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루피니)
첫 번째 이유는 그의 증명이 너무나 복잡하고 길었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2권이나 되는 그의 증명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따져보기에는 너무나 방대하고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부정적인 결과('5차 방정식엔 근의 공식이 없다')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수학자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3차 방정식과 4차 방정식에서 근의 공식을 규명해냈기 때문에 5차 방정식에서도 당연히 근의 공식이 존재하리라고 추정하고 있었죠.
이 두 번째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저와 같이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증명을 누군가가 제시했을 때 자동적으로 그것을 반대하려는 심리를 작동시킵니다. 그러니 수학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잠정적으로 믿어왔고 '입증'하려고 애써온 가설이 틀렸다, 즉 5차 방정식에는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살펴볼 마음을 갖지 않았던 겁니다.
루피니는 죽기 1년 전인 1821년에야 위대한 수학자인 코시(Cauchy)로부터 5차방정식 연구에 대해 찬사를 받았지만 코시도 루피니의 증명을 검증해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루피니는 수학자가 아니라 발진티푸스를 연구하고 치료하는 의사로 살다가 1822년에 삶을 마감합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의 믿음에 반하는 주장을 할 때 마음 속에 그 주장을 거부하려는 본능이 작동할 겁니다. 그럴 때 그 본능을 잠시 누르고 그의 말에 집중해 보세요. 그의 말을 경청해야 그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 ‘옳게’ 판단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내 의견과 반대된다’고 해서 귀를 닫지 마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