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 고시촌에 둥지를 튼 ‘참소중한...’입니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에서 기존의 사목방식을 벗어나 새롭게 대학동 고시촌에 1인 가구, 특히 중장년들을 위한 쉼터로 만들었습니다. 책임자는 올 2월에 고시촌 담당으로 발령을 받은 이영우 신부입니다.
단체 설립 목적, 주요사업, 그리고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궁금합니다.
‘참소중한...’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원칙’인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의 정신에 따라 열악한 주거환경과 독거 중장년들이 겪는 고립감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참소중한...’ 쉼터는 미완성의 공간이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입니다. 점, 점, 점(...)은 이곳을 이용하는 한 분 한 분들이 참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참소중한 나, 너, 우리, 공간, 시간, 관계를 통해 참소중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많은 실패와 좌절과 경제적 어려움과 열악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신의 소중함을 잊고 오히려 자책하고 증오하며 살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나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족하고 상처투성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롭게 발견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 때 삶에 의미를 찾고 새롭게 출발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소중한...’에서 누구든지 존중받고 사랑받음으로써 나와 너와 우리를 새롭게 발견하고 더불어함께 살아갈 힘을 얻는 공간과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요활동, 그리고 최근 활동이 궁금합니다.
‘참소중한...’은 주요활동보다는 공간에 들어오는 순간에 한 사람으로 존중받고, 배려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편히 묵을 수 있는 주거권뿐만 아니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차와 커피와 간단한 먹거리를 해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수의 사람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간으로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그래서 맛난 커피와 차와 라면, 즉석밥 등을 누구나 편하게 마시고 먹고 쉬고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자리, 사랑방이 주요활동입니다.
마을에서 만나는 마을, 사람들에 대한 생각, 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대학동에 독거중장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또한 <해피인>을 통해서 밥상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그 모인 사람들 몇몇이 중심이 되어 주민들 자조모임인 ‘소행모’(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모임)가 발족했습니다. 그 소행모의 아지트가 ‘참소중한...’ 쉼터입니다. 자주 만나면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찾다가 봄에 ‘해피로’ 만들기 작업을 했습니다. 지역에서 나무와 기계와 꽃들을 지원해 주셔서 ‘소행모’ 회원들과 함께 나무화분을 70여 개 만들어 꽃길을 만들고 분양도 했습니다. ‘소행모’ 회원들은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신의 이야기와 주장을 하기 보다는 투명인간처럼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서툴고 어색하지만 함께 나무를 자르고 나사를 박고 화분을 한 개 한 개 땀 흘리며 만들고 예쁜 꽃을 심고 꽃길을 보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 친밀해지고 웃게 되고 보람도 느끼고 자존감도 생기고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소행모를 중심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저 역시 이 지역의 독거 중장년으로 꽃길 작업을 하면서 ‘소행모’ 회원들과 가까워졌고 ‘소행모’ 회원이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1인 가구들이 겪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건강에 대한 문제, 열악한 주거 공간, 외로움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하루 아침에 갑자기 해결하기는 힘듭니다. 일자리와 건강권과 주거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정책을 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단은 이곳에서 사는 것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지금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주민이 중심이 되어 신명나는 동네, 신명나는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악뿌리재단>에 하고 싶은 말씀 또는 기대도 부탁드립니다.
‘소행모’를 중심으로 주역 주민들의 모임과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재미있는 일들을 만들어 가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아직 전환점을 만들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도 크지만 인적구성과 물적인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관악뿌리재단이 새롭게 시작하는 ‘소행모’에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서 공동체 활성화에 불씨가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기타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괜찮습니다.
요즘 대학동 독거 중장년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일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독거 중장년들입니다. 청소년, 청년, 노인들은 관심이 있고 여러 정책이 있지만 중장년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은 거의 없습니다. 독거중장년들의 모임이 활성화되어 재미있는 마을도 만들고 자신들의 주장과 권리를 요구하고 투명인간이 아니라 당당한 사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 관심 갖고 함께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소중한...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 19길 77 스타하우스 1층
전화 : 887-0703. 담당자 이영우 신부 (010-4124-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