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북플러님만의 북플래터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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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소설/영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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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흐릿해지지만 당신은 계속 걸어가야 한다.
- 푸른 들판을 걷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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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클레어 키건은 아일랜드 소설가로, 간결하고 섬세한 문체로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묘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 등이 출간되어 있어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은 가장 최근 출간된 작가의 신작 <푸른 들판을 걷다> 예요.
총 7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아일랜드 시골이 배경이에요. 우중충한 아일랜드 시골 날씨처럼 내용이 무거워서인지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어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족 관계’가 아닐까 해요. 각 소설에 등장하는 가족 관계는 순탄치 않은데요. 가부장적인 아일랜드 사회의 아버지 상을 대변하는 인물들, 그리고 이를 겪는 여성 혹은 자녀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아일랜드 사회가 가부장적인 면모만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소설을 통해 아일랜드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가부장적인 현실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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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상처를 받지만,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선택을 해 나가요. 단편 <작별선물>에서는 집에서 성적으로 학대를 당하던 딸이 몰래 집에서 사육하던 동물을 팔아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요. 또 다른 단편 <삼림 관리인의 딸>에서는 아내가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존중하지 않는 남편이 남에게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비밀을 마을 사람들에게 폭로하죠. 이들은 한 방에 현실을 돌파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저 푸른 들판을 묵묵히 걷듯, 그렇게 삶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 나가죠.
키건은 감정을 과하게 설명하지 않고 암시적으로 표현해 독자들에게 상상과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린 <푸른 들판을 걷다>도 폭력적이고 어두운 현실로 인한 인물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만의 매력이 드러나는 책이었어요. 읽으면서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현존하는 폭력의 문제를 예리하고 담담하게 직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독서였어요.
- 에디터 민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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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홋카이도 남자휴식위원회, 생각정거장
에세이/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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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삿포로 여행에서는 현지인처럼 이곳 생활을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고, 그래서 여행책자에 소개된 관광 명소는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며칠 동안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실상은 '판에 박힌 듯 관광지 느낌이 나는' 명소들이 이곳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애써 그런 곳을 피해 다니기보다 차라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그 도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 느긋하게 홋카이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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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 저 휴가 다녀왔어요!🛫 요즘 여행지 정보는 인스타그램에서 얻는 게 국룰이라지만, 여행지가 담긴 책 한 권을 들고 떠나는 건 그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
제가 다녀온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최북단 섬에 위치한,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예요. 러브레터의 오타루 운하, 비에이 겨울나무 등 끊임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대표적인 겨울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죠.
이 책은 ‘휴일’을 주제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세 명의 젊은 대만 예술가들이 홋카이도의 특색을 담은 30일 간의 여행기에요. 화려한 관광지를 훑는 대신 일상같은 여행을 추구하죠.
잠시 머무를 숙소를 자기 방처럼 꾸미고, 전날 밤 동네 슈퍼에서 사온 재료로 아침 식탁을 차리고, 대학 학생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골목의 작은 책방에 앉아 온종일 책을 읽고, 그렇게 하루를 보낸 후 제 집 같은 숙소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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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여행을 한 그들의 일기에서는 흔한 여행기에서 볼 수 없는 현지 청년들의 편집샵, 산지 직거래 장터, 농장에서의 하루가 담겨 있죠. 무엇보다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다니며 삿포로에서 제가 느꼈던 것은, 모든 책은 저마다의 궁합이 있다는 것! 어디서나 느긋한 여행을 하는 저와는 이렇게 도시의 숨은 일상을 보여주는 책이 가장 잘 맞았어요.
북플러님도 다음 여행엔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여행 책을 한 권 가지고 함께 떠나보시는 건 어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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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의 삿포로 최애 여행지💭
북플러님, 삿포로에 갈 계획이 있다면, 홋카이도 대학을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해요.
점유 면적만 177만㎡에 달하는 이곳은 삿포로역 북쪽 출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죠. 무엇보다 정문에서부터 쭉 뻗은 길을 따라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버드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눈길 가는 곳마다 녹음이 짙게 드리워진 캠퍼스 풍경이 순간순간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어요.
아무런 걱정 없이 자전거로 캠퍼스를 누비던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던 곳! 저에게 삿포로는 푸르른 녹음으로 남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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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열림원
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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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모든 무미건조하고 덧없는 것들 속에서
사랑은 풀잎처럼 영원한 것이니까.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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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북플러들에게 공감이 되고 마음에 위안이 될만한 시집을 추천해 드려요.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꽤 널리 알려진 시집인데요. 일상적인 주제와 자연, 인간의 내면, 사랑과 같은 감정 등을 주제로 다룬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시인이죠.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이 책은 류시화 시인이 직접 쓴 시를 펴낸 책이 아니라, 시인이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잠언시를 엮어서 펴낸 책이에요.
북플러님, 잠언시가 무엇인지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잠언시는 짧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삶의 지혜나 도덕적인 교훈을 전하는 시 형식이래요. '잠언'(箴言)은 바늘잠과 말씀언의 한자어로, 바늘을 찌르는 말씀이란 뜻이라고 하는데요. 독자들이 삶의 지혜에 대해 명상하고 탐구할 수 있게 가르침과 교훈을 주는 시라고 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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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마더 테레사나 릴케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부터 고대 왕, 인디언, 에이즈 감염자, 신부, 그리고 작자 미상의 시인까지 다양한 시인이 쓴 잠언시가 담겨있는데요. 이렇게 각 시가 쓰인 지역과 시대는 모두 다르지만, 삶에 대한 통찰력이 깊게 묻어나온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것 같아요.
읽고 나서 좋았던 시와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북플러님에게 공유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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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신조> - 로버트 풀검
나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
신화가 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꿈이 현실보다 더 강력하며
희망이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걸 나는 믿는다. 이것이 내 인생의 여섯 가지 신조이다.
📝지식 그 자체보다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바탕이 되는 상상력의 힘에 대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꿈의 힘에 대해,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도 남아있는 강력한 사랑의 힘에 대해 공감하며 읽은 시. 북플러님에게도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는 별개로 간직하고 있는 신조가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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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직장에서 당장 풀리지 않는 듯한 일,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과의 사소한 다툼 등. 풀리지 않는 인생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것을 겪어내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럴 때, 그 문제를 겪어내는(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나는 좀 더 성숙하고 달라져 있을 거야! 라고 생각하면 그 버거움이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아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고 제대로 겪어내겠다는 담담한 태도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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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 아몬도 타다시, 샤론 도 제공
"한밤중에 자꾸 잠이 깨는 건
정말 성가신 일이야."
한 노인이 투덜거렸다.
다른 노인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는 데
그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 안 그런가?"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낄낄거리고 웃었다.
📝꼭 심각하고 진지한 시가 잘 쓴 시는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게 한 시. 똑같은 일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렇게 재미있는 은유로도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흔히 접할 수 있는 메시지라 진부할 수 있는 '긍정의 힘'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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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추천한 북플러들은 어떤 시가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해요. 저는 이 시집을 앞으로 가방에 갖고 다니면서, 자기 전에 머리맡에 두면서 두고두고 읽어볼 것 같아요. 명상을 하는 효과를 주는 책, 언제 읽어도 삶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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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멍도 하고 책멍도 할 수 있는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를 소개해 드려요. 서울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야외도서관 모델로, 도심속 자연에서 책과 문화를 즐기는 야외도서관인데요. 그림책, 교양도서, 소설 등 다양한 책들이 책바구니에 비치되어 있고 편히 앉을 수 있는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야외에서 책을 즐기기 제격이랍니다.
11월 10일까지 매주 목금토일 11:00 ~ 18:00에 운영된다고 하니, 아직 방문하지 못한 북플러들은 방문해보세요. 밤 시간대에 방문해도 은은한 조명과 좋은 음악이 함께하니, 분위기 좋은 책 공간을 찾고 있는 북플러들에게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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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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