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7.26 | 62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유전자변형작물(GMO)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가진 유럽연합(EU).


이달 초 EU가 ‘유전자 교정 식물’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어요(기사).

 

EU가 발표한 초안에는 유전자 교정 작물 가운데 기존 식물과 비슷하다고 분류되는 경우 일반 농작물과 같이 취급한다는 내용이 담겼어요. 유전자 교정으로 만들어진 작물이 GMO에서 제외됨을 뜻합니다.

 

물론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다만 GMO는 물론 유전자 가위와 관련해 가장 강력한 규제를 이어왔던 EU의 이러한 조치는 전향적인 변화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EU의 입장 변화와 함께 올해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유전자 교정, 어떤 기술이고,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8년만의 노벨상, 누구냐 넌...
  2. 머스크 없어도 시장은 큰다
  3. 사람도 고치는 유전자 가위
  4. GMO와 다른 점
  5. 신이 '노'했다... 맞춤형 아기 논란
  6. 한 줄 에디션
2020년 노벨 화학상 발표 당시 노벨위원회가 제공한 이미지. 두 사람은 2012년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를 개발했고, 8년 만에 노벨상을 받게 됩니다. <사진=노벨위원회>

8년만의 노벨상, 누구냐 넌...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DN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DNA가 모여서 유전자를 구성해요. 이 유전자는 생명현상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 냅니다. DNA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이 생길 수 있는 이유에요.

 

유전자 교정은 말 그대로 이 유전자를 고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툴’, 즉 기술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교정을 위한 핵심 기술인 ‘유전자 가위’가 여기서 등장해요.

 

2012년 공개된 3세대 유전자 가위(이 논문이에요)는 '크리스퍼 카스9'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요. 짧게 '크리스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크리스퍼는 DNA에서 특정 유전자만 잘라낼 수 있는 단백질 복합체... 어려우니 생략하고 유전자를 자를 수 있는 기술입니다. ‘도구’는 아니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유전자를 잘라 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에 유전자를 교정하던 기술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생명공학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요. 한 과학자는 제게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석사, 아니 생명공학 학부 지식만 있어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손쉽게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어요." 크리스퍼를 생명공학계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기사).

 

손쉬운 기술, 쏟아지는 연구성과

2012년에 공개된 크리스퍼는 8년 만인 2020년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은 업적을 낸 뒤 상을 받기까지 평균 약 30년이 걸리는데요, 불과 8년 만에 노벨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빠른 시간에 노벨상을 받은 성과는 그래핀, 힉스입자, 중력파, 블랙홀... 당장 이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하여튼 기술이 공개되고 난 뒤 다양한 연구 성과가 쏟아지기 시작해요. 돼지의 몸속에는 근육의 성장을 방해하는 유전자가 있는데요, 이걸 제거해 근육이 큰 돼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영양 성분이 많은 토마토, 색이 변하지 않는 버섯 등도 출시됐고요. 최근에는 미국의 바이오벤처 페어와이즈가 특유의 향을 없앤 '겨자잎'을 출시했어요(기사). 겨자잎은 후추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있는 음식인데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후추 향을 없앴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오이'를 먹지 못해요. 오이의 강한 향을 맡으면 식욕이 사라지고 헛구역질이 나는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1년 전 코로나에 걸려 후각을 잃었을 때 먹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전자 가위만 있다면 오이의 향을 제거, 오이를 못 먹는 전국의 백만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들도 오이를 섭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거예요. 

한국과 중국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근육량 많은 돼지의 모습입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근육 생성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잘라냈어요. <사진=옌볜대>

머스크가 없어도 시장은 큰다

 

2012년 기술이 공개되고 난 뒤 크리스퍼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전 세계에서 폭발합니다. 기술을 가 사람들, 대표적으로 노벨상을 받 두 과학자뿐 아니라 국내외 많은 석학이 기업을 설립하고 상용화에 나서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2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유전자 가위 스타트업이 생겨나요. 자연스럽게 투자금도 밀려듭니다.

 

2021년에만 유전자 교정 스타트업에 투자된 돈은 10억 달러, 우리 돈 1조20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기사). 최근 3년 사이 미국에서는 에디타스 메디신,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등 유전자 가위 기반의 많은 기업이 상장하기도 했어요.

 

이전 미라클레터에서 일론 머스크의 등장으로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재사용 로켓'에 대해서 말씀드렸어요. 혁신가가 등장해 돈과 시간을 쏟아붓고, 이에 따라 빠른 기술 발전이 일어나고 자연스럽게 투자금이 몰립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집니다.

 

그런데 유전자 교정 분야는 ‘머스크’와 같은 존재가 없어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기술이 기폭제가 된 거예요. 혁명적인 기술이 먼저 나타나고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설립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크리스퍼를 이용해 만든 여러 작물과 동물에 대해 짧게 말씀드렸는데요, 생각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EU가 유전자 교정 작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작물 생산량은 줄고 있어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면 가뭄에 강한, 높은 기온에서도 버틸 수 있는 작물을 다른 기술 대비 손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당장 눈앞에 닥친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거죠.

겸상적혈구 빈혈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반의 치료제에요. 환자로부터 적혈구(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를 추출한 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고쳐서, 다시 환자의 몸에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사진=라바이오텍>

사람도 고치는 유전자 가위

"한때 그냥 지나쳤던 제 삶을, 이제는 정말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개최된 인간 유전자 교정에 관한 3차 서밋에서 강단에 오른 빅토리아 그레이(37)가 말했어요. 그는 극심한 고통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망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기사).

 

그레이는 '겸상적혈구 빈혈'을 앓는 환자입니다. 겸상적혈구 빈혈이란 유전자 변이로 적혈구의 구조가 낫 모양으로 바뀌는 병을 뜻해요.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의 모양이 정상적이지 않다보니 겸상적혈구 빈혈을 앓는 환자들은 쉽게 피로해지고 빈혈에 걸립니다. 극심한 고통과 합병증으로 정상적인 삶이 힘들다고 해요.

 

그랬던 그는 유전자 가위 기반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불과 7~8개월 만에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됐다고 합니다. 겸상적혈구 빈혈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는데 유전자 가위 개발과 함께 희망이 생긴 거예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환자의 골수에서 미성숙한 혈액 세포를 추출한 뒤에,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적혈구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유전자를 잘라냅니다. 이 적혈구는 정상이겠죠. 이를 다시 환자의 몸에 넣는 방식이에요.

 

올해 크리스퍼 기반 치료제 출시 기대

이처럼 유전자 가위의 활용은 비단 식물 교정에서만 그치지 않아요. 과학자들은 유전자 가위라는 혁신적인 도구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어요.

 

2012년 크리스퍼 등장 이후 여러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크리스퍼 기반의 유전자 치료 임상에 약 200여명이 참여했다고 해요(참고 사이트). 임상 건수는 50여건에 달합니다. 겸상적혈구 빈혈을 포함한 혈액질환, 폐암과 같은 암 질환, 선천성 실명의 원인으로 꼽히는 유전질환 레버선천성흑암시, 당뇨, 요도 감염 등 7개 질환에서 임상이 이어지고 있어요.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그레이의 치료법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버텍스 제약이 개발했어요. 이 제약사는 임상을 통해 겸상적혈구증과 비슷한 '베타지중해빈혈' 환자 75명을 치료했습니다. 아마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크리스퍼 기반의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만약 이 치료제가 출시되면 크리스퍼를 사용한 최초의 치료제가 될 거예요.

전통적인 육종과, GMO, 그리고 유전자 가위 작물의 비교에요. <사진=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네이처제네틱스 인용>

GMO와 다른 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당연히 궁금증이 생길 거예요. ‘유전자 가위는 안전할까’라고 말이에요. 특히 앞서 작물의 유전자를 교정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서 문제가 되는 GMO와 무엇이 다른가, 라는 의문이 생기실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유전자 가위가 가진 논란에 관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GMO 논쟁입니다. 유전자 교정 작물이 많이 개발됐음에도 시판이 더딘 이유는 많은 나라들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GMO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규제 당국은 가 것처럼 보입니다. GMO와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GMO를 만들 때 바이러스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가뭄에 잘 견디는 옥수수를 만든다고 한다면, 다른 미생물에서 가뭄에 견디는 유전자를 분리해 내요. 이를 박테리아에 넣은 뒤에 옥수수 세포에 넣습니다. 이후 조직 배양을 통해 옥수수를 자라게 하면, 가뭄에 잘 견디는 옥수수가 만들어져요.

 

외부 유전자 도입 없는 유전자 가위

옥수수에 남은 바이러스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했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원래 갖고 있던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술입니다.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GMO와 같지만 외부 유전자 도입이 없는 만큼 GMO와는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GMO 역시 ‘과학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는 없어요(기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심리적인 허들을 넘을 수는 없어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전자 가위를 적용한 작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강조해도, 일반인 입장에서는 ‘인위적으로 교정했다’는 인식이 생기는 만큼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려워요.

 

유전자 가위 적용한 동물도 '인정'

다만 EU의 변화에서 볼 수 있듯이 유전자 교정 작물의 경우 GMO와 비교했을 때 강도 높은 규제를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특히 일본은 유전자 교정 작물과 관련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어요. 과학기술계에서는 “유전자 교정 기술 분야에서 일본이 앞서지 않은 만큼 규제를 풀면서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물에 적용하는 것도 다소 열려 있는 분위기에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의 스타트업 액셀리젠이 개발한 유전자 편집 소의 생산을 승인했어요(여기). 엑셀리젠은 소의 ‘털’과 관련된 유전자를 교정해 짧은 털을 갖고 있는 소를 만들었습니다. 털이 짧으면 더운 날씨에도 잘 견딜 수 있다고 해요.


FDA는 이 소에 ‘저위험 평가’를 내렸는데요, 이유는 자연적으로도 이 같은 돌연변이 소가 만들어졌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없기 때문이에요. FDA는 이 밖에 유전자를 교정한 닭, 연어, 토끼, 돼지 등에 대해서도 허가를 한 바 있습니다. 

허젠쿠이 교수가 2018년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인간 배아를 교정한 뒤, 출산에도 성공했다는 연구 성과를 밝히고 있는 모습이에요.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클릭하면 영상으로 넘어갑니다) 자랑스럽고 기뻐하는 듯한 표정이 이어집니다. 자신의 연구 성과가 전 세계에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 보여요. <사진=유튜브 캡처>

신이 '노'했다... 맞춤형 아기 논란

 

"여자 쌍둥이는 건강하며 현재 부모와 함께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전체 교정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 26일 중국 남방과기대 허젠쿠이 교수가 유전자 가위로 CCR5(HIV를 받아들이는 유전자)를 제거해 유전적으로 에이즈에 걸리지 않도록 한 쌍둥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힙니다. 전 세계 과학기술계는 말 그대로 충격에 휩싸였어요. 유전자 교정, 유전자 가위의 가장 큰 논란, 맞춤형 아기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시작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크리스퍼 기술의 출현으로 유전자 교정이 상당히 쉬어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를 ‘배아’에 적용하는 일 또한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한 뒤에, 이를 자궁에 착상시켜 태어나게 하면, 말 그대로 ‘맞춤형 아기’가 태어나는 거예요.

 

실제로 태어난 디자인 베이비

실제로 지난 2015년 “중국 과학자들이 인간 배아 유전자를 교정하고 있다”는 소문이 과학기술계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은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교정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러요(기사). 실제로 중국 과학자들은 2015년 4월, 인간 배아에서 특정한 유전자를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배아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심히 다루어야 합니다. 특히 유전자 가위가 아무리 정교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 오류가 발달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간 배아를 다루는 데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에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18년, 중국의 한 과학자가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한 뒤 자궁에 착상시켜 쌍둥이를 출산시켰습니다.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거죠. 결국 그 과학자는 의료 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2019년 12월 중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배아 연구, 엄격한 규제

지난해 4월 그는 출소했는데요, 올해 2월 영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인간 배아 임상 허용은 안 된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알츠하이머 치매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가위로 교정한 쥐의 배아와 인간의 수정란을 결합하는 연구를 제안한 거예요. 물론 그는 “각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지 않으면 실험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기사).

 

맞춤형 아기. 정말 가능할까요. 현재 많은 나라들은 배아 관련 연구 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배아 연구를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 ‘통제’ 하에 진행되어야 하며 실험이 끝나면 폐기해야 합니다.

 

참고로 유전자 몇 개를 조작한다고 해서 맞춤형 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지능에 호날두의 신체를 가진 아이를 유전자 조작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지능은 후천적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전자 몇 개를 바꾼다고 지능이 올라가지 않아요.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도 상당히 많고요. 신체 능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전자는 생명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모든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의 상징과도 같았던 '파란색 새'가 사라지고 'X'가 남았습니다. 현재 트위터 웹페이지에는 파란 새 대신에 알파벳 X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로고를 바꾸기로 한 뒤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에요. 'X'에는 트위터를 메시징,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으로 바꾸겠다는 머스크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합니다. 

테슬라가 인도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이유는 저렴한 '가격' 입니다. 지금 가격의 절반 아래인 2만4000달러짜리 차량을 생산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전기차 가격을 낮춰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테슬라, 과연 반값 전기차 생산이 가능할까요. 

중국의 SNS, 틱톡이 텍스트 기반의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마치 트위터처럼 텍스트 기반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기능인데요, 이를 두고 틱톡이 스레드, 트위터를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틱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4억명에 달합니다. 
맺음말

“We’re in a Golden Age for Medicine(기사).”


11년 전 발표된 논문 한 편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노벨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30년을 연구실에서 일했는데 최근 5년 동안 일어난 변화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뿐만이 아니에요. 레터로도 자주 다뤘던 챗GPT, 유전자 가위, 뇌에 칩을 이식하는 BCI,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우리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기술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상당합니다. 유전자 가위 기반의 ‘맞춤형 아기’가 논란이 된 뒤 전 세계 많은 규제 당국은 부랴부랴 인간 배아와 관련한 연구에 규제를 가합니다.


기술 발전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규제는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규제, 일이 터지고 난 뒤 만들어진 규제는 상당히 강력하다는 데 있어요.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앞으로 이러한 일은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과 규제의 줄다리기.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인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답이 아닌 물음으로 오늘 레터를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곧 주말입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도움 주신 분 : 김진수 전 기초과학연구원(IBS)단장(그린진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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