 읽고, 말하는 MBC 아나운서.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신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부지런한 나날을 담은 책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등을 썼다.

- <엘르> 2023년, 10월호 발췌


고라니를 사랑하세요? 몸을 낮추자 보인 각각의 초상과 고유함_+보이스

고요하고 순한 그의 사진이 선사하는 이토록 소란스럽고 강렬한 각성의 순간.

문선희 작가에게 처음 마음을 열었던 아기 고라니, 초코와 도도. 


Q. 10년간 전국의 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국립생태원 오가며 담은 고라니 50마리의 사진과 이야기가 〈이름보다 오래된〉이라는 책으로 엮였습니다.
A.
출근길에 처음으로 사슴과 마주쳤을  강렬한 느낌에 휩싸였어요사람들이 내가   노루인지 고라니인지 묻었고그때 알았습니다내가 고라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모두 ‘고라니’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만 막상 고라니의 얼굴을 보여주는 순간 놀라요각각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찾아오는 각성의 경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초상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진집 〈이름보다 오래된〉에 실린 어른 고라니들의 사진들. 


Q. 졸업 앨범처럼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각각의 개체가 가진 개성들이  또렷하게 느껴집니다작업을 시작할  이토록 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A. 그런 확신과 기대는 없었어요일단 경계심이 강한 고라니를 정면으로 보는  너무 어렵거든요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시달릴 대로 시달린 고라니들을 직접 찍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고라니 없는 고라니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만큼요다만 그전에 고라니를  번이라도 직접 보고 싶어서 찾다가 알게  것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였습니다처음 센터를 찾았을 때는 고라니들이  존재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나가려고 했어요그런데 아기 고라니  마리가 내게 몸을 비비고 핥기 시작했어요희망이 보인 순간이죠.

10여년 간 담은 고라니 50마리의 초상과 지금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담은 문선희 작가의 책, <이름보다 오래된>. 전시도 10 18일부터 광화문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Q.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약간의 시간일지도 모른다낯설고 불가해한 존재들을 천천히 들여다볼 시간’책에  표현입니다도시생활을 하다 보면 몇몇 종을 제외하면 다른 생명을 만나기 어려운데요어떤 식으로 생명들과 자연스럽게 접촉면을 넓히면 좋을까요.
A.
야생동물에 관해서는 접촉면을 좁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미 불가피하게 만나는 지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살면서 저는  번도 내가 강자라고 생각한  없습니다변방의 나라 한국그곳에서도 지방에서 여자로 살고 있기에 약자라고 여겼는데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이라는 종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어요.  산에 노루와 고라니가 산다는 상상을 하며 행복해하고우연히 야생동물과 마주친다면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도는 어떨까요.

Q.
생명을 살리자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감성적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숫자와 통계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찰이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A.
사회 문제를 작품으로 다루면서 무책임한 발언을 하지 않으려면 자연스럽게 공부를 많이 하게 돼요누군가는 예술은 감성의 영역이라지만 모든 예술가는 이성과 감성을 총동원해 작업한다고 믿습니다저도 내가 사유할  있는 최대 폭으로  문제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현장 이야기도 귀담아 듣고요저는 누군가를 비난 혹은 원망하려고 작업하는  아니에요저는 걱정을 하는 겁니다걱정하기 때문에  문제를 어떻게든 끌어안고사람들의 사랑과 연민을 불러일으킬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왜냐면 문제를 해결할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거든요분노하고 지쳐서 포기하는  아니라너무 사랑해서 멈출  없게 만드는  하지 않고서는 견딜  없는대상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하는 .

 

엘르보이스 일일 셀러브리티로 변신한 벨리곰 B4!

_비하인드 더 보이스

엘르보이스를 위해 일일 셀러브리티로 변신한 벨리곰이 2023 수정대동제를 찾았습니다. 

엘르보이스 맞춤티를 입은 벨리곰은 사랑스러운 자태로 성신여자대학교의 잔디밭을 누비기도 하고, 치어리더와 함께 칼군무를 선보이며 수정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요. 벨리곰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이 축제 내내 끊이지 않을 정도였어요.

기나긴 줄은 엘르보이스가 마련한 부스에서도 계속됐습니다. 이날 엘르보이스가 마련한 부스에서는 오직 선착순 1,000명에게만 한정판으로 증정되는 벨리곰 인형 키링부터 일리윤 클렌징 세트, 코치 러브 오드 퍼퓸까지 푸짐한 선물이 쏟아졌어요. 

다양한 여성들이 다정한 조언을 전하는 에세이 뉴스레터, 엘르보이스 이벤트에 참여하면 주어지는 선물이었죠.

어느덧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자, 엘르보이스 티셔츠를 입은 벨리곰 B4즈가 비장하게 무대에 올라섰습니다. 이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스트릿 우먼 파이터 2〉‘Smoke’ 챌린지를 근사하게 소화하는가 하면, 르세라핌 채원의 사랑스러운 ‘도도독’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는데요. 수정이들의 열렬한 환호를 등에 업고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벨리곰 B4의 무대, 그리고 엘르보이스의 뒷 이야기 지금 바로 아래 영상을 통해 만나 보세요.

[엘르보이스 X 벨리곰 꾸미기 당첨자 안내]

축하드립니다! 이름과 핸드폰 번호 끝자리로 당첨을 확인하세요. 이벤트 응모 시 기입해 주신 주소로 경품이 배송될 예정입니다.

(10/23 이후 발송 예정)


당첨자 확인 링크



[엘르보이스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10/17(화) 오후 3시 엘르보이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당첨자 공개 예정입니다.


엘르보이스 인스타그램


🔊지난 주 구독자 보이스🔊
매주 여러분의 목소리 중 일부를 전해드립니다. 모든 분의 소중한 피드백 하나하나 귀 기울이고 있으니 오늘의 <엘르보이스>가 어땠는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  님, <엘르보이스> 77번째 레터 어떠셨나요? 
님의 감상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아래 링크에 남겨주시면 정성껏 읽고 다음 레터 준비하겠습니다💕
👋 엘르보이스를 이웃에 소개해주세요! 
더욱 다양하고 반짝이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길 <엘르보이스>, 나만 볼 수 없죠?
동시대를 살아가는 님의 이웃에게도 <엘르보이스>가 널리 읽힐 수 있도록, 아래 링크를 공유해주세요 🙋
📝 구독자 정보를 바꾸고 싶어요!
엘르보이스 속 다양한 이벤트는 구독 시 기재해주신 정보를 통해 안내 및 제공되어요.  님의 구독 정보를 바꾸고 싶다면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허스트중앙 유한회사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56 HLL 빌딩 02-3017-2580
수신거부 Unsubscribe

제휴/광고 문의 - kang.junyoung@hl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