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No. 556)
회의가 많을수록 협업이 잘 될까?

어느 마케팅 팀장이 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더군요.
"우리 회사는 협업 문화가 아주 튼튼합니다. 매일 아침 팀 미팅이 있고, 주 2회 부서 간 협의체가 열리죠. 또, 프로젝트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게 돼 있습니다. Slack과 Notion을 아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죠."

제가 물었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회의가 몇 개였나요?"

한참 다이어리를 보더니 그가 답했습니다.
"어... 한 15개 정도요? 아, 월요일 전사 회의까지 합치면 18개네요."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 회의들은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었나요? 아니면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었나요?"

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 사실 대부분은 진행 상황 공유하고, 다음 회의 일정 잡는 거였어요. 실제로 뭘 만들거나 결정한 건... 생각해보니 별로 없네요."

우리는 흔히 소통 채널이나 수단이 많고, 회의가 자주 열리고, 모든 사람이 참여할수록 협업이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Slack, Teams, Zoom을 도입하고, 주간 회의, 일일 스탠드업, 부서 간 협의체를 운영하며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죠.

하지만 이런 소통의 대부분이 과연 협업(collaboration)을 위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조정(coordination)일 뿐인데요, 이처럼 많은 이들이 조정을 협업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조정은 효율적인 방식으로 업무와 활동을 조직화하는 과정이고, 협업은 팀이 함께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추진해 갈지 그 경로와 방법을 실제로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정보 공유가 주로 이루어지는 회의와 소통에서 무언가가 결정되거나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회의와 소통을 많이 해도 그저 조정일 뿐이지 협업은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60%를 '업무에 관한 업무'에 소요하는데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불필요한 회의는 연간 103시간, 중복 작업은 연간 209시간, 업무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연간 352시간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협업보다 조정에 이토록 힘을 쓰는(?) 것일까요? 컨설턴트 휘트니 데비슨(Whitney Davison)은 "조정 작업은 눈으로 보이기에 인지적 부하가 낮다. 반면, 협업은 창의성과 집중력을 상당히 요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직원들이 업무에 치여 과부하 상태일 때는 협업보다 조정에 쏠리기 쉽고 실제로는 조정을 하면서 협업이라고 착각하게 된다."라고 설명합니다. 쉽게 말해, '안전한' 조정 회의(보고, 공유, 업데이트)는 많이 하게 되지만, '위험하지만 가치 있는' 협업(함께 만들기, 결정하기, 문제 해결하기)은 회피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어떤 조직의 협업 수준을 평가할 때 "회의를 얼마나 자주 하나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대신, "회의에서 무엇을 합니까? 무엇을 해결하고 무엇을 결정하며 무엇을 만들어냅니까?"라고 묻습니다. 소통 시간은 협업과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다이어리를 열어보세요. 각각의 회의가 조정인지 협업인지 라벨을 붙여보세요. 조정에 그치는 회의는 이메일로 대체하고 협업이 필요한 회의에서는 해결하고 결정하고 만들어내야 할 아젠다를 명확히 설정해 보세요. 조정 회의를 줄여야 협업할 힘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 참고자료
Whitney Davison, "Four Myths of Great Collaboration", The Ready (Medium), 2024
https://medium.com/the-ready/four-myths-of-great-collaboration-661e060d3743
Workplace productivity statistics (2024 update), Time Doctor, https://www.timedoctor.com/blog/workplace-productivity-s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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