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코로나 안전 문자를 처음 받은 날이 1월 23일이네요. 벌써 6개월이 지났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정신적 피로감도 큽니다. 휴가 계획도 세우지 못하는 요즘, 스스로 자유롭고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재해는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혼자 극복할 수 없는 문제였기에 공동체 의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죠. 개인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인식도 깊어졌고요. 신천지 교회나 이태원 클럽 사태에서 보듯 한 사람의 행위가 그 한 사람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보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지요. 이 책은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 박병준 회장 등 8명의 철학박사들이 마음 방역을 위해 토론한 결과물입니다.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의 변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성찰했어요. 저자들은 전염병의 종식은 의학이 아니라 철학의 단계에서 끝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감염으로 인해 새로운 예절, 새로운 상식, 새로운 소외가 뉴노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블루, 철학의 위안》 박병준, 김세서리아, 신승환, 이진오, 정현석, 최성환, 홍경자, 홍준기 지음 장자는 중국철학사에서 '개별자의 자유'를 탐구한 최초의 철학자입니다. 개별자의 자유는 인간 행복의 전제 조건이죠. 이 책은 장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현대의 우리가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를 탐구했습니다. 북명과 남명, 비움의 철학, 시선의 감옥, 상처의 치유 등 장자 철학의 핵심 키워드를 통해 '어떻게 생명을 온전히 보전할 것인가'와 '어떻게 자유를 확보할 것인가'와 같은 장자 철학의 질문에 답을 구하고 있어요. 장자가 살던 전국시대와 비교하면 요즘 세상은 더 없이 안전하고 풍족합니다. 하지만 욕망의 크기가 비대해진 만큼 사람들은 더 불안하고 불행하죠. 저자는 장자가 현대인이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는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장자의 말처럼 허명에 지나지 않은 소유론적 태도를 버리고 잃어버린 자연의 본래성을 되찾으면,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자로 읽는 행복》 박혜순 지음 실학의 대가였던 다산의 삶은 그야말로 험난했습니다. 1801년 신유옥사로 수많은 천주교 신도들이 사형을 당했을 때 다산의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어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을 안은 채 유배의 길에 올랐고요. 유배지에서도 삼엄한 감시 아래 살았고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되었어요. 그런 상태가 무려 18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산은 유배지의 고난을 도리어 자아실현과 자기완성의 기회로 승화시킵니다. 비탄에 빠지지 않고 나름의 행복을 즐겼어요. 또 한편으로는 가정의 행복과 공공의 행복을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어떤 방식으로 트라우마를 치유했는지 네 장에 걸쳐 보여주고, 그가 추구한 행복의 길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다섯 장에 걸쳐 알려줍니다. 다산의 행복론을 따라가보면 실학자가 아닌 인간 정약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산, 행복의 기술》 장승구 지음 ≪채근담≫은 명나라 사람 홍응명이 알려진 글을 골라 자신의 생각을 함께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을 먼저 옮긴 조지훈은 ‘현대인의 융통성 있는 생활 윤리서’, 만해 한용운은 ‘조선 정신계 수양의 거울’, 김원중은 ‘수신과 처세의 고전’이라 평했죠.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소확행의 바이블'입니다. 이 ‘채근담’이 중국의 피카소 치바이스(제백석)의 그림 365점과 함께 완전 새로운 우리말 번역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디지털 시대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어요. ≪채근담 하룻말≫에는 살면서 한번쯤 절실하고 간절하게 마음에 품었던 구절들이 가득합니다. 하루에 한 편씩 그림과 함께 글을 음미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돈하는 책입니다. 제백석(치바이스, 1860 ~ 1957)은 중국화의 거장입니다. 2018년 베이징 경매에서 그의 그림이 1530억으로 낙찰되며 중국 회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채근담 하룻말》은 제백석의 그림 365점을 실으며 화가의 천재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가 그린 벌레, 꽃, 풀, 새, 산, 강, 사람 등 그 구도의 과감성과 묘사의 섬세함, 작품의 높은 직관력이 생생하게 드러나 직접 보시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거에요. 《채근담 하룻말》 홍응명 지음, 제백석 그림, 박영률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