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

낮동안 태양에 뜨겁게 달구어졌던 땅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여름밤 에게 편지를 씁니다. 다들 무더위를 피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겠지요. 저는 록밴드의 음악을 듣습니다. 심장을 울리는 드럼 소리, 지글거리는 기타 소리를 들으면 바깥의 열기를 이겨낼 힘이 생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이번 주는 반세기를 거슬러 1960년대 비틀스의 음악을 만나러 떠나 봅시다. "Yesterday"나 "Let it be" 같은 유명한 노래 외에도 사이키델릭 록밴드의 면모를 뽐내는 비틀스의 노래, 만나볼 준비되셨나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07) 
"내 얘길 들어줄 사람 누구 없나요?
나와 함께 했던 그녀에 대한 이야기."

비틀스가 활동했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루시(에발 레이철 우드 분)와 주드(짐 스터게스 분)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비틀스의 히트곡을 엮어서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으로 만들어졌어요. 눈치채셨겠지만 주인공의 이름도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와 "Hey, Jude"에서 따 왔습니다. 다른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이니까 제목과 이름을 맞춰보는 깨알 재미, 놓치지 마세요. 

영국 리버풀 선착장에서 일하던 주드가 미국으로 건너가 친구들을 만나고 루시와 사랑에 빠지고, 그 와중에 베트남 전이 발발해 친구들이 전쟁으로 징병되어 떠나가고, 반전 시위에 참여하고 갈등하는 이야기가 비틀스의 노래와 함께 펼쳐집니다. 

비틀스의 노래를 잘 몰랐다면 이 영화를 보면서 원곡을 찾아보는 재미를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영화 덕분에 비틀스의 노래를 찾아들었거든요. 영화 포스터에 사용하기도 했고 영화 속 이미지가 무척이나 강렬해서 전 아직도 비틀스 하면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U2의 보노가 카메오로 등장하는데요, 저는 이 영화를 두 번째 볼 때야 찾았답니다...

감독 : 줄리 테이머
러닝타임 : 2시간 12분
Stream on Watcha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투어링 이어즈(2016)
"비틀스 부츠를 신고 무대에 섰어요. 그리고 서로를 쳐다보며 속으로 말했죠. 
그래, 우리가 왔다!"

비틀스가 사람들 앞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던 시기는 1963년에서 1966년까지 4년뿐이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놀랐어요. 이후에는 스튜디오 앨범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활동했는데요, 네 명의 비틀스 멤버가 횡단보도를 걸어가는 앨범 커버로 우리에게 익숙한 "Abbey Road"도 이때 만들어진 앨범입니다.

영화는 비틀스가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섰던 비틀스 초기의 시간에 집중합니다. 소년의 태가 미처 가시지 않은 어린 비틀스의 영상과, 요즘 아이돌 가수 인기 뺨치는 열성 팬들의 열광적인 모습, 그리고 이를 회상하는 비틀스 멤버와 여러 유명 인사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나도 함께 투어 버스를 타고 비틀스 콘서트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감독 : 론 하워드
러닝타임 : 2시간 17분
Stream on Watcha
비틀스, 루프탑 콘서트 (1969)
"우리가 오디션을 통과했기 바랍니다."

비틀스의 마지막 라이브 공연은 루프탑 콘서트였습니다. 밴드의 마지막 앨범 "Let it be"의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졌죠. 라이브 공연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극성팬들 앞에 나서길 꺼렸던 그들은 애플 빌딩(아이폰 만드는 애플 아닙니다) 옥상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1월의 어느 겨울날, 그들의 마지막 라이브 퍼포먼스가 벌어집니다. 

뜻밖의 장소에서 비틀스의 신곡을 만난 사람들은 거리에서 주변 건물 창가에서 공연을 즐겼는데요, 사람들을 통제하는 척하면서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경찰들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이 공연은 앞서 소개한 두 영화 모두에서 등장하는데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오마주 장면과 실제 공연 장면을 비교해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감독 : 마이클 린제이 호그
러닝타임 : 20분
Stream on Vimeo
덧붙이는 이야기
위에서 전한 루프탑 콘서트는 1970년 마이클 린제이 호그 감독이 "Let it be"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비틀스가 실질적으로 해체 상태에 있었고 한 시절을 풍미했던 밴드가 소멸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죠.

그런데 피터 잭슨 감독이 작년, 호그 감독이 남긴 56시간 분량의 필름을 편집해서 "Get back"이라는 비틀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작업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로나로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작업 중 팬들을 위한 깜짝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장난기 넘치는 비틀스 멤버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어요. 영화는 오는 8월에 극장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개봉 예정이라는데요, 한국에서도 곧 만나볼 수 있길 바랍니다.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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