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스쾃팅] 1959년 호서극장의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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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펼쳐질 제2회 올드타운스쾃팅(OTS)을 맞아, 마을호텔은 OTS모드로 돌입했답니다. 앞으로의 뉴스레터에서는 고양이 이상이가 찾아낸 올드타운의 공간과, 그 곳에 담길 영화X음악X책 소식을 하나씩 들려드릴게요.

[To. 박회장님] 소소하고 은은한 광기

한때 지인들과 자주 오갔던 대화로 편지를 시작합니다.

(지인들은 대체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A : 야, 너는 그래도 좋겠다.

목 : ???

A :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잖어.

목 : (...)

(목사장은 이런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우선 이 대화에서 첫째, 우리는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정확하게 하며 살고 있지 않아요. 자주 주변을 살피고, 다른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이제 회장님과 저는 다소 철지난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않나요.😩 나의 취향과 절대 다수의 취향의 접점을 맞추고 싶지만, 그 간극이 크다면 결국 다수의 취향으로 기우는 선택을 지금까지 해왔던 거죠.

하지만 불쑥불쑥 자아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법! 우리는 그 와중에도 타협할 수 없는 우리만의 영역을 남겨놓습니다. 기획자의 인장을 달콤하게 포장된 프로그램의 뒷면에 세겨넣습니다.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한번 잡솨봐'라는 식의 (결과를 알 수 없는) 넛지. 모 작가님께선 이를 '은은한 광기'라고 말씀하셨어요.

예를 들어, 작년 '제민천보통영화제'에서 심야상영으로 틀었던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의 <비브르 사 비>.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작년에 고다르 선생이 세상을 떠났기에 아주 조금 고집을 부려봤습니다. 다행이 아주 소수의 관객(존경합니다)분들과 저와 지인들이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직조공장에서 본 오래된 영화는 최고였습니다. 물론 저는 졸았습니다.) 이번에도 아주 소수의 관객들만이 공감할 것 같은 상영작이 있지만,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소소한 광기를 부려봅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예약은 부진합니다. 하지만 올해에도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이 세상을 떠났거든요.

'비브라 음악회'를 기획한 황PD는 모두의 우려를 무릅쓰고 청중에게 익숙하지 않을 즉흥연주를 기어코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놨고, '이상한 책나라'를 준비하는 김기사는 'MZ! MZ!'를 외치며 달음박질하려는 올드타운스쾃팅에 특유의 무게감을 달아놓습니다. 본인은 긴장으로 팽팽한 마을호텔을 느슨하게 풀어주러 왔다나요. 🤔 브랜드, 콘텐츠 매니아 소네디터님은 매일같이 올드타운스쾃팅과 함께할 협업사를 (어미새처럼) 물어오십니다. (우리.. 잘 가고 있는 거 맞겠죠?) 하지만 다들 지켜야할 선을 잘 인지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준비하는 사람 각자의 소소한 기쁨이 묻어나는 페스티벌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