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유니콘은 12곳.. 최근 해외 투자자들 몰려"

2022_Season 1 | 쫌아는척 | 일본 | 28 Jan
[쫌아는척] 일본의 유니콘과 스타트업
쫌아는기자들 1호 성호철 

일본 스타트업에 대한 스터디입니다. [와! 일본 : 응집하는 일본인의 의식구조 해부] 의 저자이기도 한 쫌아는기자 1호는 일본에 관심이 꽤 많습니다. [스타트업] 뉴스레터를 내면서도 줄곧 '그럼 일본은?' 궁금했습니다. 일본 벤처캐피털 PKSHA Capital의 에비하라 히데유키 파트너와 인터뷰했습니다. 기사에선 금액은 엔화 표기(100엔=1044원, 27일 기준)입니다. 
에비하라 히데유키 파트너 소개
PKSHA SPARX 알고리즘 1호 펀드 운영. 규모는 60억엔. 이 펀드는 도요타 등 출자했음. 한국에선 프리A와 시리즈A 스타트업 투자. 과거에 우아한형제들(배민) 등에 초기 투자한 경력. 한국에 4년간 주재.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지한파 벤처투자자.
스터디1. 일본의 유니콘 숫자는? 
자료에 따라 편차가 있다. 일본 스타트업DB의 최신 자료(2021년 11월 기준)는 12곳이라고 집계한다. 에비하라 씨도 "11~12곳 정도로 본다"고 설명한다. 사실 의외다. 일본은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에선 한국보다 뒤쳐졌다는 선입견이 강했지만, 만만치는 않은 모습이다. 물론 경제 규모에 비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 것이지만, 단순 숫자 비교에선 비슷한 수준이다.  1위 딥러닝 분야 프리퍼드 네트웍스나, 2위 인사노무 SaaS 제공 스마트HR를 비롯,  반도체(회사명 트리플-1), 플라스틱-종이대체소재 개발(TBM), 수소에너지 실용화 분야(크린플라넷), 가상화폐 금융서비스(리키드그룹) 택시배달앱(모빌리티 테크놀로지스) 차세대 바이오소재 개발(Spiber), CBDC(중앙은행개발 디지털화폐) 플랫폼 개발(GVE), 위험보증형 후불제 결제서비스(넷프로테크션즈홀딩스, 암검사 분야(히로츠바이오사이언스) 등 분야는 다양했다.

사실 쫌아는기자는 일본 유니콘이 많아봐야 고작 3~4곳 정도이고, 분야도 일본 E커머스와 같은 분야일 것이라 지레짐작했지만, 전혀 달랐다. 유니콘 숫자도 의외지만, 전체 생태계도 생각보다 탄탄했다. 일본벤처캐피털협회 자료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기준으로 300억엔 이상이 80사, 100억엔 이상이 180곳이다. 

/출처 일본의 STARTUP DB
스터디2. 일본 연간 스타트업 투자액 8000억엔 이상이라고? 한국보다 많다?
일본 다이야몬드 등 잡지사의 기사와 자료에 따르면 일본 스타트업이 2021년에 투자받은 총액은 8000억엔~9000억엔으로 추정된다. 한화로는 약 8조3000억~9조3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액수는 급증세다. 예컨대 2021년 1분기 1707억엔에서 2분기 1860억엔, 3분기엔 2233억엔(이상 일본벤처캐피털협회 자료)과 같은 식이다. 모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연속 경신한 수치다. 2015년엔 연간 총액이 1986억엔이었는데, 4배 수준으로 팽창한 것이다. 참고로, 신규 펀드 조성액도 매년 5000억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5287억엔, 2020년 5503억엔, 2021년(1~3Q) 3036억엔이다. 

변화는 2가지다.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비로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 연기금은 스타트업 투자엔 거의 '제로'였다. 하지만 최근 신규 펀드 결성시 15% 정도가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다. 여기에 해외 자금이 일본 신규 펀드에 유입되고 있다. 이렇게 신규 펀드의 40%가 일본과 해외 기관투자자로 채워지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추세다. 

두번째는 해외의 직접 투자 급증이다. 2020년~2021년 3분기까지 일본 스타트업 투자에 직접 참여한 해외 VC(벤처캐피털)은 세쿼이아 캐피털과 같은 유명 VC를 포함, 총 45곳이다. 여기에 VC와는 별도로, 이른바 클로스오버 투자 사례도 눈에 띈다. 클로스 오버는 주로 상장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비상장사인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는 사례다. 예컨대 피델리티와 같은 클로스오버 투자자 32곳이 일본 스타트업 투자자로 등장했다. 또한 칼라일, 베인캐피털, KKR 등 해외 대형 사모펀드들도 일본 스타트업 투자판을 기웃거린다. 작년 9월엔 칼라일이 일본 유니콘인 Spiber에, 11월엔 베인캐피털이 일본 의료스타트업 링크웰에 투자했다. 

에비하라 파트너 인터뷰 

PKSHA SPARX 알고리즘 1호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도요타 등이 출자한 펀드다. 투자 금액의 50% 정도는 일본에서 투자하고, 한국과 중국에도 투자한다. 현재 회사로 오기 전에 사이버에이전트캐피털에 근무했고 4년간 한국 체류했다. 이때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블라인드, 드라마앤컴퍼니(리멤버) 등에 투자했고 꽤 성적이 좋았다.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당연히 한국에 좋은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 분야는 일본이 아무래도 늦기 때문에 빨리 가는 곳에 투자해야한다고 본다. 일본은 제조업 중심이다. 아내도 한국인이라서 한국과는 인연이 깊다.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규 펀드 결성도 준비 중이다” 

일본은 요즘 DX(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붐이다. 사실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 기업은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가 낮은 편인데, 요즘 DX의 필요성을 깨닫고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DX, 그 이후를 본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방향이며, 그걸 알고리즘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본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발전할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게 우리 컨셉트다.”  

“과거와 비교하면 일본 스타트업과 VC도 진짜 커졌다. 대략 연간 스타트업 투자액도 8000억엔 정도다. 아마 한국이 2021년 7조원일 것이다. 한국을 넘어섰다. 배경엔 일본 대기업의 변화가 있다. 대기업들도 이젠 디지털화해야한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 물론 미국에 비교하면 아직 한참 적다.” 

“일본 스타트업을 한국에선 잘 모르는 이유는 일본 스타트업이 일본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아닐까. 일본 안에만 있으니 해외에선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연간 투자액 8000억엔도 거의 대부분이 일본 내수 스타트업에 집중된다. 한국은 7조원이지만, 상당수가 해외 도전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 아닌가.”

“일본에도 유니콘이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스마트HR과 같은 곳이 대표적인 유니콘이다. (일본어로 인터넷 검색해보고) 11곳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선 다들 ‘우린 유니콘 적다’고 얘기한다. 이유는 뭘까. 일본은 사실 내수 시장이 꽤 크기 때문에 기업가나 투자자가 일본 내부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에선 ‘국내 최적화’라는 말을 쓴다. 한국은 반대로 내수 시장이 적으니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는 곳이 많은데다 언어가 되는 한국인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한국은 20여 년 전부터 해외 진출했고 BTS나 넷플릭스 드라마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일본은 내수에만 집중하다가 요즘에야 “한국과 이렇게 차이가 나버렸다”고 깨닫는 식이다. 스타트업도 비슷한 맥락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 내부의 자성? 글쎄 그런 움직임은 아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일본은 스스로 뭔가 바꾼 경험이 별로 없다. 민주주의도 국민의 힘으로 스스로 얻은게 아니지 않은가?(@쫌아는첨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후 미군 점령기에 강제적으로 현재의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였음) 일본 사회엔 ‘논비리(매사 여유롭게 생각하는 태도)’하는게 많은게 아닐까. 일본내에서 우리끼리만 경쟁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많다. 사실 과거엔 그래도 괜찮았다. 인구도 늘고 있었고. 앞으론? 글쎄다.”

“일본 인터넷 주요 분야를 보면 해외 기업들이 대부분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후재팬만 해도 결국 네이버가 5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만화도 한국 픽코마가 주도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외국 기업 입장에서 일본 시장 진입이 수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에선 이런 인식 자체를 별로 못하는 현실이다. 일본 기업들은 뭐든 조금씩조금씩 바꾸려고 한다. 한꺼번에 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벤처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은 대통령제라서 그런가, 한꺼번에 싹 바꾼다.” 

“이것도 한국에 근무하면서 외부에서 일본보면서 ‘아 그렇구나’하고 느끼는 대목이다. 일본 안에 있으면, 아마도 일본인 80~90%는 해외를 의식 안하고 살고 있다고 본다. 해외 진출해야한다는 목소리는 소수다.”  

“일본 진출할 때 좋은 인재가 중요하다. 그런데 다들 한국에서 하듯이 지인 소개로 인재를 찾으려고 한다. 외국에서 그게 가능할까? 실패하는 케이스가 많다. 사실 한국어도 유창하면서 비즈니스도 잘하는, 그러면서 일본 현지 인맥도 좋은 일본인은 거의 없다. 일본어가 가능한, 일본에서 일할 한국인을 찾거나, 재일교포가 대안인데, 이런 인재도 지인 소개로는 찾기 어렵다. 단독 진출보다는 일본 기업과 파트너십도 하나의 대안이다. 배달의민족이 일본 진출했을 때 투자자로서 이런저런 조언과 소개도 하긴 했는데, 그때 배민이 한국에서 하던 방식을 그대로 일본에 적용해 갸우뚱했다.”

“일본 VC 투자를 받으려고 한다면 몇 곳으로 한정한다. 한국 기업 투자 실적 없는 곳은 굳이 접근해도 큰 도움은 안될 것이다. 본래 VC는 펀드 설립시 어느 나라에 투자할지도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PKSHA SPARK 알고리즘펀드를 비롯, 글로벌브레인, 소프트뱅크아시아, SBI인베스트먼트, 코로플라넥스트 5사 정도가 한국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고 알고 있다. 5곳부터 노크하는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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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스타트업 꿈 꾸는 중년의 한 아이
저희 회사 간식, 라면이 작은 컵이였는데, 오늘부터 큰컵으로 바꼈어요 :)

@슈퍼코더 만드는 세컨드팀 대표 윤창민
슈퍼코더는 국내 기업이 톱티어 글로벌 개발자를 채용하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 해외 개발자와 리모트 형태로 일을 하는 트렌드가 생겨나요. 이유는 3가지. 1. 국내에서 좋은 개발자 채용이 어렵다. 높은 임금과 절대적인 개발자 공급 부족 2. 원격으로 일해본 경험이 생겼다 3. 영어로 일하는 거부감이 덜하다. 그리고 트렌드는 지속된다. 이유는 2가지. 1. 국내 스타트업는 글로벌 타깃으로 운영하고, 해외 투자자들도 많아짐. 인력풀도 조만간 글로벌화될 것. 2. 미국에선 이미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 개발자들과 원격으로 일을 하는 것이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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