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루스벨트 가문의 주치의는 그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싶어 했어요”

3. 모든 역대 대통령이 그랬듯, 루스벨트는 자신이 접하는 정보의 질이 고민스러웠다.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의도에 따라 정보가 오염될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4. (그렇게) 신뢰할 만한 정보에 굶주렸던 루스벨트는 수많은 여론 수렴 창구를 통해 민심을 확인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5. 루스벨트는 ‘진짜 현실’을 알려줄 정보원들을 공격적으로 발굴했다. 기업가, 학자, 친구, 친척 등 연방 정부를 벗어난 사람들로 정보망을 구축했고, 그들은 관료주의 체제 바깥에서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다.

6. (특히) 루스벨트는 장관들을 건너뛰고 부처의 직급이 낮은 직원들과 관계를 맺기로 유명했는데, 그럴 때 장관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내무부 장관을 지낸 해럴드 이커스는 회고록에서 대통령이 자신과 먼저 상의하지 않고 내무부 직원들을 부른 일로 무척 화를 냈다고 밝혔다.

7. 한 백악관 직원은 정보의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하던 루스벨트를 이렇게 회고했다. “대통령께서 복잡한 사안이 있으니 전모를 파악해달라고 지시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2~3일 동안 열심히 알아보고, 숨어 있던 흥미로운 사실을 한 조각쯤 찾아내 내놓으면 대통령께선 이미 덩어리 전체를 훤히 알고 계셨어요. 정보원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까지 말이죠.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으니 정보 관리에 온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8. (또한) 루스벨트는 이전 대통령들보다 훨씬 더 전략적으로 편지를 이용했다. 그에게 편지는 곧 정보원이었는데, 루스벨트는 라디오 연설이 있을 때면 국민들을 향해 개인적인 생각을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국민들은 정말로 그의 말을 따랐다.

9. 그렇게 백악관에는 하루 평균 5000~8000통의 편지가 배달됐는데, 편지 숫자가 줄면 루스벨트는 고문들을 닦달했다.

10. 루스벨트는 편지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주제와 태도에 따라 분류시켰고, 이렇게 통계 분석을 거친 자료는 ‘편지 브리핑’을 통해 (숫자로 정리되어) 그에게 전달됐다.

11. 그러나 루스벨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편지의 일부를 손수 검토했다. 직접 읽은 편지들은 정보에 질감을 더해줬다.

12. (숫자를 통해) 사안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한다고 해서, 그 감정의 온도까지는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숫자는, 그게 걱정인지, 짜증인지, 분노인지, 격분인지 등의 미묘한 감정 차이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13. (이처럼 루스벨트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보다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그것은 그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중요한 무기가 됐다)

- 칩 히스 외, <후회 없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