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나눔 뉴스레터💌 틈틈이 뉴스레터 알고리즘은 모르는 내 취향 😜
우리는 틈틈이 요즘 보고 듣고 즐긴 콘텐츠를 소개해요 달🌙은 '남의 사업'을 하러 회사로 가는 길에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마크 랜돌프가 쓴 책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를 읽으며 '내 사업을 하러 출근하는 길은 얼마나 행복하고 또 괴로울까'라는 상상을 했습니다. 주말엔 영국에서 일어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 <서프러제트>를 보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동시에 거의 바뀌지 않았음을 실감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엔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을 넘기는 영화 <제로 다크 서티>를 보았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한 CIA 요원이 10년간 한 명의 적을 쫓으며 변화하는 모습에 한껏 몰입한 밤이었습니다. 연필✏️은 주말마다 Tom Misch톰 미쉬의 라이브 영상을 일상 BGM으로 틀어 놓았습니다. (1시간 순삭!) 그의 곡 중 가장 좋아하는 <Disco Yes>는 베이스 커버 영상으로도 감상했는데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마성의 곡이에요. 좋아하는 작가님들 대거 출현+무려 '그림책' 특집+귀여운 미피 표지로 마음을 사로잡은 문학잡지 <릿터 25호>를 아껴 읽고 있습니다. 1951년 세상에 나와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샐린저의 일생을 담은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를 왓챠에서 보았습니다. 물잔💧은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보고 있어요. 초능력을 가졌지만 다들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주인공들이 종말로부터 세상을 구하려고 애쓰는 이야기입니다. 에밀리 킹Emily King의 <No More Room>을 들었습니다. 유튜브 뮤직이 알고리즘으로 추천해 준 음악인데 어느새 스며들어 버렸어요. 깔끔하고 감각적인 <Distance> 뮤직비디오도 추천합니다! 소네트Sonnet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활동중인 가수 손승연의 <Thunder> 커버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제 마음속 베스트 커버 영상 리스트에 저장해 둘래요. 나머지 리스트는 차차 틈틈이로 소개해 드릴게요! 알고리즘은 모르는 내 취향 추천 목록에 뜬 적은 없었지만 사실은 엄청 우리 취향인 콘텐츠를 소개해요 연필✏️ 의 추천 출처: 네이버 뮤직 영화 <국가대표>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때는 2009년, 여러 뮤지션들이 영화 OST <버터플라이>에 참여했는데요. “겁내지 마. 할 수 있어.”로 시작되는 파트를 듣는 순간, 묵직하고도 눅진한 목소리가 잊히지 않더라고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다가 싱어송라이터 이승열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승열은 1994년 ‘유앤미블루’로 데뷔한 이후 음악적 실험을 거듭하며 개성 있는 앨범을 선보여 왔습니다. 라디오 디제이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EBS 라디오 <이승열의 세계음악기행>과 해외문학 낭독 팟캐스트에서 멋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모던록'으로 분류되는 그의 음악 세계는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1집 수록곡 <푸른 너를 본다>예요.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조금씩 힘이 차오르는 것 같기도 해요. 이승열이 작사한 존박 <too late>에도 푸른색 이미지가 펼쳐지니 두 곡을 나란히 감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밖에 드라마 <미생> OST로 유명한 <날아>, “너의 노래를 불러 / 벼랑 끝에 있어도.”라고 노래하는 <라디라>도 힘을 주는 곡이지요. 여러분 마음에도 좋아하는 이승열의 음악이 한 곡씩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좀 더 소개해 볼게요. 물잔💧 의 추천 제가 내 집 마련에 성공하면 첫날 밤에 보려고 아껴둔 영화를 소개할게요. 시원한 바람 솔솔 부는 고요한 밤, 어둑히 불 꺼진 방에서 소파에 기대앉아 맥주 한잔 하며 보고 싶은 영화예요. 알고리즘은 저에게 한 번도 추천해 주지 않았지만 실은 2018년 한국에서 작게 개봉해 8천여 명의 관객을 만나고 떠난 영화 <콜럼버스>입니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이기도 한 콜럼버스는 ‘미국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작은 도시입니다. 푸르른 녹음과 아름다운 건축물 사이 사람들이 여느 때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곳. 이곳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납니다. 남자는 건축학과 교수인 아버지가 갑작스레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먼 길을 날아왔습니다. 여자는 대학 진학과 건축학에 대한 꿈을 접고 어머니와 함께 단조로운 삶을 살아내는 중입니다. 우연히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기 시작한 남자와 여자는 서서히 서로의 상처가 닮은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남자는 평생 자신을 기다려주는 법이 없었던 일 중독 아버지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자는 자꾸만 붙잡히지 않는 마약 중독 어머니를 붙잡으려고 분투하죠. 이런 둘의 이야기는 꼭 호수의 잔물결처럼 느껴집니다. 단순하고 대칭적이면서도, 계속 뻗어 나가는 힘이 있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왜인지 치유의 힘이 있어요. 콜럼버스 시청 건물의 아래에서 본 모습과 앞에서 본 모습. 남자와 여자의 대화 사이 사이에 콜럼버스의 모더니즘 건축물들이 조명됩니다. 이 영화에서 건축물은 두 인물의 매개이자 상징, 그리고 치유의 장소입니다. 가령 영화 속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콜럼버스 시청 건물은 두 팔로 원을 그리고 있는 듯한 독특한 형태인데요. 이는 아래에서 보면 닿을 듯 닿지 않는 남자와 여자의 사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앞에서 보면 나란한 친구 사이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두 사람과 여러 건축물의 이야기를 최선의 미장셴으로 엮고 여러 소리와 비주얼 장치를 활용해 관객을 콜럼버스 안으로 불러들입니다. 어느 순간 스크린 밖이 아니라 그들의 먼발치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전 2년 전 이른 아침 관객이 세 명밖에 없는 고요한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봤었어요. 그날 만난 콜럼버스의 풍경은 지금도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혀버린 요즘, 그래서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도시 <콜럼버스>에 여러분도 꼭 한번 놀러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