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카카오는 빠르게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9월 14일에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직접 등판하여,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 철수하고 혁신 사업 위주로 재편한다고 발표하였고요. 문제를 불러일으킨 스마트 호출은 아예 서비스를 폐지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승계 의혹을 받던 김의장의 아들과 딸이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하는 등 완전히 백기 투항하며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작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카카오를 겨냥한 법안이 무려 9개가 계류 중이고요.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주요판 표적이 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정되었던 카카오 페이의 상장과 내년을 바라보며 준비하던 카카오 모빌리티의 기업 공개 둘 다 제동이 걸린 상황입니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렇게까지 여론이 돌아선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걸 반증합니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 규제에 공감한다는 응답 비중이 무려 51%로 과반수를 넘겼는데요. 이는 곧 카카오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 플랫폼 기업들을 향한 부정적 정서가 이미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하고요. 동시에 이들 기업들이 반드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카카오와 같이 묶여 두들겨 맞긴 하지만, 네이버는 그나마 공격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데요. 이는 이미 과거 유사한 이슈에 시달린 경험이 있던 네이버의 이해진 글로벌 투자 책임자가 국내 사업 확장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하도록 통제했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카카오만큼 표적이 되는 건 피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동시에 네이버의 사업 성장은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공격적인 액션을 취한 카카오는 빠르게 성장하며, 시가총액이나 실적 모두 네이버와의 격차를 좁히거나 한때 추월하기까지 했습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 플랫폼 기업들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합니다. 규제 리스크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더욱이 근 몇 년간 플랫폼 기업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많이 쌓인 상황입니다.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국회에서도 과도한 몰이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은 이슈를 끌기 위해, 빅테크 기업 때리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나 국정감사 시즌에 더욱 그러하지요. 따라서 너무 지나친 규제 법안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요. 골목상권은 보호하는 동시에, 혁신 사업에 대한 지원책은 동시에 강화되며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M&A 시장에서 변죽만 울리던 롯데가 드디어 큰 건을 하나 터트렸습니다. 지난 9월 9일 롯데가 사모펀드 IMM PE와 손잡고 가구업계 1위 한샘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IMM PE는 약 1조 3천억 원을 지불하고 한샘의 지분 30%를 사들일 예정이고요. 롯데는 이중 약 3천억 원을 분담한다고 합니다.

02 문피아도 팔리고, 밀리의서재도 팔리고
전문성 키우는 종합몰과 카테고리 확장하는 버티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