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에 유독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또한 컸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여름 장맛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죠. 올해 장마는 평소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장마 초반인 6월 말에는 국지적 폭우와 폭염이 반복하며 나타나는 형태를 보였고, 7월 초부터는 충청권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한 호우’가 지속됐죠.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제는 여름철 장맛비가 아닌 집중호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먼저 장마란 동아시아에서 주로 여름철 여러 날 비가 내리는 날씨가 지속되는 기상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즉, 1년 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기간을 의미하죠. 반면 우기란 열대 지방에서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을 말합니다.
실제로 기상청은 2008년부터 공식 장마 시작일·종료일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 몇 년간 장마가 끝난 후에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후 현상 때문에 장마 종료일을 발표하는 것이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나아가 올해 4월 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여름철 강수를 예보할 때 ‘장마’라는 단어를 자제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장마라는 단어가 한국의 여름 강수 기후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올해 여름 강수 기후는, 과거 주기적으로 내렸던 장맛비와 달리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열대 지역 ‘스콜(열대성 소나기)’과 양상이 유사했죠. 실제로 우리나라의 집중호우의 빈도는 최근 20년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장마 대응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더 심각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장마’ 대신에 객관적 정보인 강수량·강수 기간만 예보하고, 집중호우에 대비하는 대응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