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이 싸우는 이유, 재판의 이유
코트워치는 지난 1월, 창립회원 모집 캠페인을 진행했었습니다.
캠페인 페이지를 만들며 '법정은 싸우는 공간'이라고 적었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긴 싸움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주에는 유난히 이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화요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SPC 계열사 제빵공장 사망 사건의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수요일은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이 연 기자간담회를, 목요일은 군 성폭력 피해로 사망한 고 이예람 중사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수요일 기자간담회는 화성시청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6월 발생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의 유가족들은 '국적·비자 구분 없는 평등한 보상과 수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아리셀은 대책위와의 1차 교섭이 결렬된 이후 유가족들에게 개별적으로 보상과 관련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아리셀 측은 재외동포비자(F-4)를 받은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국내 체류 기간(7년)은 내국인 기준으로, 이후 기간은 중국 현지 임금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책정했습니다.¹
또 회사가 제시하는 기한까지 합의를 하면 5천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지만, 기한을 넘기면 일정 금액을 '공적 기관'에 공탁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대책위는 이러한 보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저녁 열린 추모제에서 한 희생자의 유가족은 "죽음을 돈으로밖에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게 원통하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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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8일)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고 이예람 중사의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이 중사의 유족들은 사망 3주기를 맞은 올해에는 장례를 치를 생각을 해왔었다고 말했습니다.
군인 두 명이 장례식장 입구를 지켰습니다.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조문을 왔습니다.
영정사진 앞에서 묵념하며 지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봤습니다. 2021년부터 이어진 재판이 대부분 마무리됐고(특검 재판은 2·3심 진행 중), 일부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 사건으로 군사법원법이 개정됐지만 '사건이 해결됐다'고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20일) 영결식이 열리고, 이 중사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¹ 산업재해 발생의 책임이 있는 회사는 사망자에게 만 65세까지 일하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일실수입'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비자를 기준으로 국내 체류 기간은 한국의 소득을, 나머지 기간은 본국의 소득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