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기각
가.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며, 권리자인 피해자의 위와 같은 주관적 용태, 즉 손해를 안 시기는 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가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대법원 2000다22249 판결, 대법원 2005다32913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갑은 을로부터 각 상해행위를 입었던 시점에 바로 불법행위에 기한 각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갑은 을의 지배·통제 아래 장기간 종속되어 자유와 의지가 사실상 박탈된 상태였고, 상해 발생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형사판결을 받았는 바, 위 형사판결이 확정된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상해행위시가 아니라 그 후 형사판결이 확정된 시점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하는데 여기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는 것은 법률상의 장애사유를 의미할 뿐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법원은 갑이 을의 지배·통제 아래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고, 상해행위 당시 이미 갑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알고 있었기에 형사판결의 확정시점으로 소멸시효 기산점을 정하여서도 아니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형사사건에서 유, 무죄가 첨예하게 다투어질때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 기산점도 형사판결의 확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 무죄 여부가 기본적으로 불법행위의 존부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해행위는 행위 당시 이미 가해자와 상해행위로 인한 손해를 알 수 있으므로 소멸시효 기산점은 불법행위시, 즉 상해행위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경우 형사판결 상관 없이 바로 민사소송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