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2024.02.07.
입춘이 지나 봄이 오는가 싶더니 밤사이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렸어요.☃️ 하늘은 흐리지만 마음만은 맑게 지내기 위해 취미에 몰두하고 있답니다. 언젠가 《잠이 오나요》 이유리 작가님이 북토크에서 뜨개질을 하면 흘러가는 시간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아서 좋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저도 시간과 기억과 불안과 부침과 현종과 양규(의 XX💀)와 고려와 거란을 실에 걸어 컵홀더, 북커버, 이북리더기 파우치 등등으로 남기고 있어요.🧶

실이 한 줄 한 줄 엮여 멋진 편물이 되는 모습을 보며, 위픽 한 권 한 권이 모이는 그림도 상상하게 돼요. 우선 이번 달에는 50권의 위픽이 책장을 가득 채웁니다! 시즌1 50권 중 몇 권의 위픽이 님의 책장에 놓여 있나요?😉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문체로 문학의 경계를 흔들고 세상의 경계를 지우는 이문영 작가님의 〈루카스〉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다시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살리는 사람’이 된 응급구조사 애진은 그 바다와 그 골목에서 망각 깊이 가라앉은 이야기들을 다시 살리고자, 심장이 멈춘 이야기들 위로 두 손을 포개 올려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이야기가 다시 뛸 때까지 반복해서 압박합니다. 그날 친구에게 하지 못한 ‘그 말’을 심장에 담고, 응급구조사 애진이 뜁니다. 그 깊고 깜깜한 바다로, 응급구조사 애진이 뜁니다.
세 번의 젊은작가상과 2018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김성중 작가님의 신작 소설 〈두더지 인간〉을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약속된 인생의 단계를 밟아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를 찾지 못한 ‘나’는 무작정 세계를 떠돌다 어느 명상 캠프로 흘러 들어갑니다. 문지기 ‘탈리아’를 만나 지하로,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게 되는데요. 그곳에는 놀랍게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교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알’이라는 기도실을 만들고, 그 속에서 며칠이고 단식하며 자신의 내면으로 잠기곤 했죠.

캠프의 분위기에 감화된 ‘나’는 명상과 노동, 잠과 꿈으로 이루어진 생활에 만족하며 몇 달 동안 머무릅니다. 그러나 겨우 얻은 이 평화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문득 알을 깨고 침입한 외부인, ‘루이사’ 때문에 말이에요. 루이사는 캠프의 충격적인 진실을 ‘나’에게 들려줍니다. 루이사 일행과 함께하기 시작한 ‘나’는 서서히 캠프의 어둠이 아닌, 친구들과의 떠들썩한 미래나 연인과의 사랑을 더욱 원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신자, 예수를 은화 30냥에 팔아넘긴 제자 유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돈을 버린 뒤 자살했다고 하죠. 무엇이 행복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 찾아오는 깊고 깊은 어둠의 미로, 그 끝에는 과연 밝은 지상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을까요?
저는 지하에서 함께한 형제들을 데리고 이 땅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것이 초대교회입니다. 1층과 2층을 만드는 데 5년, 그다음에는 늘어난 신자들과 지상으로 복귀한 신자들의 도움으로 캠프 건설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간 사람의 수는 만 명을 넘고, 그 가운데 계시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빛 속에서 말씀을 듣습니다. 말씀은 어둠 속에, 두려움 속에 계십니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 빛을 찢어 당신에게 다가오십니다. 그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는 어둠 속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알 속에서 스스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 레아 : 다이어리 속 체크리스트가 널널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곳은 바로바로 여름 나라 태국!! 짧은 일정이었지만 잠깐 추위를 피해 더운 날씨를 즐기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어요(망고라든지, 망고라든지, 망고……🥭).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출근해보니 글쎄, 제 책상에 천 쪽짜리 교정지가 놓인 게 아니겠어요?😱 디자이너님과 서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다시 달려갑니다!!


🍙 서니 : 감기🤧와 위염😵‍💫과 식도염🔥의 컬래버로 뜨거운 한 주를 보냈어요. 소문난 얼죽아 회원인 제가 며칠간 아아를 금지당하다니…….(지금은 마시는 중!) 요즘 일요일마다 한 작가님과 《반란의 매춘부》 독서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약물 사용과 금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어요. 왜 어떤 약물은 금지당하고, 어떤 약물(술, 담배, 커피 등)은 아닌 척 적극 장려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요. 저희가 찾은 답은 ‘노동과 생산에 방해되는가, 도움되는가’였는데요. 하루를 더 가뿐히 보내기 위해 커피잔 드는 손을 멈추게 되는 이야기죠?


🐿️ 소연 : ((((((((((휴가 중🌴)))))))))


🐯 엘라 : 마감하고 이틀간 포럼에 참석했었는데요. 거기서 《창신동 여자》👁️‍🗨️를 쓰신 최현숙 작가님을 뵈었지 뭐예요! 교육과 주거권에 관해 들은 날이었거든요. 포럼에서 들은 내용을 소화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작가님께서 지혜를 나눠주셔서 좀 더 깊이 고민할 수 있었어요.😜 휴가에서 돌아와서는 곧장 장편소설 시놉시스와 새로 받은 원고 한 꼭지를 읽었어요. 그런데 세상에, 소설 시놉시스와 에세이 원고와 포럼에서 들은 내용 들이 겹치는 게 아니겠어요?! 이게 무슨 위픽 유니버스인지!🌏 님도 위픽 유니버스에 살고 있나요?


🌷 은혜 : 현호정 작가의 《삼색도》🍑 완독회 접수 중입니다.🎊 신청은 여기로👉 링크📌 다시 시작된 마감 모드.💦 《고양이가 보았어》 마감 준비가 한창입니다. 작품은 초판 1939년에 출간된 고전 추리소설이에요.🦉 고양이가 등장하는 미스터리로는 초기작 중에서도 초기작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전 동물을 아주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교정을 보다가 고양이 ‘서맨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맘속으로 “너무 좋아”를 외치며 작업했어요. 어느 날은 진짜진짜 피곤한 상태로 ‘마감해야 해!’ 하면서 교정지를 펼쳤는데, 너무 재밌어서 모든 피로 잊고 ‘이것이 바로 힐링~’ 해버리고야 만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 은혜 : 조현아 작가님의 《밥줄광대놀음》을 소개합니다. 오래전에 민속촌에서 높은 줄에 매달려 줄타기를 하는 전통 놀이를 관람한 적이 있어요. 아슬아슬하게 흘러가는 공중 묘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장기가 간질간질해지는 긴장감을 줬죠.😵‍💫 작품 《밥줄광대놀음》에서는 자신의 ‘밥줄’을 걸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트리밍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천재소녀 #고물상 #가업 #MCN #스트리밍방송 #토론회

이번 작품의 주요 키워드를 나열해봤어요. 이 키워드들이 어떻게 이야기로 만들어질지 연상이 되시나요. 처음 이 작품을 받고 이야기가 여기에서 저기로, 저기에서 다시 여기로 터프하게 옮겨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인공들이 고물상 이야기로 향하는 듯하다가 방송 토론회를 둘러싼 이야기로 쑥 빠지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거죠. 사건이 거침없이 전개되는 와중에 작품은 계속해서 민솔과 그의 친구들의 소중한 일터인 고물상으로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그야말로 ‘밥줄’을 강하게 움켜쥔 채 땅으로 낙하하지 않기 위해 일상을 묵묵히 살아내는 사람들의 삶으로요.

작가님의 작품은 단편소설 〈무한마계지하던전〉으로 처음 접했었는데요. 읽으면서 쿡쿡 끊임없이 웃었던 기억이 오래 남아 위픽으로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이번 작품에서도 밥줄이나 생계를 지키겠다는 비장한 마음은 결코 진지하게만 그려지지 않아요.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재치 있는 언행들 속에서 피식 지어지는 웃음도 함께 기대해주세요!

💌 조현아, ‘작가의 말’에서


누구는 밥줄 때문에 줄에 오르고, 누군가는 밥줄 핑계로 그 사람을 무대에 올린다. 또 다른 사람들은 ‘밥줄의 진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위태로운 쇼를 관람한다. 한편으로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사회적 생명을 걸어서라도 주장하고 싶은 게 있어 줄타기에 참여한다. 욕망과 모순으로 소용돌이치는 ‘공론장’이 기묘하리만큼 자본주의 논리에 복무하는 모습을 써보고 싶었다……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저질러 버리는 괴짜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책상 옆 서가에는 이제 곧 50권으로 첫 1년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위픽 45권이 나란히 꽂혀 있습니다. 어느 곳을 떠올리든(예를 들면 삼척이라든가), 어느 때를 떠올리든(크리스마스가 제목에 들어간 작품만 둘이랍니다), 맞춤한 위픽 하나를 가볍게 골라 함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그렇지 않더라도 그저 눈길 가는 제목이나 색깔에 끌려 꺼내 든 위픽에서 하루의 공감과 위로를 얻기를 희망하는 마음입니다.

물론 이런 기대는 늘 어긋나기 마련입니다. 이번 주에 돌아보는 다섯 번째 위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은 제목과 크리스마스 트리 색으로 만들어진 표지가 모두 크리스마스에 읽어보라고 말하는 듯하지만, 이야기는 얄궂게 층간 소음으로 이어집니다.

‘내 집 마련’ 같은 행복은 그 과정을 켜켜이, 아주 오랫동안 쌓아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깨뜨리는 층간소음 같은 불행은 단계가 없었다.
이런 문장을 만나리라고는
상상력은 층간소음을 줄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혐오와 분노는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 소설은 거기에서 출발했고, 크리스마스의 은총이 아래층 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는(제일 위층 사람은 극소수다) 우리에게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런 작가의 말을 만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오늘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퇴근길 위픽 하나를 고심 끝에 고릅니다.

  
📆 연휴에 뭐 해요?

🐯 엘라 : 지난주 위픽X독파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다정한 말씀들 모두 위픽 편집부에 잘 전달되었어요.🥰 아껴주신 만큼 2024년에도 예쁘게 만들어볼게요!🏳️‍🌈


이제 곧 설이에요! 혹시 그간 신년 목표들을 못 지키셨다면 이번이 기회입니다. 설이 지나야 진짜 새해잖아요?🐉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밀린 읽을 거리도 신나게 읽어요. 저희 집에선 설에 만두를 빚거든요. 꼭 김치가 아니라 생 배추를 넣어서요. 시판 만두피도 쓰지 않고 반죽부터 손수 치대야 해요. (약간 《할매 떡볶이 레시피》 생각나지 않나요?🥣) 고명을 따로 올리지 않아도 모든 게 만두 안에 다 들어 있죠! 떡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만둣국을 먹어서 그런지 만두를 빚어야 설 기분이 나서요, 부모님 댁에 안 가도 집에서 가끔 만들어요.


1월에 바빠서 미뤄두었던 독서도 다시 시작이에요! 이것저것 넣었다 뺐다 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 골라볼까 봐요.😝


지난 설에 빚은 만두와 연휴에 읽고 싶은 책들

이번 주엔 ‘ 님의 연휴’를 슬쩍 보여주세요. 먹고 읽고 나눈 이야기들을 전해주시면 그다음 주에 나눠볼게요! 멀리 가시는 분들 모두 조심히 다녀오시고 못 쉬는 분들은 식사라도 잘 챙기시고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위픽은 이벤트 중!
    🛝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신청하러 가기
    🔑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신청하러 가기
    🕊️ 최진영 《오로라》 신청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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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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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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