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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만나 볼 이 주의 큐레이션은 <인사반파자구계통>입니다.

인사반파자구계통 / 글 묵향동후

순애를 즐기는 가장 위험한 방식
#집착공 #연하공 #까칠수 #사제관계 #🔞

 <인사반파자구계통>*은 <마도조사>의 작가로 유명한 묵향동후의 첫 BL소설입니다. <사반>은 ‘중국 BL’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엘라x틴으로 빚어낸 듯 천상의 머릿결을 가진 아름다운 장발의 남성들이 떼거지로 나오는 선협물 배경에 웹소설 등지에서 유구하게 사랑받아온 ‘자신이 읽고 있는 작품 속 특정 인물로 빙의된 주인공’ 소재를 가미한 작품인데요. 인기가 많은 요소들이 즐비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몇몇 독자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검증받은 최고의 ‘중벨’ 요리사 묵향동후는 여기에 몇 가지 키워드를 더해 이 소설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가미했습니다. 마법의 라면스프와도 같은 그 키워드들을 살펴보며 <사반>의 맛을 한 번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키워드는 '순애'입니다. 혹시 순애야말로 진정한 이상성욕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단언컨대 <사반>은 그 문장을 대변하는 가장 완전한 증거입니다. 소란스럽게 무서운 기세로 상대를 파고드는 애정은 그 어떤 음침한 욕망보다도 순수하고 강렬하며, 그렇기에 무섭습니다. 따라서 주인'공' 낙빙하의 심지 없는 곧은 애정이 정도를 모르고 풀악셀로 밟아버릴 때, 그가 느끼는 고양감과 불안정함은 여러 상황에 부닥침에 따라 다양한 감정들과 뒤섞여 극단적으로 표출됩니다. 여기서 두번째 키워드인 '사제관계'가 힘차게 등장합니다. 상하관계의 질서를 엄격히 여기는 유교가 탄생한 국가의 발칙한 BL답게 <사반>은 그 엄격함에서 뿌리를 뻗고 자라나는 비틀린 애정과 집착을 절묘하게 묘사합니다. 그렇게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려 수평선 위를 달리는 낙빙하의 순애는, 수직으로 꺾인 두 사람 사이의 관계와 충돌하며 정점을 찍습니다. 수직의 끝에는 낙빙하의 '사존'이라는 역할에 충실할 뿐인 심청추가 서 있기 때문입니다. 낙빙하가 심청추에게 쏟아붓는 순애를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쌍방향을 거부하는, 심청추의 참된 스승의 면모니까요.
 나x토만큼 박진감 넘치는 이 세기의 대결이 어떻게 극복될까요. 그 답은 <사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답을 찾으러 갔다 동인적으로 해석하기 좋은 설정들과 캐릭터들, 심지어 순애의 정반대인 혐관까지 풀코스로 즐겨버리고 아차, 하실 수도 있다는 점 유의하세요. <사반>의 진짜 맛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익숙한 소재들이 절묘한 케미스트리를 이루는 것에 있으니까요!

*편의를 위해 해당 문장 이후부터 <사반>이라는 약자를 사용합니다.

성감
남자들간의 사랑이면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

신과 함께 #인외존재
천관사복 / 글 묵향동후
#집착공 #헌신공 #명랑수 #능력수

 천관이 복을 내리시니.. 아니 잠시만, 진짜 복을 내릴 수 있는 거 맞아?! 신이라기에는 조금 꾀죄죄한 옷을 입고 고물을 등에 인, 삼계의 웃음거리ㅡ괴짜 신이 이곳에 있다. "나는 창생을 구할 거야!" 누구보다 빠르게 선경에 오른 선락국의 태자 사련. 그러나 그의 꿈과는 달리 몇백 년의 세월을 겪으며 깨닫게 된 건 현실과의 타협, 고통과 굶주림을 참는 법 정도였다.
 어느 날 그의 앞에 한 소년 '삼랑'이 나타나는데.. 이 소년, 이상할 정도로 운이 좋다. 이상하지만 결코 수상하지는 않은 그와 함께 지내며 사련은 잠시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과 꿈들을 서서히 돌아보게 된다.
"당신의 꿈이 창생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제 꿈은 오직 당신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위로 올라가면 신이고 아래로 내려가면 귀신이라고 하던가. 아니, 사람은 그냥 사람일 뿐이다. 어디서든 고난과 두려움은 존재하고 간혹 그것은 우리 삶을 통째로 집어삼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겨울은 언제나 봄을 맞이할 것이다. 영원히 포기하지 않는 일과,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렇다면, 근심할 것 하나 없다!

비수
귀신 쫓아다님 퇴마사 아님.

신의 비늘 / 그림 히노하라 메구루
#다정공 #순정공 #동거물 #🔞

 신의 비늘은 제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동양의 신수인 용이 등장한다. 평범한 인간이었던 소설가 ‘치하루’와 아내를 찾기 위해 마을로 내려온 수신이자 용신 ‘린’의 인연은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용신의 전설로 이어진다. 치하루의 할머니가 용신에게 자신의 대가를 이루는 대신 치하루를 주겠다는 약속으로 운명이 된 둘은 같이 살아가며 서로를 알아간다. 둘의 일상을 담은 초반의 이야기는 인간 세상 물정에 어두운 린에게 생활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할머니에 대한 트라우마와 열등감을 가진 치하루에게 위로를 주며 정이 들기 시작한다. 어느 날, 린은 물로 돌아가지 못해 힘이 약해져 자신의 인간 모습이 투명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치하루에게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숨기는 린으로 후반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후 린의 힘을 복구시키기 위한 치하루의 노력을 담아낸다. 신비한 용신의 설정과 깔끔한 작화, 변화하는 둘의 관계를 담은 이 만화를 통해서 동양 판타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남간식
소설, 만화 상관없이 비엘을 사랑합니다.

같이의 가치 #동거물
원룸 엔젤 / 그림 하라다
#동거물 #힐링물 #쌍방구원

 작품을 구매하기에 앞서서 리뷰를 훑어보다가 '하라다가 내 발기부전을 치료해주겠지 하고 구매했다가 지금 울고 있다'는 글을 봤다. 끝까지 읽은 다음의 감상은, 나도 별다를 바가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며 코우키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이대로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날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사고로 칼에 찔리는데, 정신을 잃기 직전 하늘에서 내려오는 천사를 본다. 코우키는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집에 그 날 본 천사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코우키는 기억을 잃고 갈 곳이 없다는 천사와 얼결에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천사는 코우키의 감정을 공유하며 코우키를 위로하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 돈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생활이지만 천사와 코우키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같이 살아간다. 과연 천사는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왜 하필 코우키의 앞에 나타난 것일까? 끝까지 읽으면 모든 비밀을 알 수 있다. 242페이지 정도의 단편이지만 어느 만화보다도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삶이란 무엇일까? 꼭 성실하게 일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가치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볼 수 있다. 그리고 꼭 마지막에 나오는 QR코드를 스캔해보길 바란다.

치져
안녕하세요! 저는 치져입니다. BL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치열한 장르를 좋아해요!

너와 나와 비눗방울 / 글, 그림 ymz
#동거물 #오래된연인 #소프트BL #달달BL

 28세 의복매장 직원 린타로는 집안일에 대한 재능이 빵점인 반면, 린타로의 어리광을 받아주며 집안을 돌보는 32세 산타는 사복 패션 센스가 빵점이다. 어찌 보면 반대 성향의 두 사람은 사귀고 나서는 5번째, 동거를 시작하고는 2번째 봄을 맞이하며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일상을 보낸다. 린타로는 질투가 심하다. 린타로의 아빠와 산타가 컴퓨터를 사기 위해 외출하는 것에도 질투하며 산타는 그것을 이따금 성가시게 느끼지만 그건 그때뿐, 이러니저러니 해도 산타가 모든 걸 손에서 놓아도 린타로는 괜찮다고 말해줄 것 같아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린타로는 산타에게 늘 평생 함께 하기로 한 사람 등 평생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두 사람이 이만큼 알콩달콩 지낼 수 있는 비결은 서로 변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님은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 상대와의 추억을 되새길 때 좋은 추억만을 엄선해서 그리고 싶다는 진지한 목적에서 작품을 시작했는데, 덧없는 기억들에 대한 비유로서 제목에 비눗방울이란 단어를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자유로이 살아 움직이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덧없음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세상 끝까지라도 날아갈 것 같은 비눗방울 같은 이야기로 달콤한 일상을 소중히 해보는 건 어떨까.

삐얌
귀여운 연애와 어른의 사정,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삐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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