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아름 결혼하다>(감독 박강아름)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74 〈박강아름 결혼하다〉
9월 1일 오늘의 큐 💡
Q. 부장...니가 왜 여기서 나와? 🙃

님, 오늘 소개할 영화는 프랑스에서 신혼을 보내는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5년 전, '나는 왜 애인이 없을까?'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감독 박강아름이 2021년, 그 작품을 함께 작업한 성만과 결혼하여 프랑스에 정착하는데요. 말만 들어도 라비앙로즈🌹 장밋빛 인생 그 자체 아닌가요?😍 
그.런.데...이 사랑과 낭만의 나라에서 대체 무슨 일이? 성만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죠. "나는 이 집의 식모입니다."🧹 부장님보다 무서운 그 존재...가부장제의 망령이 여기까지 오다니요?👻 어라, 근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방금 '식모 선언'을 한 건 아름이 아니라 남편 성만이라는 걸요!

"결혼이 죄는 아니자나😫!" 아름은 성만과 자신이 이룬 가족의 현재를 진단하기로 합니다. 바로 영화를 통해서요. 화면으로 만난 성만과 아름의 모습은, 글쎄요. 상상하던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성만과 아름이 아닌 다른 이들이 보기엔 더더욱 특출나죠. 아름은 정말 권위적인 '가모장'이 된 걸까요? 출산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영화도 만들고, 변화하는 몸과 여전한 월경을 버텨야 하는 박강아름은 어떻게 하면 좋은 '아내'가 될 수 있는 걸까요? 박강아름의 실험, 만나보실래요?

또 하나의 멋진 실험을 이어가는 사람이 있죠. 세계적인 배우, 그런데 엄마이자 아내이자 딸까지 맡아버린 이 사람. 바로 문소리입니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건 갈수록 벅찬데 어째서인지 배우로서의 일은 갈수록 좁아집니다. 이대로 멈출 순 없다, 문소리 배우는 자신을 주연으로 삼아 '감독 선언'을 합니다.💃 <여배우는 오늘도>까지 소개해드릴게요.

오늘 소개된 영화들을 보고 나면 작은 용기가 생기는데요😌 이런 실험들 덕분에 우리는 더욱 다양하고 재밌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거겠죠? 님. 인디즈 큐와 함께 독립영화의 실험들을 지켜보아요!

가부장, 니가 왜 여기서 나와?
〈박강아름 결혼하다〉

박아름도 강아름도 아닌 박강아름이 결혼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아름은 프랑스 유학도 가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은 30대. 아름을 따라 흔쾌히 파리로 건너온 성만과 함께 그의 바람은 전부 현실이 된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사는 아름의 결혼생활은 과연 행복할까?
불어에 능통하지 못한 성만은 당장 사회생활을 할 수 없으니 자연스레 집안일을 전담하고, 불어가 가능한 아름이 예술학교를 다니며 집안의 경제와 행정을 담당한다. 두 사람의 역할 분담은 퍽 민주적이다. 아름이 보리를 임신하고 입덧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에 입원해 사흘간 수액을 맞고서야 음식물을 삼킨 이야기나 출산을 앞두고 지독한 변비에 걸려 변기에 앉을 때마다 성기가 빠질 것 같은 고통에 힘들어하는 아름의 심경을 같은 여성으로서 헤아려보는 것도 거기까지였다. 점점 성만을 대하는 아름의 행동이 불편해졌다.
 
독박육아, 독박가사에 지친 성만은 자조적으로 이 집의 ‘식모’라고 말한다. 아름이 학교에서 먹을 도시락 2개를 매일 챙겨주던 성만이 마치 그동안 불성실하기라도 했던 것 마냥 ‘오늘은’ 서포트를 제대로 해 달라는 아름의 요청이나 정혈 기간이라 따뜻한 걸 먹고 싶었는데 식탁에 올라온 냉파스타에 울컥 치밀어 면을 집어던진 행동은 집안의 평화를 깨뜨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아름이 성만에게 자신도 집안일을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지점에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상황이 우스웠던 게 아니라 내 불편함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름이 성만을 대하는 태도가 가부장적이라면, 끊임없이 아름의 행동에 의문을 갖는 나 역시 가부장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엄마가 아이를 앞에 두고 왜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할까, 남편이 저렇게 ‘헌신’하는데 왜 아내는 남편에게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할까. 전복된 성 역할을 익숙한 성 역할의 잣대로 다시 평가하는 나를 깨닫고 나니 다큐멘터리는 비로소 코미디가 됐다.
(...)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한 채 아름과 성만, 보리와 개 슈슈까지 비 내리는 덩케르크 해변에 도착한다. 몸이 아픈데 비 오는 바다를 보러 가는 게 이해가지 않는 성만과 바다를 보러 왔으니 무조건 가야한다는 아름. 의견이 분분한 두 사람 사이에서 모래사장에 바퀴가 박힌 유아차는 중립국처럼 보인다. 바퀴는 끝내 구르지 않고 두 사람은 유아차를 들어서 옮긴다. 뒤뚱거리는 두 사람의 걸음은 마치 그들의 결혼 생활을 축약한 것처럼 보인다. 순탄하지도 경쾌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함께 걷는다. 다큐 속 박강아름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두 사람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지만 폭우를 헤치고 나아가는 각자의 걸음걸음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인디즈 은다강
여배우는 뚠뚠, 오늘도 뚠뚠...열심히...일을 하네🐜
엄마로, 아내로, 장녀로, 그리고 배우로 열심히 살아온 문소리.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라는 찬사를 듣지만...왜 작품은 안들어오는 거죠?😕 40대 여성이 되자 스르륵 줄어드는 캐스팅과 이어지는 뻔한 캐릭터!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 문소리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체력도 자존감도 떨어지고, 영화에 대한 애정도 떨어졌나 싶은 시기였어요. 그걸 극복해보려고 대학원에 갔죠. 그때 영화를 공부하면서 애정을 회복했던 것 같아요." 배우 문소리가 되기 위해 감독 문소리가 된 그녀,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여배우' 문소리의 영화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세요!💃

여성들은 오늘도
<여배우는 오늘도>와 <박강아름 결혼하다>
 
결혼과 출산을 한 사촌 언니와 어느 날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조카가 3살 무렵이었다. 언니는 3년 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고 말했다. 임신, 출산, 육아 때문이었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어두운 공간에서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2시간은 언니에게 없었다. 나에겐 그 말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이자 며느리, 그리고 그 거추장스러운 호칭들 속의 나.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떠나도 문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결혼과 출산, 그 이후의 ‘나’의 오늘은 어떤가.

박강아름 감독과 문소리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로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주 사적인 결혼생활을 보여주는 <박강아름 결혼하다>와 밥상이 귀해져서 스스로 밥상을 차린 <여배우는 오늘도> 이 영화들의 여성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아간다. 영화가 끝나고 남은 고민들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이 어렵지만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고민을 제시해 준 영화들의 결말이 여성들의 비혼, 비출산으로만 끝나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선택이 비혼과 비출산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다른 개인의 선택 때문이길 바란다는 뜻이다. 같이 유모차를 들고, 다시 달려보는 여성들을 보면서 우리 함께 고민해 보자. 여성들의 다른 내일을 위해서 말이다.

인디즈 이호진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 71분
배우 문소리는 오늘도 며느리, 딸, 엄마, 아내 역할로 만취 상태다. 정작 맡고 싶은 배역의 러브콜은 끊긴 지 오래고, 일년에 작품 한 개도 겨우다. 게다가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 타이틀도 십팔년차 중견 여배우로 교체된 판국. 트로피 개수 만큼은 메릴 스트립 부럽지 않은 그녀지만, 연기력과 매력 사이 자존감은 점점 흔들리기만 하는데... 
어제는 날았고 오늘은 달리는 그녀의 자력갱생이 시작된다!
💡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에서 관람 가능! 이용하시는 OTT 서비스에 검색해보세요 :)
박강아름은 어떤 사람일까?
박아름도, 강아름도, 아헝바껑도, 바까아뚬도 아닌, 하지만 모두 될 수 있는 원앤온리 박강아름!
박강아름 감독을 사랑하는 찐팬이 여기 있습니다🤭 정규앨범 준비로도 바쁜데, 박강아름 감독의 신작 음악작업을 위해 발벗고 나선 뮤지션 이랑!🎼 두 사람이 함께 한 인디토크를 기록했습니다. 읽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더욱 박강아름을 좋아하게 되실 걸요?

사진 출처: 지니뮤직 매거진 '<박강아름 결혼하다> OST 발매기념 이랑 X 박강아름 인터뷰' 
"자기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남편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그 사람이 힘들어 하는 모습까지 담아내는 게 전 되게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단순하게 ‘이 집은 여자가 가모장인 집이고, 남편은 불쌍하다’라는 식으로 얘기가 끝나지 않길 바랐어요. (...) 그리고 제가 받은 푸티지에는 편집 되지 않은 날것의 모습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것까지 찍는 게 너무 신기했거든요. 아름씨가 너무 멋지고 용기 있게 느껴졌어요. 의미 있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이 프로젝트가 너무 훌륭하단 생각에 내 노래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아름씨가 이기적이고 성만씨는 불쌍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로만 느껴지지 않게 이 작품을 어우르는 노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거 같아요."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 93분 | 2016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고 싶은 아름. 그러나 소개팅은 오늘도 실패다. 친구들은 그에게 조언한다. 너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너는 너를 꾸미려고 하지 않아! 정말로 내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예쁘지 않아서일까? 아름은 그야말로 ‘온 몸’을 내던져 외모실험 프로젝트를 감행하는데... ‘TV에서는 절대 본 적 없던, 이런 나의 몸’을 바로 쳐다보는 것에서 시작한 이 흥미로운 실험의 끝에서 우리는 시선과 욕망이라는 거대한 감옥에 갇힌 자신을 만나게 된다.
여성영화 심화학습, 하반기도 가보자고 💪
여기, 물보라를 일으켜 🐬
여성영화를 말하다

5월부터 네 번의 강연을 마친 여성영화를 말하다! 슬슬 쌀쌀해지는 날씨에 따뜻한 포스터로 돌아왔습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우리를 생각하면 매서운 겨울도 마냥 무섭지만은 않은데요👭
9월 4일 오후 2시, 다섯 번째 시간에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 상영 후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나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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