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이번 제철휴식은요.
  • [제철휴식 텃밭] #추리물 #손으로하는명상 #요리놀이
  • [제철휴식 곳간] 송길영의 건강하게 질투하는 법
  • [제철휴식 장비소] 경남 거제 지평집
  • [Q&A] 놀고 쉬면 이기적이고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철휴식 텃밭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방식의 휴식을 소개합니다. 세 가지 휴식 텃밭에서 자라나고 있는 지금에 알맞은 제철휴식을 즐겨보세요.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있어요.
① 추리물 보기
큐레이터 전초월

요즘은 추리 예능 크라임씬을 보며 현생의 고민과 멀어져서 빈둥거리며 추리를 합니다. 대비 효과일까요. 가상의 치열한 추리 현장을 두고, 편히 드러눕거나 맛있는 걸 먹으며 보내는 휴식 시간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범죄 추리라면 숨 막히는 도파민의 장일 것 같지만 N번째 정주행을 하는 저에게는 참가자들이 친한 친구 같고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어주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잠이 안 올 때 보면 잠도 잘 와요.

② 손으로 하는 명상
큐레이터 무미해

저는 필사가 손으로 하는 명상과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을 노트에 꾹꾹 새기는 동안 글자를 옮겨야 하기에 다른 생각을 많이 하지 못합니다. 오로지 '문장과 나'만이 존재할 수 있죠. 열심히 적다 보면 아려오는 손가락마저 즐기는 이 시간이 저를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③  요리놀이
큐레이터 김혜원

매일 요리를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 집중해서 야채를 썰고 재료들을 볶고 익히는 그 시간이 일종의 명상 같다는 생각을 해요. 썰고 볶고, 불 세기를 조절하며 재료가 익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건강한 재료들에 감사한 마음,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을 먹는 기분까지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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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마음을 쉬게 하는
제철휴식 텃밭은 무엇인가요?
마음이 즐가워지는 나만의 텃밭을 소개해 주세요.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최근 송길영의 <건강하게 질투하는 법>에 대한 영상을 인상 깊게 봤어요. SNS에 올라오는 자랑 피드 때문에 괴롭다면, 그것을 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문해력이 중요할 것 같이라 이야기가 공감 갔어요. 어떤 현상이든 분명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 조금씩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인지, 나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인지, 내게 필요한 소비인지 등을 조금 더 또렷하게 구별할 수 있다면, 나를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믿어요.

송길영: 우리가 어떻게 매일 오마카세를 먹어요. 수많은 명품 브랜드의 수많은 옷을 살 수도 없고요. 어느 순간 SNS가 과장된 걸 알면서도 내 현실과의 격차가 느껴지고, 평상시 내 삶에 만족감이 떨어져 있다면 상처를 입거든요. 질투는 때로 건강해요. 그걸 기반으로 나아진다면. 그렇지 않고 자괴감이 들고 내 스스로 삶의 의지를 잃는다면 해야 될 일은 문해력을 늘리는 거예요.

이 분이 이걸 왜 올렸을까? 이 분은 누구길래? 그걸 어느 순간에 나와서 전체를 바라보면 상처를 덜 받아요. 그 안에 있으면 그게 전부인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상처를 받거든요.

때에 따라서 상처받을 거 같으면 보지 말자. 항상 바깥쪽에서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문해력이에요.


Ⓒeostudio

제철휴식 장비소

휴식은 장비빨, 장소빨. 휴식을 돕는 장비와 장소를 소개합니다. 제철 휴식의 시작, 혼자서 어렵다면, 적절한 장비와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받아보자구요.

✍️ 큐레이터 엘리의 제철휴식 장소: 경남 거제 지평집

지평집을 처음 간 건 21년 봄이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더 선호하는 저희 부부는 붐비는 여행지보다 여유로운 곳을 더 사랑합니다. 지평집은 바쁜 현대사회를 잠시 잊고 바다와 계절을 느끼기에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한번 다녀온 곳은 다시 잘 찾아가지 않지만 지평집은 계속 생각이 났던 곳이기에 23년 가을에 다시 한번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지평집에서는 주로 좋은 노래를 들으며 차를 마시고, 바다를 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다 옵니다. 스마트폰이 정말 어울리지 않는 곳이어서 폰보다 눈앞에 있는 바다를 보게 됩니다. 그 때문인지 다시 집을 향해 길을 나설 때는 무언가 가득 채워진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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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좋은 휴식을 돕는 ‘장비’는 무엇인가요?
좋은 휴식을 돕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나만 알기 아까운 제철휴식템과 장소를 공유해 주세요!

제철 휴식 상담소

제철휴식 구독자분들의 MBTI 별 다양한 휴식 고민을 다룹니다.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휴식을 바라보고, 고민하고 있는 사연이라면, 더욱 유심히 보아주세요. 매주 제철휴식 큐레이터가 공들여 작성한 편지로 답해드릴게요.

ENTP J님의 휴식고민

어떻게 해야 되는 일들 (돈벌기, 노동하기)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나 휴식을 하라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질 수 있을까요. 하고 싶은 대로만 놀고 쉬면 이기적이고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쉬는 나를 예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돈을 안 벌어도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다고 어떻게 스스로 믿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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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새 이름 붙여주기

큐레이터 보라의 편지


    J님의 고민 사연을 읽으며 요즘의 저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불쑥불쑥 스스로를 게으르고 나태하다고 다그치거든요.


    최근에 좀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요. 마감 때문에 정신없이 일을 마구 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일을 많이 해도 생각보다 별로 피곤하지 않은 거예요. ‘버틸만한데?’라는 생각으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업무로 채웠어요. 그러다 중간에 하루를 쉬게 됐는데요.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고 밥도 든든히 먹고 낮잠까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바쁠 때보다 훨씬 피곤한 거예요.


    그때 알았죠. 그동안 제가 덜 피곤했던 게 아니라 피곤하고 지쳤다는 몸의 신호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그래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 잔처럼 몸과 마음은 더 깊은 휴식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요. 데번 프라이스의 『게으르다는 착각』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나는 우리가 ‘게으름’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 강력한 자기 보존 본능임을 알게 되었다. 동기가 없고 방향을 잃거나 ‘게으르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평화와 고요함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절실하게 평화를 원할 때 우리는 자주 그 신호를 무시해 버려요. 쉴 틈은 생존을 위한 당연한 권리이자 반응이라는 것을 잊고요. 피곤함이 잘 감지되는 시기에 그래서 더 졸리거나, 늘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지속돼요. ‘지금이 기회이니 잘 쉬어둬야지!’하는 것도 뇌의 생존 전략일 테니까요.


    일분일초의 틈도 없는 정신이 없는 시기에만 꼭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몸은 편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아 복잡한 시기라면 완전히 지쳤거나 무기력을 느낄 수 있고요. 반대로 육체적 휴식을 거의 취할 수 없거나 수면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올바른 판단이 어렵거나, 예민한 상태가 되겠죠.


    이렇게 몸과 뇌가 한계에 다다랐을 때는 생산성보다 건강을 우선시해야한다는 점진적이고도 미묘한 신호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에서 ‘매슬랙 소진 측정 도구(MBI, Maslach Burnout Inventory)’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MBI에서는 ‘소진’이 정서적 탈진, 몰개인화(정체성 상실), 개인적 성취감의 상실이라는 세 분야로 나뉜다고 설명해요. 아래는 소진된 상태의 일반적 현상들이에요.


    •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다
    •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서 또 하루를 보내야 할 때 피로를 느낀다
    • 일 때문에 정서적으로 고갈되었다고 느낀다
    • 자신의 일을 통해 타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 이 일에서 가치 있는 일을 많이 달성하지 못했다

    ❶ 만약 현재 일상에서 이런 느낌을 자주 받고 있는 상태라면, ‘내가 지쳤구나’를 알아주고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해요. 이런 나를 다그치기보다 마음으로 알아주고, 내 상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중요해요. (만약 이 작업이 어렵다면, 숨을 아주 크게 세 번 쉬면서 지금 가슴이 얼마나 답답한지, 내게 숨 쉴 틈이 얼마나 필요했는지를 떠올려보시면 좋겠어요.)


    ❷ 두 번째 단계는 내가 누리고 있는 ‘게으름’의 시간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봐주세요.

    • 딴생각 시간: 마구잡이로 공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시간. 머랏속에 떠오르는대로 마음대로 낙서를 해봐도 좋고 컬러 펜으로 마구잡이 색칠을 해도 좋음. 잘 하지 말 것.
    • 한량 시간: 방바닥에 누워 팔과 다리를 휘저어보는 시간. 탁자의 밑 바닥, 의자의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처럼 평소에는 못 봤던 각도에서 사물을 볼 수 있음. 바닥이 따뜻하면 좋음.
    • 사이버 로핑(cyberloafing): 역시 『게으르다는 착각』에 소개된 시간인데요. 유튜브나 SNS를 탐색하면서 늑장을 부리는 시간.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탐색하며 여기저기를 탐색하면서 일 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림.
    • 흘려보내기 시간: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창문을 열어 놓고 바람의 느낌과 소리에만 집중하는 시간. 바람과 함께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흘려보내는 상상을 해 봄.

    이 시간이 내 삶에 존재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대로 이 게으름의 시간을 정당히 하루 안에 부여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하루에 두 시간은 꼭 나태하자!는 다짐과 함께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마음이 회복되지 않은 것은 덜 쉬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지쳤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 마음으로부터 도망쳐 다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지금의 나를 정확하게 바라봐 주는 일을 삶에서 게을리하지 말기로 해요.


    이번 주에는 잠깐의 시간을 들여 몸과 마음의 신호를 감지해 보는 나와의 대화 시간을 꼭 만들어보시기를 바라요.진짜 내게 필요한 게으르고 나태한, 아름다운 시간을 일상에 적극적으로 들여보시기를 응원할게요.

    📭 깜짝 이벤트!

    [작명 공모] ‘게으름의 시간’이 새 이름을 찾습니다!

    오늘 상담소에서 소개한 게으름의 시간에 새 이름을 붙이는 작업을 님과 함께 하고 싶어요. ‘칩거시간’, ‘먹고자고 시간’, ‘텅빈 시간’ 등 일상에서 나태하고 게으르고 빈둥대고 비효율적으로 보내고 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나만의 이름을 붙여주세요. 소중히 모아 다음 호에 소개할게요!

    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

    제철휴식 발행인
    보라: 라이프컬러링을 운영하며 <내가 좋아하는 휴식리스트 만들기>, <휴식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자칭, 타칭 휴식 덕후. 사람들이 각자의 휴식을 발견하는 모습이 좋아서, 나만의 휴식법을 발견하는 <휴식 수집가 보드게임>을 개발했습니다.

    제철휴식 크루 3기
    뉴스레터 제철휴식을 함께 만들며, 휴식 북클럽도 함께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