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을 대 침체기에 빠뜨린 FTX 파산 사태가 한달도 되지 않은 지금, 다시 한번 거래소 파산이라는 공포가 퍼지고 있습니다. 이유도 비슷합니다. 거래소의 재정 건전성이 또 다시 우려를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상위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후오비는 최근 공개한 준비금 증명, 그러니까 보유 코인에 대한 블록체인식 증명에서 준비금의 43%가 자체 발행한 토큰인 HT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FTX 사태를 유발시킨 FTT의 과다 보유 사례와 유사합니다. FTX는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도 FTT를 과다 보유했는데 후오비는 아직까지 유사한 계열사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준비금 증명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확인받으려 한 바이낸스도 뜻밖의 부작용을 겪고 있죠. 준비금 증명 서비스를 제공한 다국적 회계법인인 마자르가 해당 서비스에 오해가 있다며 관련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바이낸스의 기존 준비금 증명 보고서도 삭제해 버렸습니다. 준비금 증명은 단지 가상자산 거래소 내에 집계된 코인이 잘 담보가 돼 있음을 보여줄 뿐이지 거래소의 자산 건전성이 높다는 결론의 근거가 될수는 없는데 대중들은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서비스를 중단한 마자르측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 거래소들의 자산 건전성 우려는 국내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특히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거래소들은 특금법 개정안 등에 따라 주기적으로 자산 현황을 공시하고 있습니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실명계좌 거래소들은 모두 지급준비율 100% 이상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해당 거래소 중 유일하게 고팍스가 제네시스 글로벌의 유동성 경색으로 스테이킹 서비스인 고파이의 출금이 지연되고 있지만 코인 거래가 아닌 별도 서비스이기 때문에 지급준비율과는 무관합니다.
단 실명계좌 거래소가 아닌, 코인 마켓을 운영중인 거래소는 얘기가 다릅니다. 분기별로 자산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지급준비율도 100% 이상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특금법 개정안과 금융위의 관리 감독은 사실상 실명계좌 거래소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사고 파는 분들이라면 최근 동향에 주의를 꼭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가급적 국내 실명계좌 거래소로 옮기는 방안도 추천합니다. FTX도 파산 전까지 이렇게 될 줄 아무도 몰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