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2. 배우자의 핸드폰에 몰래 ‘스파이앱’ 깔아 통화녹음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
원고 A는 자신의 배우자 C와 외도를 한 피고 B를 상대로 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원고 A는 C의 핸드폰에 몰래 통화를 녹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이른바 ‘스파이앱’을 설치해 B와 C의 전화통화를 녹음한 파일을 부정행위의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는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고, 이와 같이 불법감청에 의하여 녹음된 전화통화 내용은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이러한 법리는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같은 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제3자인 원고 A가 C와 피고 B 사이의 대화를 녹음했으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Case3. 배우자의 구글 계정에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첩에 접속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
피고인은 이혼소송 중 배우자와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에 배우자의 인터넷 구글 계정이 로그인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계정에 저장된 사진첩에 접속해 배우자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내려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이혼소송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해당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을 정보통신망법 침입과 타인의 비밀 침해‧누설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배우자의 동의 없이 개인 구글 계정에 접속해 사생활이 담긴 사진 파일을 내려받아 이를 소송자료로 활용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 따른 비밀 침해 및 누설에 해당하지만, 피고인이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을 탐색했을 뿐 구글 계정에 직접 식별번호를 입력해 접속한 것이 아니므로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정보통신망법은 그 보호조치에 대한 침해나 훼손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를 이용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하는 행위도 금지한다고 보아야 한다. 위 규정은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그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규정에서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이고 따라서 서비스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이용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배우자의 승낙이나 동의 없이 단순히 구글 계정에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첩에 접속한 행위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혼소송이나 상간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증거를 수집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이상 뉴스레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