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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 장영은 작가입니다 :) 

안녕하세요! 구독자분들께서는 따뜻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벌써 올해를 사흘쯤 남겨놓고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하루는 물론이고 일주일, 한 달이 지나가는 게 점점 더 빠르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자꾸만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생각이 드는 건 나이를 먹는 거라고 하던데, 이상하게 저는 30대가 다가오는 것이 마냥 싫지만은 않답니다. 12월의 레터는 한 해를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가게 될 것 같습니다 :)
이번 아티스트레터의 대표 이미지는 지난달 저의 <Eternally Blue> 시리즈 중 대형 버드나무 작품을 소장하시게 된 분께서 설치 후 보내주셨던,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랍니다. 아름다운 시선으로 담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지난달에 이어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게 된 이유와 현재 진행 중인 작업과 최근 인상 깊게 보았던 전시와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작업실 인테리어 공사가 완료된 후 정리가 어느 정도 된 상태라 저의 구독자님들께 새 작업실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2월의 단상

[ 2020. 12. 서울, 작업실에서 ]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며 가장 기억이 남는 일들과 생각을 떠올려보니 가장 최근이었던 크리스마스에는 작업실에 필요한 물품인 서랍과 선반들을 조립하여 정리를 마무리하고, 간단한 상을 차려 연말 분위기를 내보았어요!

테이블 위의 아름다운 꽃다발은, 올 한해 쉼 없이 달려온 저를 위한 셀프 선물이랍니다. 농장에서 직접 수확된 신선한 유칼립투스와 유코수에 범부채 열매 다발을 크리스마스 아침 택배로 받아보았는데, 오랜만에 들뜨고 굉장히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 활동을 시작하고는 연말에 꼭 아트페어 일정이 있어, 늘 전시장에서 정신없이 보내거나 작품을 철수하느라 온전히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11월 전시 일정을 끝으로 연말 기분을 내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 2020. 11. 장영은 작가 제로베이스 전시전경 | 서울옥션 강남센터 ]
지난달에는 서울옥션의 제로베이스 경매를 통해 위의 <Dear Nature> 작품이 판매되었습니다. 늘 우리에게 대가 없이 많은 것을 베풀어주는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며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려는 뜻에서 작업을 시작한  <Dear Nature> 시리즈입니다.

작품 판매수익의 50%를 비영리 민간단체인 ‘서울 환경운동 연합’의 도심 속 숲 조성 사업에 기부하였고, 소품이다 보니 소소한 금액이지만, 저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해나감으로 인해 자연을 위한 기부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뜻깊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자연인, 도심 속 숲 조성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보며 <Dear Nature> 시리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 장영은 | Dear Nature 005, 006,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각 12.7x17.8cm, 2020ㅣSold out ]

장영은작가의
<Dear Nature> 시리즈
감상하러 가기
                                   https://m.blog.naver.com/feelmycolor/222063832855

[ 장영은 | Dear Nature 시리즈 ]
‘자연’을 그리는 이유 - 2

2020. 8. 양평 ]
11월의 아티스트 레터에서는 제게 안식처인 자연과 지금의 주된 작품 소재가 된 사건들을 이야기했고 그렇기에 지난 전시 인터뷰 중의 ‘90년대 출생 작가가, 자연을 그리는 이유?’의 질문에 관해 일화를 들려드렸습니다.

질문을 받았을 당시에는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자리에서 모든 것들을 꺼내어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 갑갑하고 여러 생각이 스쳤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생각도 마음도 많이 정리가 되어 앞으로 조금 더 그 이유에 대해 담담히 풀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또한 조금씩 제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이겠지요!

그러다 보니 삶과 자연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자연스레 확장되어 저의 작업 세계관과 연결이 되어가고 있고,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내어 자연을 가까이하고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며 삶의 흐름을 받아들여 보는 중입니다. 그로부터 작업의 소재와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있고요.

[ 2020. 9. 도봉구 ]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계절과 마음속 계절은 전혀 반대일 수도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주어진 매 순간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여유를 갖는,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꼭 찾아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이루고자 계획했던 일들의 추진과 각자 기준의 성공에 다가서는 삶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다가온 아름다운 삶의 계절마저도 흠뻑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 2020. 5. 팔당호 ]

[ 김종학, 남자, 캔버스에 유화, 1978 ]

[ 2020. 김종학 화백의 인물화 전시 풍경 | 조현화랑 ]
지난달 소개해 드렸던 ‘설악의 화가’인 김종학 화백님은 앞으로도 설악산을 그리면서 사람도 그리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그렇게 지난 7~8월 부산의 조현화랑에서 화백님의 인물화 전시가 열렸었고 실제로 보지 못해 아쉽지만, 이미지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새로웠답니다.

그렇게 설악산의 풍경을 통해 산의 모습, 계절의 변화, 대지에서의 삶을 통해 무수한 작품 세계를 축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1970년대 후반부터 끊임없이 인물화도 함께 그려오셨지만 꽃과 자연만 그리는 작가로 여겨지는 현상을 안타깝게 여긴 화랑 대표분께서 김종학 화백이 지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려 기획한 전시라고 합니다.

[ 2020. 6. 장영은 작가 개인전 | 마롱아트스페이스 ]
빛과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20대 후반인 제게 103세의 현역 화가 선생님께서는 너무 작업이 세련되지 않아도 좋으니 무엇이든 표출해봐도 좋겠다고 조언해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은 지극히 취향이라 좋고 나쁜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작가로서 본인이 낳은 결과물들에 스스로 부끄럽지는 않아야 한다 믿고 있습니다. 변화의 두려움보다는 그것이 저의 성정이기도 하고요!

불안하고 정해진 것 없는 지금일지라도 소모적인 생각에 마음을 태우는 일보다는 당장 주어진 순간들에 온전히 집중해보려 노력 중인데 솔직히 마냥 쉽지는 않은 듯합니다.

그러나 자연을 예찬하며 지금과 같이 푸른 이미지에 반짝이는 은실을 곁들인 작품을 평생 그려낼 것이라는 마음을 굳혔다기보다, 제게 자연이라는 대상은 전부 경험해보지 못한 정말 광활하고 무궁무진한 소재이기에 아직 제가 실험하며 표현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은 것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종종 치열하고 상대적 성격을 지닌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내내 영원한 가치란 존재하기 어려워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 것들은 영원히 살아 숨 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인간은 태어나 영원히 살 수 없지만 그렇기에 정신없이 흘러가는 바쁜 현실에서도 각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해보고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과 여유를 누릴 줄 알았던 사람이야말로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것을 소유했던 삶이지 않을까요?

그림을 그리며 당장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저의 작업을 납득시킬 순 없겠지만, 적어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게 된다면 훗날 제가 세상을 떠나도 그 안에서 영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앞으로는 주변 환경이나 여러 변화에 따라 새로운 소재들을 작업에 녹여내며 천천히 스펙트럼을  넓혀나가는 것이 목표이니, 오래오래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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