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는, 내가 있었다.
진짜 내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뉴스레터 #45

<오늘의 나답게>

무심코 좋아한 것 같지만,
그 안엔 언제나 내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 깊게>

아버지의 코란도

'나답게 수필'

아버지가 지키고 싶었던 것

오후에 일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 전화가 왔습니다.

주말 근무 중이라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저도 모르게 통명스럽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제 눈치를 살피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셨습니다.


"아빠 지금 차가 고장이 나서, 에어컨도 못 틀고...

고치는데 170만 원 든다고 하는데...

바꾸면 어떻노? 장기렌트도 있다고 하던데..."


요즘 아버지 차를 탈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연세가 드셔서인지, 차선을 밟고 다니시거나 신호를 놓치실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택시를 타시는 게 낫지 않을까, 몇 번이나 말씀드릴까 망설였습니다.


이번이 그 기회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설렘과 미안함이 뒤섞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번 알아볼게요." 형식적인 대답만 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도 마음이 계속 쓰였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차는 '코란도'였습니다. 뒷좌석에 앉아 있으면 엔진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습니다. 창문을 내리면 들어오던 바람, 흙길을 지날 때마다 덜컹거리던 차체.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마저 좋았습니다.


저는 그 차를 타는 아버지가 참 좋았습니다. 와일드하고 남성적인, 아버지 그 자체를 닮은 차였습니다. 코란도를 몰고 다니는 아버지는 제게 '우상'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편리해서, 예뻐서가 아닙니다. 그 안에 나를 닮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물건, 좋아하는 브랜드, 좋아하는 공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취향의 결이 결국 나라는 사람의 결과 이어져 있습니다. 아버지가 코란도를 좋아했던 것도, 그저 튼튼한 차라서가 아니었을 겁니다. 거칠고 투박해도 제 자리를 지키는 그 차가, 아버지가 살아온 방식과 닮아 있었던 겁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 차는 이동의 수단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설명하는 방식,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었을 겁니다.


은퇴 이후 큰 병을 몇 번 겪으시면서도, 아버지는 운전만큼은 놓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아버지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고, 마지막 자존심(自尊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일을 마치고 오늘의 통화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그 목소리 안에 있던 설렘과 미안함이, 뒤늦게 마음에 걸립니다.

내일은 저의 영원한 우상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물어봅니다.

내가 유독 아끼는 그 물건은, 나의 어떤 모습을 닮아 있을까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 중, 당신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은 무엇인가요?

이곳은 제가 운영하는 '나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오늘 내용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물건이 떠오르나요?


나답게 류태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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