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완벽해지고 싶어 할까?
완벽주의는 우리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돼요.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더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받으며 자라나요. 시험을 잘 봐야 하고, 발표도 실수 없이 해야 하고, 운동도 잘 해야 하죠.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예요.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좋은 모습만 완벽한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장에서는 완벽한 업무 처리가 당연시되고, SNS에는 행복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보여줘야 하죠.
이런 마음을 파고들어 가 보면 그 안에는 ‘불완전하고 취약한 나’를 드러냈을 때 거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요. 뭔가를 잘해서 칭찬받은 경험은 ‘앞으로도 계속 잘해야지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어지고, 실수하거나, 부족한 모습,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나를 떠나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돼요. 결국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의 깊은 심연에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거죠.
완벽함이라는 가면에 숨어 놓치고 있는 것들
사랑받기 위해 완벽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정작 우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인정하지 못하게 만들어요. 늘 부족하고 모자란 느낌에 시달리며 작은 실수에도 끝없이 자책하고 자신의 성과와 노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못해요. 완벽주의는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도 어렵게 만들어요.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 하니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어렵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힘들어져요.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워지고 점점 고립되어 가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완벽주의라는 가면을 쓴 채 오랫동안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잃어버리게 된다는 거예요. 가면이 나인지 내가 가면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평생 완벽주의라는 가면에 갇힌 채 살아가게 되는 거죠.
불완전함을 드러낼 때 나타나는 진짜 사랑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진정한 사랑과 관계를 발견하는 순간은 완벽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순간이 아닌, 내 취약함과 불완전함을 드러낼 때예요. BTS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완벽해 보이는 아이돌의 이미지 대신 자신들의 불안과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노래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완벽한 척하는 누군가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나누는 사람에게 더 큰 위로를 받고 연결감을 느껴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완벽한 척하는 누군가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더 큰 위로를 받고 연결감을 느껴요. 그들이 보여주는 꾸밈없는 진정성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기 때문이죠. 나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예요. 보여주기 싫은 나의 모습,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느껴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도 꽤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내 취약함을 인정하고 화해하기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내 취약함을 인정하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예요. 처음부터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만 볼 수 있는 작은 일기장에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비난하는 마음이 올라오면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서로를 공감하고, 서로에게 도움과 위로가 될 수 있어요. 우리가 가진 불완전함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거죠. 그러니 내 불완전함과 취약함을 발견하면 피하거나 무시하는 대신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그 모습이 우리를 인간답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