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쏟아지는 햇볕과 물기를 머금은 공기 사이에서 무탈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얼마 전, 친구로부터 함께 빙수를 먹으러 가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무더위 때문이냐며 묻는 저에게, 지나가다 빵집에 포스터가 붙어있는 걸 봤다고 하더라고요. “너 빙수 좋아하잖아.”라면서요. 확실히 작년 이맘때에 그 친구와 빙수를 퍼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에는 저보다 친구가 더 열성적으로 먹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웃음), 어쨌든 달콤한 여름의 맛에 저를 떠올려 준 게 기뻤어요. 나에게 그 친구는 무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일까, 또 다른 이들은 나를 어떤 때에 생각할까, 사람들 마음에 창문이 있다면 온종일 돌아다니며 열어 보고 싶은 기분이었답니다. 님은 일상의 장면에서 누군가를 떠올린 적 있나요? 아마도 나의 마음 한편, 좋은 자리를 내어준 이들의 얼굴이겠지요. 이 계절을 이유 삼아 안부를 물어도 좋겠네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관계의 모양을 다루는 신간 주제를 곁 삼아, 어라운드 식구들의 마음속 떠오르는 얼굴들을 헤아려 봅니다.

06.27. What We Like―취향을 나누는 마음

같은 자리에 앉아서

07.11. Another Story Here―책 너머 이야기
책에 실리지 못한, 숨겨진 어라운드만의 이야기를 전해요.

07.25. A Piece Of AROUND―그때, 우리 주변 이야기

오늘 다시 보아도 좋을, 그때의 이야기를 소개해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될 때를 곱씹어 봅니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었을 때, 우연히 들어간 가게에서 만난 식물이 귀여울 때, 무심코 고른 책이나 영화 또는 드라마가 재미있을 때. 그러니까 나의 무언가를 나누고 싶을 때 떠오르지 않나요? 좋은 기분, 사소한 일상, 떠오르는 생각 같은 것들을요. 오늘은 어라운드 식구들에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콘텐츠를 물어봤습니다. 같은 자리에 앉아 우리는 무엇을 나누게 될까요?

어른이건 아이건 감정을 제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 1편에 등장한 감정 컨트롤 본부와 다양한 감정은 저에게 충격에 가까웠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얽히고설켜 내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감정을 이토록 효과적으로 전달한 콘텐츠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 이어 얼마 전 개봉한 시리즈 2편에서는 ‘불안’, ’ 당황’, ‘따분’, ‘부럽’이가 등장한다던데 기대하는 마음으로 1편을 우리 집 아이들과 다시 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남녀가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채워진 이 책은 읽는 내내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요. 친밀하고 따뜻하며 솔직하고 형식에 구애받지도 않았죠. 편지를 쓰는 시간과 편지를 받아서 읽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편지가 가진 낭만적인 특성 때문 아닐까요? 이 책을 읽고 생각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보아도 좋겠어요.

사무용지 회사를 배경으로 별별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미국 시트콤 오피스를 나누고 싶어요. 평범한 (동시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종이 회사 직원들의 웃긴 모습들은 낭만적인 사랑이나 화려한 액션과는 멀지만요. 오피스 속 숨어있는 기쁨 너머 슬픔, 가벼움 너머 무거움을 애정해요. 시즌 9까지 정주행하고서야 알아차렸어요! 이 시트콤은 결국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구나!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저는 여름과 겨울이 중턱에 다다를 때마다 볼멘소리를 참을 수 없습니다. 이 지난한 계절이 언제 지나갈까, 불평을 늘어놓다가 이내 좋은 방법 한 가지가 떠올랐어요. 바로 나만의 계절 드라마를 고르는 거죠. 한 편 한 편을 소중하게 아껴보며 이야기 속 인물들과 함께 계절을 나는 겁니다. 그렇기에 드라마를 고르는 기준 단 하나는 ‘지금의 나와 같은 계절을 보낼 것.’입니다. 오늘은 저와 지난여름을 함께 이겨낸 드라마 하나를 소개할게요. 계절이 본디 가진 매력을 꾸밈없이 담아낸,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글·사진 이명주

올여름은 어느 때보다 무덥고 요상한 날씨가 찾아올 거라고 해요. 벌써 열대야가 시작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상 기후로 앓는 지구 곳곳을 보며,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부디 무탈한 계절을 보내시길 바라요. 7월에 도착할 다음 뉴스레터에는 어라운드 95호의 이야기를 한 조각 꺼내어 보여드릴게요.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관계의 모양(Being Together)’를 주제로 한 《AROUND》 95호가 궁금한가요? 책 뒤에 숨겨진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이미 지난 뉴스레터 내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어라운드 뉴스레터는 격주로 목요일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평범한 아침 시간을 어라운드가 건네는 시선으로 채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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