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요리하고 있는 배유미입니다. 요리를 업으로 시작한 지는 4년이 다 되어가고, 현재는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관저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어요.  

15살에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것과 마주했어야 했어요. 어머니와의 이별을요.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을 눈앞에서 마주한 이후엔 더 이상 무서울 게 없더라고요. 그전까지 내성적인 편이었는데, 이후에 저는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고 도전하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었어요.
요리사라는 꿈은 음식으로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준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좋은 일이 있을 때면 축하의 말씀과 함께 어머니가 맛있는 초코 팬케이크를 만들어주시곤 하셨거든요. 조리과 학생이었지만 제과, 글쓰기, 스피치 등 연관성도, 배워 본 적도 없는 분야의 대회에도 도전해가며 어딘가에 있을 나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도전했어요. 요리사라고 요리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골고루 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잘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해보고 있다'라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근무했던 레스토랑은 이탈리아의 가정식을 선보이는 따뜻한 느낌의 음식을 하는 곳이었어요. 통나무집 안에서 요리하는 것 같이 느껴질 만큼 동료들도, 근무 환경도 좋았어요. 애피타이저 파트를 시작으로, 파스타와 메인 코스 파트에서 2년간 근무했어요. 또한 세계여자골프대회를 비롯 다양한 콘셉트의 국제적/브랜드 행사에 여러 셰프 분들과 함께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2살에 한국에 돌아와 2년 가까이 파스타 음식점에서 근무를 했었어요. 오픈 준비를 같이 시작하며 우여곡절이 많아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정리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마침 고등학생 때 함께 싱가포르에 가서 적응과 생활에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께서 "관저 요리사"라는 직업이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지 않겠냐고 여쭤보시더라고요. 그전까지는 다시 해외로 나갈 생각이 없었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있던 때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어서 설렜어요. 간절함과 자신감으로 채용 절차를 천천히 밟아갔고, 다행히도 최종 면접에 합격해서 채용이 되었어요.

현재 저는 한식을 중심으로 한 오찬 코스 구성을 시작으로 재료 구매, 손질, 요리를 총괄적으로 담당하고 있어요. 어느새 한식이 싱가포르에서도 한 문화로 자리가 잡혀있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요. 보다 쉽게 한국 재료를 구할 수 있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시는 환경에서 요리를 할 수 있어 행복하고 만족도도 높아요. 책으로만 보았던 식재료를 집 앞 마트에서 사서 먹어보고, 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인종이 사는 곳인 만큼 새로운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요리하고 싶다는 꿈도 가지게 되어 아주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