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트맨>(감독 김나경)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57 〈더스트맨〉
5월 5일 오늘의 큐 💡 Q. 솔직히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을 걸? 🚛 님! 5월의 첫 수요일입니다. 제법 따가워진 햇빛과 파란 하늘이 반갑지만, 사실 이맘때쯤 날씨 참 변덕스럽죠. 봄바람 휘날리며~🌸 같이 휘날리는 꽃가루, 송진가루까지...😷 거리를 다니다보면 세차한 차는 한 눈에 티가 나는데요. 뽀얀 먼지나 노란 송진가루, 아니면 하얀 눈이 내려앉은 차의 유리창 보면서 솔직히 한 번쯤은 손가락으로 선을 그어보지 않았나요? 이상하게 예술혼을 끌어내는 유리창의 마법! 그런데 진짜로, 차에 앉은 먼지로 작품을 만드는 길거리의 화가들이 있어요. 들어보셨나요? '더스트 아트(Dust art)'! 김나경 감독의 첫 장편작 <더스트맨>의 주인공 '태산(우지현)'은 트럭에 그림을 그리는 더스트 아티스트입니다. 자발적 홈리스의 삶을 살아가며 길을 떠돌던 태산은 터널 벽에 그림을 만나는 '모아(심달기)'를 만나게 되는데요. 두 사람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그림들을 그려나갑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데, 이 작품들은 모아서 태산이 될 수 있으려나요? 영화를 보고 나면 그렇게 모으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평범한' 사람들의 예술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담아낸 임대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 '모금산(기주봉)'씨의 영화만들기 프로젝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도 함께 소개할게요. 예술은 그 자체로 고결하다기 보단,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매개체로서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님!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에요😆 '우리들'이라 하기엔 조금 민망한가요?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정말 우리와 세상을 누리고 있는지 생각해봐요. 우리는 모두 조심스레 차창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던 어린이에서 지금까지 왔으니까요👧👦
잿빛 먼지가 품은 불빛 〈더스트맨〉 그림을 그린다고 상상해보자. 펜이나 붓을 들고 새하얀 도화지에 선을 잇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무엇을 상상하든 캔버스가 먼지 쌓인 자동차는 아닐 것이다. 영화 〈더스트맨〉에선 바로 그 위에 별다른 도구 없이, 오직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 등장한다. 먼지가 소복이 쌓인 창 위로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이는 한 남자. 표면은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들로 가득 채워진다. 왜 그는 금방이라도 지워질 수 있는 그림을 그렸을까. ‘태산’(우지현)은 어떠한 죄책감을 안고 집 대신 서울의 거리를 활보하는 홈리스다. 가라앉은 먼지처럼 고요한 일상을 살아가던 태산은 터널 벽에 그림을 그리는 ‘모아’(심달기)를 우연히 보게 된다. 붓으로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에는 두 사람이 푸른 잎사귀 사이로 자유롭게 뛰놀고 있다. 누렇고 어두운 빛을 띠던 화면에서 처음으로 싱그러운 색을 마주하던 순간이다. 모아가 경찰을 따돌릴 수 있게 도와준 걸 계기로 둘은 가까워진다. (...) 망토를 두른 캐릭터 ‘더스트맨’을 그리며 웃는 둘의 모습은 어둔 밤 속에서도 빛난다. 햇빛이 비치면 먼지가 보이는 ‘틴들현상’처럼 이들은 서로를 비추기 시작한다. 모아는 태산을 뮤즈로 삼아 작품의 영감을 얻고 태산은 모아로 인해 상처를 딛고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뿌연 하늘의 원인으로 묘사되던 먼지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건네고 희망을 그릴 수 있는 배경으로 확장된다. 더 나아가 태산과 모아는 먼지로 덮인 창문 위로 꿈꾸는 것을 그리며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먼지와 같은 사람들도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태산의 대사는 영화 속 인물들 모두에 해당한다. 영화가 끝에 다다랐을 때 태산이 먼지 위에 그렸던 그림들이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 그런데 아쉽지 않다. 작품이 없어졌는데도 이상하게 속이 후련하다. (...) 영화 〈더스트맨〉은 김나경 감독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트럭 화물칸에 그린 ‘기도하는 손’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실제로 영화 속 그림을 그린 러시아의 더스트 아티스트 ‘프로보이닉’(니키타 골루베프)은 극 중 모아의 대사와 비슷하게 지난 과거는 보내고 다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먼지 예술에 임한다고 했다. 지워질 걸 알면서도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던 태산도 어쩌면 이런 마음을 바라지 않았을까. 지금은 곁에 없는 친구에게 미안함을, 혹은 진심을 전하는 마음. 먼지가 바람을 타고 어딘가에 이야기를 머금은 채 도착하길 바랐을 수도 있다. 태산은 현실을 도피했다 고백하지만 사실 잿빛 먼지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있던 것과 다름없다. 끝내 서서히 사라지는 그림은 태산이 마음의 짐을 내려 두고 앞으로 내딛을 발돋움을 뜻한다. 먼지의 불완전성이 태산의 성장을 완성한 것이다. 영화는 공기를 떠도는 먼지와 거리를 누비는 홈리스를 매개로 삶의 희망을 목격하게 한다. . 인디즈 16기 이현지 더스트 아트? 진짜 있단 말야? 출처: 더스트 아티스트 'proboynick' 인스타그램 클릭! "영화 〈더스트맨〉은 김나경 감독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트럭 화물칸에 그린 ‘기도하는 손’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실제로 영화 속 그림을 그린 러시아의 더스트 아티스트 ‘프로보이닉’(니키타 골루베프)은 극 중 모아의 대사와 비슷하게 지난 과거는 보내고 다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먼지 예술에 임한다고 했다." 리뷰 中 ![]() ![]() 러시아의 더스트 아티스트 프로보이닉의 '기도하는 손'(좌)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 1508년 作(우) 영화 속 '기도하는 손' 도대체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하시다고요? 다 보여드립니다! 아래의 영상을 통해 더스트 아티스트 프로보이닉이 영화 속 그림을 그려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정교함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 어쩐지 닮았어, 태산 & 금산 🗻 <더스트맨>에 티끌로 그림그리는 태산이 있다면,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에는 금산에 사는 '모금산(기주봉)'씨가 계십니다🕴 금산에서 오래도록 이발관을 운영해온 금산씨. 갑작스레 암 선고를 받게 되는데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금산씨는 아들 스데반과 그의 여자친구 예원을 불러 선언합니다. "나랑 영화 한 편 찍자!" 다들 무슨 바람이 들었냐며 혀를 내두르지만, 금산씨에겐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요.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남기고 싶은 이야기지요. 우리 주변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아요. 태산 같은 사건이 아녀도, 먼지처럼 부유해도 빛을 받아 반짝이며 우리 곁을 맴도는 이야기들이요✨ 그 이야기를 남기려는 노력들, 절대 헛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를 눈물짓게 하니까 말예요😂
반짝이는 작은 이야기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햇살 좋은 날 이불을 털어보면 반짝이는 무수한 먼지의 양에 놀라게 된다. 태산(우지현)의 말처럼 ‘잘 보이지 않는 존재’ 속에 ‘각자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는 먼지처럼 많은 이야기들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더스트맨>의 태산이 트럭, 낡은 집 창문, 버려진 TV 등 사물에 이야기를 새겨 넣었다면, 암 선고를 받고 자신의 남은 생에 영화 한 편을 남기는 작업에 착수하는 이도 있다.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의 모금산(기주봉)이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금산은 마음에만 품어두었던 이야기를 죽음의 문턱에서야 겨우 끄집어낼 용기를 낸다. 영화감독을 빙자한 백수 아들과 아들의 애인 예원까지 그의 영화 만들기에 합세한다. 금산이 시나리오를 얼마나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는지는 영화의 장르가 대신 말해준다. 찰리 채플린을 오마주한 무성영화라니! 영화를 찍는 과정보다 차라리 암 선고를 듣는 순간이 더 극적으로 느껴질 만큼 작업은 지질하고 엉성하다. 배우는 금산 한 명이고, 예원이 촬영, 장소 섭외, 코디, 매니저 역할까지 해낸다. 게다가 감독과 배우가 부자지간이라 다투기라도 하면 지루한 공방전에 예원만 속이 터지기 일쑤. 그래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태산과 금산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현실을 외면하느라 또는 현실에 휩쓸리기 바빠 자신의 이야기를 마주하지 않았던 이들이다.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곳에 다다르자 이야기는 좁은 틈을 비집고 새어나온다. 납작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먼지처럼 작은 존재를 잊지 않고 바라보는 것일지도. 햇빛에 먼지가 반짝이듯, 만날 수 없어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도 언젠가 빛을 발할지 모른다. 애정 어린 눈으로 작은 이야기들을 마음껏 듣고 떠들 날이 올 때까지 태산과 금산의 이야기가 우릴 위로해주길. 인디즈 16기 강다은 ![]()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감독 임대형) 어느 날 예고 없이 쿵! 암 선고를 받게 된 미스터 모. 생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탕! 시작되자, 일생일대의 계획을 세운다. 영문도 모른 채 미스터 모에게 소환된 영화감독 아들 스데반과 아들의 여자친구 예원. 미스터 모는 그들에게 자작 시나리오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를 던진다. "영화감독이 영화를 찍어야지!" 찰리 채플린을 좋아했던 아내를 위해, 젊은 날의 자신의 꿈 그리고 홀로 남을 아들과 소중한 친구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짠! 준비하는데…미스터 모의 크리스마스는 그의 생의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을까?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