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은 1년 지나야 주는 거잖아요. 근데 11개월 15일 된 사람은 왜 안주는 거예요?…정부도 사실 2년 지나면 정규직 된다고 1년 11개월 만에 다 해고하죠. 계약도 1년 11개월만 하죠. 또 퇴직금 안 주겠다고 11개월씩 계약하고 있어요. … 그리고 한 달 쉬었다 다시 채용하죠. 정부가. 정부가 그러면 됩니까?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정부가 부도덕해요.

 

-2025년 12월 국무회의 중 대통령 발언

1. 그래도 되나 : 부산의 쪼개기 계약의 실태

 

그래도 되나 하는 경험 1. 시간강사 3월 2일부터 시작

과거 두 대학에 시간강사를 하던 시절의 일이다. 한 대학은 3월 1일부터 고용보험을 가입해 주었지만, 다른 대학은 굳이 하루 미뤄 3월 2일에 가입시켰다. 몇 년동안 계속됐다.

 

그래도 되나 하는 경험 2. 1년하고 퇴직하고 다시 1년 반복

내가 다녔던 한 회사는 1년을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퇴직금을 준 뒤, 다시 1년을 계약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그래도 되나 하는 부산의 조사결과 1. 「부산지역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 노동실태조사」

2021년 부산노동권익센터의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 노동자 534명 중 3개월 근로계약이 253명(47.48%)으로 10명 중 4.7명이고 4개월~6개월 근로계약(13.8%)까지 합치면 1년 미만 단기 계약이 63.6%다. 1년 계약(33.1%)까지 합하면 96.8%이다. 경비노동자의 경우 1년 계약을 하고 하루 이틀을 남겨둔 시점에 계약종료가 되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비노동자의 총 근로 경력은 5년 이상이 41.8%, 현 직장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비율은 57.2%였다.

 

그래도 되나 하는 부산의 조사결과 2. 「부산지역 청년 알바 실태 조사」

2022년 부산참여연대의 「부산지역 청년 알바 실태 조사」에서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면,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을 할 의향이 있는가’를 묻자, 응답자 121명중 117명(96.7%)이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래도 되나 하는 부산의 조사결과 3. 「부산지역 쪼개기 계약 실태 설문조사」

2025년 부산노동권익센터의 「부산지역 쪼개기 계약 실태 설문조사」(116명) 결과는 1년 11개월 계약 반복 경험이 (44.8%) 10명 중 4.5명, 주 15시간 미만 근로 경험이 (30.2%) 10명 중 3명, 11개월 계약 반복 경험이 (18.1%) 10명중 1.8명 이었다. 쪼개기 계약이 가장 많이 발생 업종은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가 33.6%로 10명중 3.7명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서비스업(카페, 편의점, 음심적, 호텔등)이 30.2%로 10명중 3명으로 뒤를 이었다. 계약 종료 후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사람이 일한 경우는 62.1%로 10명중 6명이었다.

2. 와그라노 : 사용자는 왜 그럴까?

 

사용자들이 굳이 번거로운 쪼개기 계약을 반복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행 노동법이 정한 특정한 ‘시간'과‘기간'의 문턱만 넘지 않으면, 인건비를 합법적으로 줄이고 고용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주 14시간의 마법: 주휴수당 부담 절감과 4대 보험 회피 유인

현행법상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주휴수당(유급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약 20%의 인건비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월 60시간(주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 의무도 발생한다. 앞선 실태조사에서 쪼개기 계약 경험자의 10명 중 3명(30.2%)이‘주 15시간 미만'을 경험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시간을 주 14시간으로 하면 주휴수당이 발생하지 않고 일부 사회보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근로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설계하려는 유인이 사라지기 어렵다. 부산 청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면 1주일에 15시간 일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9명이 긍정적으로 응답한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청년들이 노동시간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노동시간이 제한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 11개월의 비밀: 퇴직금과 연차휴가 회피 유인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은 1년 이상 계속근로한 노동자에게 발생한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1년’이라는 기간뿐 아니라, 그 기간이 단절 없이 이어졌는지 여부, 즉‘계속근로’요건이다. 1년을 채우지 못하면 퇴직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연차휴가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노동자에게는 15일의 유급휴가가 부여되고, 근속기간이 늘어날수록 연차일수도 증가한다. 이러한 구조는 계약기간을 1년 미만, 특히 11개월 단위로 설정하는 관행과 맞물린다. 계약을 11개월에서 종료하거나 일정 기간 공백을 둔 뒤 재채용하는 방식은 그간 노동분쟁의 주요 쟁점이 되어 왔다. 공백기간이 형식적 단절인지, 실질적 계속근로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퇴직금 지급 책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노동권익센터의 「쪼개기 계약 실태 설문조사」에서 쪼개기 계약 경험자 중 11개월 계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비율은 18.1%이다. 또한 계약 종료 후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사람이 해당 업무를 수행한 경우는 62.1%에 달했다. 이는 업무의 지속성과 계약의 단절이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동일한 업무가 유지됨에도 계약만 반복적으로 종료되는 구조는‘계속근로’요건을 형식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부산지역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 노동실태조사」에서 1년 미만 계약 비율이 63.6%에 달했다. 현 직장에서의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비율이 57.2%라는 점은 계약의 반복적 단절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에서 경비노동자 10명중 6명이 1년 미만으로 계약하고 다니는 직장의 근속이 1년 미만인 비율이 절반을 넘는 수치인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업무가 지속됨에도 계약만 단절되는 구조는 노동자에게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초래한다. 11개월 근무 후 재고용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단순한 계약 갱신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1년’이라는 기준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언제라도 입주민의 민원 하나에 잘릴 수 있고, 쉽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고용불안은 결코 가벼운 고통이 아닐 것이다.

 

셋째, 회전문 고용: 무기계약 전환의 책임 회피 유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은 사용자가 동일한 노동자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로 사용할 경우, 해당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2년을 채우지 못하는 계약이 반복되고 있다.

「부산지역 쪼개기 계약 실태 설문조사」에서 1년 11개월 계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비율은 44.8%에 달했다. 이는 2년이라는 기준선 직전에 계약이 종료되는 현상이 상당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특히 쪼개기 계약이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이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33.6%)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서비스업(카페, 편의점, 음식점, 호텔등)(30.2%)이 뒤를 이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공적 영역에서 이러한 계약 관행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는 명확하다.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가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머무르는 것을 방지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고용의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2년 도달 이전 계약 종료, 일정 기간 공백 후 재채용, 용역업체 변경을 통한 고용관계의 형식적 단절 등의 방식이 나타난다. 그 결과 상시적 일자리가 인적 교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는‘회전문 고용’이 형성된다.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1년 단위로 재계약이 반복되면서 고용의 법적 지위가 매번 초기화되었다. 퇴직금은 지급되었지만,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고용의 안정성은 구조적으로 제한되는 방식이었다. 이는 금전적 보상의 문제를 넘어, 장기적 고용 안정이 제도적으로 어떻게 유보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3. 우짜꼬 : 공공부문부터 모범 사용자로

 

 

쪼개기 계약 현장에서 마주한 노동법은 노동자의 삶을 14시간이라는‘시간’에, 11개월이라는 ‘기간’에, 그리고 불안정한 계약직이라는‘지위’에 가두고 있었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기준선이 오히려 사용자로 하여금 그 보호망의 경계 밖으로 계약을 설계하도록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역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다행히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최근 정부는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근로시간’이 아닌 ‘소득(보수)’으로 전환하는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주 15시간(월 60시간)이라는 문턱이 사회보험을 가르는 경계값으로 작동해 온 만큼, 이러한‘시간에서 소득으로’의 전환은 쪼개기 고용의 중요한 유인 하나를 약화시키는 긍정적인 신호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초단시간 노동자(주 15시간 미만)를 퇴직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행 규정을 삭제하자는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주 15시간’, ‘1년’, ‘2년’이라는 예외 규정이 제도의 경계값으로 작동해 온 구조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숫자 중심의 보호 체계가 현장에서 어떠한 결과를 낳고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제도적 정비와 함께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2024년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모두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지역 노동정책 자치 시대를 선언했다. 각 지자체가 공통적으로 천명한 핵심 가치는 지자체 스스로가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과제를 남기고 있다. 최근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1년에 하루 이틀 모자란 기간으로 반복 계약을 체결해 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는 특정 기관의 일탈을 넘어, 제도의 경계값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앞선 부산노동센터의 실태조사에서 쪼개기 계약이 가장 많았던 업종이 ‘공공기관·지자체(33.6%)’였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의 입법 노력으로 제도의 틈새를 메우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현장에서 기준을 악용하는 관행을 멈추는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공공부문부터 예산 절감과 정원 관리라는 이유로 반복되어 온 단절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문서상의 노동정책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이 먼저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책임 있는 고용 원칙을 실천하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민간 영역에 가장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부산노동권익센터, “부산지역 아파트 경비․청소노동자 실태조사”, 2021년

참여연대,“부산지역 청년알바 실태 조사 토론회”자료집, 2022년 3월 10일

부산노동권익센터,“부산지역 쪼개기 계약 실태 설문조사”,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