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제목은 이번 주 소개해줄 프로그램에서 따왔어.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퀴어 아이] 시즌7이야. 외모나 집을 가꾸지 못하는 것을 넘어 자신과 주변을 잘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패션, 미용, 인테리어, 음식, 문화 분야의 5명의 게이들이 메이크 오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야. 총 5일간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자존감 혹은 트라우마를 극복시킬 수 있도록 카운셀링 해주는게 여타 메이크 오버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야. 이들이 자주 하는 표현이 “넌 자격이 있어"(you deserve it)인데, 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의심이 드는 때 떠올리면 좋더라고.
패션 담당 탠, 미용 담당 조너선, 인테리어 담당 바비, 음식 담당 안토니, 문화 담당 카라모, 이렇게 F5(Fabulous5)의 에너지가 일단 대단해. 끼쟁이들만 모여서 그들의 대화나 리액션을 보는 게 첫 번째 재미라 할 수 있어. Fabulous의 F가 아니라 MBTI의 F여서 F5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감능력이 뛰어난 이들은 5일만에 집과 외모를 완전히 바꾸는 실력은 물론이고, 사려깊은 말로 출연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태도가 정말 감동적이거든. 물론 극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출연자와 교감하는 순간들을 보면 과연 연출로 가능한 일일까? 싶게 진정성 있는 대화들을 엿볼 수 있어.
[퀴어 아이]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들에겐 친절하지만 자신에겐 엄격하거나, 자존감이 무너져있거나,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관계 맺는 것을 포기했지만 사랑 받고 싶어 외로운 사람, 일과 일상의 분리가 어려워 소중한 사람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 등 주변에 있을 법한 군상들부터 커밍아웃을 앞둔 퀴어들, 혹은 성이나 종교, 인종문제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 등 이겨내야하는 현재가 무거운 이들도 등장해. 이들에게 F5가 접근하는 방식은 “당신의 지금이 틀렸으니 완전히 바뀌어야해”가 아니라, "여전히 당신이지만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당신"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식이야. 이들이 하는 말들은 너무 당연한데도 새삼스럽게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것들이 많아. 외형을 바꾸는 것은 그저 도구라는 거야. 예를 들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은 나에 대해 잘 이해하는 과정이니 익숙한 지금대로 방치하지 말자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