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온 세계가 떠들썩하네요🇷🇺🇺🇦 이에 따라 이 둘의 관계와 역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세 시대 키예프 공국부터 20세기 소비에트 연방까지 같은 문화를 공유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연을 맺은 만큼,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혈통의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해요. 

오늘의 작곡가 ‘카푸스틴’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지만, 러시아에서 주로 활동했어요. 많은 사람이 카푸스틴을 러시아 작곡가로 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사랑한 작곡가, 카푸스틴과 그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사실 카푸스틴은 그가 한창 활동할 당시만 해도 대중적으로 알려진 음악가는 아니었어요. 1937년생인 그가 관심을 받은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오스본, 아믈랭, 페트로프 등 뛰어난 연주자가 카푸스틴의 음악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거든요!

잠깐 20세기 미국으로 시간여행을 해볼까요?😎 20세기, 특히 1940-50년대 미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음악이 모여 있었어요. 그들을 큰 단위로 묶어보자면 재즈와 클래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둘을 융합하여 새로운 장르를 만든 음악가가 있어요. 바로 건서 슐러입니다. 슐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에서 호른 연주자로 활동했을 만큼 클래식에 익숙한 사람이었지만, 1940년대 후반, 마일스 데이비스를 비롯한 재즈 음악가와 함께 연주하러 다니며 재즈 음악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장르가 "서드 스트림"이에요.

카푸스틴이 활동하던 소련은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의 재즈를 금지했어요🙅🏻‍♀️ 또한, 재즈의 음계나 즉흥적인 면모가 다소 어렵다고 판단되어 소련의 인민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죠. 카푸스틴은 클래식과 재즈의 융합인 서드 스트림을 활용하였기에 클래식 작곡가라는 틀 안에서 움직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러시아에서 활동하면서도 이런 Jazzy한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답니다.

🙋🏻‍♀️"서드 스트림 음악을 들어보니 재즈와 비슷한데, 둘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재즈의 꽃은 연주자의 '즉흥연주'인데요,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마다 달리 연주된다는 점이 재즈의 매력입니다. 하지만 서드 스트림 음악은 즉흥연주 부분이 없고, 모두 악보에 적혀있어요! 

1984년에 작곡된 카푸스틴의 연주회용 연습곡 Op.40은 총 8곡으로 구성되어있어요. 곡에는 ‘전주곡’, ‘몽상’, ‘추억’, ‘농담’ 등과 같은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오늘의 곡 6번은 ‘목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카푸스틴 본인은 이 부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목가라는 제목은 완벽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 이 곡은 빠른 음악이며 대부분 피아노(p,여리게 연주하라는 지시어)로 연주된다.”라고 직접 언급했거든요.

원래 연습곡인 만큼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게다가 보통의 클래식 연습곡이 아니라, 재즈의 리듬과 화성의 사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장르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해요💪🏻 과연 서드 스트림 작곡가답게 악보에는 ’재즈 락처럼’, ‘부기우기처럼’ 등 재즈곡을 표방한 지시어가 이곳저곳에 쓰여 있습니다. 

하나 더! 이 곡을 연구한 논문에서는 곡 안에서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 스크리아빈과 같은 러시아 음악 스타일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언급하고 있어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지만, 러시아에서 모든 음악 활동을 했기에 러시아 선대 작곡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듯싶습니다.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고 싶은데,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공인된 음악가의 연주를 듣는 것을 추천해요. ‘좋은 연주’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공부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글릿이 추천하는 공연은 ‘오스모 벤스케의 수수께끼 변주곡 ①’입니다. 이 공연은 ‘올해의 음악가’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올해 촉망받는 연주자를 선정하여 기획된 공연입니다.

오스모 벤스케는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이번 공연의 주인공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와 오랜 시간 동안 음악 동료로 연을 이어왔다고 해요. 본 공연에서는 시벨리우스부터 모차르트, 엘가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동심원의 길>은 무려 한국 초연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바로 달려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