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롯데 센텀시티점 매각 2. 성공하는 브랜딩의 조건
- 롯데는 왜 라이벌 신세계에 날개를 달아줬을까
- 29CM, 샤넬, 그리고 태리타운의 공통점은?
- Picked_ '백화점 업계 진짜 1등, 누구냐면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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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클 3문장 요약
- 롯데가 센텀시티점을 오랜 라이벌 신세계에 매각하는 것은, 이미 부산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경쟁사의 체급을 키워 다른 롯데 점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선택입니다.
-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백화점과 다른 유통업의 경계가 흐려진 지금은 경쟁사 견제에만 매달리기보다, 매각으로 확보할 현금과 줄일 부담을 다른 점포에 미칠 손실과 비교해 롯데 전체에 무엇이 남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 스타벅스의 롯데 입점과 무신사 일본 팝업에서의 쿠팡 부스처럼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시대에는, 라이벌에게 힘을 실어줬느냐보다 그 선택으로 자신도 더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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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매각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혹시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인천 사람들은 여전히 ‘신세계’라고 부른다는 밈을 아시나요? 타지 사람들은 의아하겠지만, 인천 토박이라면 쉽게 수긍할 겁니다. 무려 21년간 이곳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롯데의 손에 넘어간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신세계가 장기 임차해 운영하던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사들였거든요. 신세계 입장에서는 핵심 점포 하나를 눈 뜨고 코 베인 격으로 빼앗긴 셈이었죠. 여파도 상당했습니다. 이후 신세계는 다른 핵심 점포들을 지키기 위해 지분과 임차권 확보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둘은 서로 점포를 주고받기는커녕 빈틈이 보이면 빼앗으려 할 정도로 앙숙이었습니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롯데의 선택은 의외입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이미 부산을 넘어 전국 3위의 매출을 자랑하는 매장입니다. 롯데가 무려 2년간 적당한 매수자를 찾지 못한 데도 이런 경쟁 구도가 영향을 미쳤을 법하죠. 그렇다고 신세계에 넘기는 것이 당연한 선택은 아닙니다. 바로 옆 경쟁사의 체급을 키워주는 일이 부산의 다른 롯데백화점 점포에도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미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이번 거래로 외형을 더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세계는 이를 바탕으로 ‘신세계 타운’을 조성할 계획인데요. 롯데에 이번 매각은 어쩌면 부산의 유통 주도권을 신세계에 더 확실히 내주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경쟁자의 정의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랜 앙숙인 데다 다른 점포에 미칠 영향까지 있는 상황에서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별 점포의 승패보다 전체 사업에 남는 것을 더 크게 본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이제 신세계와의 경쟁에만 매몰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과거 유통 업계는 지금보다 업태 안에서 경쟁 상대를 찾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고객들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서로 다른 곳으로 인식했고, 입점 브랜드도 상당 부분 나뉘어 있었죠. 모든 유통기업이 소비자의 지갑을 두고 경쟁하지만, 백화점 입장에서는 신세계나 현대가 더 직접적인 상대였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업태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은 다른 방식으로 경쟁합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필품부터 백화점이 다루는 패션과 명품 상품까지 폭넓게 취급하니까요. 백화점끼리의 순위만 지킨다고 안심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그런 면에서 롯데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세계를 견제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매각으로 확보할 현금과 줄일 수 있는 운영·투자 부담이 다른 점포에서 생길 손실보다 크다면, 거래를 택할 이유가 생기죠. 그 여력을 더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대규모 리뉴얼에 나서는 잠실점처럼 다른 핵심 점포에 집중하는 선택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신세계의 추가 확장이 가져올 부담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격차가 벌어지면 고객과 입점 브랜드를 지키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죠. 다만 점포를 계속 보유하고 운영하는 데도 돈은 듭니다. 결국 비교해야 할 것은 상대가 얼마나 커지느냐만이 아니라, 팔았을 때와 계속 운영했을 때 롯데 전체에 무엇이 남느냐입니다. 여러 점포 중 어디를 유지하고 어디에 더 투자할지 결정하는 관점에서 이번 거래를 읽어봐야 한다는 거죠.
관계는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겁니다
이런 변화는 이번 점포 매각에만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롯데의 백화점과 아울렛에 들어서는 스타벅스도 대표적인 사례죠. 과거에는 롯데에서 스타벅스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서로의 매장에 고객을 모아주는 일이 달갑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2021년 롯데백화점 동탄점 입점을 시작으로, 롯데에서도 스타벅스를 만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쟁사와 연결된 브랜드라도 고객이 원하고 매장을 찾을 이유를 더해준다면 굳이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이는 오프라인 기업들만의 일도 아닙니다. 지난여름 도쿄에서 열린 무신사 팝업스토어에는 의외의 부스가 있었습니다. 쿠팡의 일본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였죠. 국내에서는 고객을 두고 경쟁하는 두 회사가 해외 진출에서는 서로 손잡는 파트너가 된 겁니다. 이제는 같은 기업도 어느 시장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경쟁자이자 협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롯데가 센텀시티점을 신세계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파격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런 거래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질 겁니다. 중요한 건 라이벌에게 날개를 달아줬느냐보다, 그 선택으로 롯데 자신도 더 멀리 갈 수 있느냐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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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은 이야기가 흥미로우셨나요? 매주 수요일, 커머스와 브랜드의 변화를 한발 먼저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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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샤넬, 그리고 태리타운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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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클 3문장 요약
-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때로 당장의 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말로만 내세우지 않고 실제 선택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태리타운의 꾸준한 사회 활동, 29CM의 서체와 전시·협업 상품에 담긴 디테일, 샤넬의 문화 잡지 발간과 독립 서점 배포는 각자의 지향점을 드러내며 디자인과 가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구매 이유를 만듭니다.
- 이런 활동이 곧바로 매출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한 번의 큰 캠페인으로 끝내기보다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갈 때 진정성이 전해지고 브랜드를 믿고 좋아할 이유도 쌓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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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브랜드의 조건, 다 있는 거야
“이렇게나 쓸데없는 짓을 하시는 게 부럽네요”
사실 제 딴에는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때로 당장의 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노력도 필요하다고 평소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일 자체가 쓸데없다는 뜻은 아니었죠.
사람들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에 매력을 느끼고,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기도 합니다. 다이소처럼 가격과 상품으로 이를 전하는 곳도 있지만요. 다만 기능과 가격을 넘어 가치로 설득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그 지향점을 실제로 보여주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를 흔히 브랜딩이라고 부르고요. 특히 패션 브랜드에서는 이런 활동이 중요합니다.
최근 29CM를 비롯해 몇몇 브랜드 행사에 초대받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기사로 접한 활동들도 있었고요.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골라, 오늘은 브랜드의 ‘쓸데없는 짓’이 가진 매력과 이런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무가치한 의미, 과도한 디테일, 비효율적 접근
혹시 이런 동료가 있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늘 당장의 실적과 관계없어 보이는 의미를 찾거나, 과도하게 디테일에 집착합니다. 여기에 비효율적인 방식까지 고집한다면요. 아마 같이 일하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브랜드라면 사랑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의미 없는 일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효율만 따졌다면 지나쳤을 선택에서 그 브랜드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드러나기 때문이죠.
지난 10월, 작은 전시에 초대받았습니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정윤 작가의 개인전은 아니고, 그가 모자 브랜드 태리타운과 함께 주최한 신진 작가 전시회였죠. 아마 태리타운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작은 브랜드지만 꾸준히 의미 있는 일을 하려 애쓰는 곳인데요. 신진 작가 발굴은 물론, 시각장애인의 러닝권 보호와 소방관의 근무 환경 개선, 청각장애인 야구부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장의 성장에 신경 써도 모자랄 판에, 이런 판을 벌이는 브랜드는 어떠신가요? 저는 이처럼 꾸준히 의미를 찾는 노력이 브랜드의 기반을 단단히 다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예전에 태리타운에서 귀여운 강아지 로고가 있는 모자를 산 적이 있습니다. 수익금 전액을 제주에서 유기견 발생을 막는 데 사용하는 제품이어서 더 기꺼이 구매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디자인이 마음에 든 데다 상품에 담긴 뜻까지 좋아, 더 반가운 구매가 된 겁니다.
김정윤 작가, 귤메달, 월드비전 등 태리타운보다 이름이 더 잘 알려진 이들과 협업해 온 행보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진 작가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활동이 이어지면서, 태리타운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제주 로컬 브랜드인지 조금씩 드러나는 거죠.
그렇다면 과도한 디테일은 어떤가요? 이번 29CM 한글 전시는 내용도 좋았지만, 더 눈이 갔던 건 29CM가 만든 브랜드 서체 ‘29CM 에디토리얼’이었습니다. 브랜드 서체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만들잖아요. 하지만 디테일이 달랐습니다. 취향을 중시하는 곳답게 서체의 굵기를 조절하면 글자의 형태도 달라지도록 만든 겁니다. 취향을 존중한다는 말을 서체를 사용하는 방식에까지 담은 것으로 읽혔습니다.
이런 디테일은 전시 곳곳에도 녹아 있었습니다. 전시의 주제를 담은 상품을 13개 입점 브랜드와 함께 만든 것이 대표적이었죠. 특히 인상 깊었던 건 29CM가 직접 브랜드를 선별하고, 함께 상품을 기획하며 준비했다는 점입니다. 완성된 상품을 모아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의 주제를 각 브랜드의 상품으로 풀어내기 위해 들였을 노고가 느껴졌거든요.
문화와 취향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고르고 살 수 있는 상품으로 연결하는 것. 저는 이것이 29CM만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도 한글박물관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고 하고요. 이런 활동이 쌓이면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겠죠.
좋은 의미를 담고 디테일까지 챙겼다면, 이제는 최대한 널리 알리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알리는 방식에서도 브랜드의 지향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지난달 샤넬이 발간한 연간 예술·문화 잡지 ‘아트 & 컬처’ 2호가 그랬습니다. 무려 300쪽에 달하는 잡지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한 것도 대단했지만요. 배포처를 세계 17개국의 독립 서점과 잡지 전문 서점 32곳으로 한정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샤넬이라면 이렇게 공들여 만든 잡지를 매장에서 나눠주거나 대형 서점 같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그 대신 독립 서점과 잡지 전문 서점을 택한 건, 몇 명에게 전하느냐뿐 아니라 어떤 공간에서 누구에게 발견되느냐도 중요하게 봤다는 선택으로 읽힙니다. 문화·예술을 말하는 잡지가 그 문화를 다루는 공간에 놓이는 거죠. 더 많은 곳에 배포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뜻을 전하는 데 잘 맞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오래오래 쌓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10월에 주목했던 세 브랜드의 활동을 통해 사랑받는 브랜드의 조건을 살펴봤는데요. 처한 상황도, 사업 규모도 천차만별이지만 공통점은 활동의 모습이 비교적 소소했다는 겁니다. 대규모 캠페인이나 광고 대신 작은 전시를 열고, 서체를 만들고, 잡지를 냈으니까요.
적어도 이들 브랜드를 익히 아는 사람에게는 참 사랑스러운 활동들이었습니다. 기사로 소개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고요. 물론 이것이 곧 브랜드 전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디자인과 가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구매 이유를 만들 수는 있죠. 관심을 끄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브랜드를 조금 더 기꺼이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가치를 쌓으려면 좋은 기획만큼이나 꾸준히 이어가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브랜드가 진심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라는 걸 믿을 수 있으니까요. 앞서 소개한 브랜드들도 그랬습니다. 태리타운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프로젝트를 매년 선보이고 있고요. 29CM도 여러 차례 문화 행사를 후원하거나 주최해 왔습니다. 샤넬 역시 잡지 2호를 내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방식은 달라도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브랜딩을 값비싼 캠페인으로만 생각하거나, 이런 활동을 당장은 쓸데없는 일이라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브랜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계속 보여주는 데도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크게 알리는 것만큼, 작은 선택을 오래 쌓는 일도 중요하다는 거죠. 그렇게 쌓인 선택이 브랜드를 믿고 좋아할 이유가 될 테니까요.
아마 좋아하는 브랜드가 한둘쯤은 있으실 텐데요.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떠올려 보시면, 그 브랜드가 꾸준히 보여온 선택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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