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재단이 뉴스레터 두번째 호를 발행합니다. 처음으로 시도해 본 첫 호는 디자인이나 편집면에서 아쉬운게 많았습니다. 가능한 기사를 다 봤으면 좋겠다는 욕심에 전체 텍스트를 펼쳐놓았는데 역시 관심있는 기사를 한번더 클릭해서 보는 방식이 좋다는 생각에 이번호 부터는 방식을 바꿔보았습니다.
이번호에는 재단이 공동주최한 '윤석렬 정부와 한반도 정세' 토론회 기사와 유투브, <비판과 정명>저자인 최영묵 이사 인터뷰, 정도영 선생과 가족이 리영희 선생과의 기억을 추억해주신 후원회원 정건화 선생님의 글, 지난호에 이어 리선생 서재를 뒤지다가 발견한 남방주말 노신 서거 70주년 기념 인터뷰 기사를 하남석 선생이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번역하고 후기를 써주셔서 리영희 아카이브에 실었습니다.
지난호 아카이브에 글을 주신 야마구치 이즈미 선생은 본인 글에 대한 엄격함과 애정으로 몇가지 추가,수정할 사항을 보내주어 홈페이지에 반영했습니다. 청탁을 받고 후기를 쓰기까지의 재단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일본의 <주간 금요일> 5월호에 게재했다고 합니다. 뉴스레터가 재단의 후원회원, 리영희의 옛 친구들과 새롭게 소통하게 하고 있다는걸 느낍니다. 더운 날씨지만 맑고 찬란한 늦 봄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윤 정부와 한반도 정세토론회

 

5월 19일(목)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리영희재단은 평화네트워크, 한겨레평화연구소 공동주최로 국제정세 토론회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한반도 정세’를 열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진행으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한기호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가 북한의 코로나 창궐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한-미 정상회담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돌이켜보면 리 선생은 동심에 젖은 이상주의자 기질도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의 개념과 속성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상당히 이론적인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천진난만하게 설명하면서 즐거워하셨던 기억입니다. 리 선생님에게 공동체주의, 게마인샤프트, 사회주의는 상당히 호환성이 있는 개념이었습니다.

선생과 부친은 성품이 많이 다르고 대조적이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두 분이 친교와 우정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선생이 후배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모든 것을 의심하라”였다고 하지요? 부친의 후배 고 전무배 선생께서 부친을 회고하면서 들려준 말씀이 기억납니다. 부친은 ‘당연하고 뻔한 말을 기계적으로 암송하듯이 말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동아시아 각국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등이 발전하는 단계나 생활양식과 수준이 모두 다릅니다. 동아시아 각국의 민족의 이익도 다릅니다. 노신이 동아시아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한 것은 반패권주의적이고 평화주의적인 대중을 위해 선린우호의 생존이라는 목표에 최대한 부응하는 것입니다.

작금의 동아시아 각국의 추세를 보면, 국가 간 관심과 방향이 다른 점이 많고 심지어 분열이나 대립의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현재 아주 중요하게 할 일들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지식인들이 자신의 나라 안에서 노신의 정신을 따르게 하거나 혹은 그를 변형시켜 자신의 사명을 분명히 밝혀주는 것입니다. 이 지식인들이 자기 나라의 각종 제도나 정치사회를 바르게 바꿔낸다면, 이로 인해 동아시아 각 나라들이 하나의 커다란 공통의 방향으로 통일되어 나가고 동아시아의 공동생존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개 될 겁니다. 그것이 바로 노신 정신이 일정한 작용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