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컬리 멤버스 개편 2.롯데면세점 비상 경영
 2024.07.03 24-02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컬리가 실질적인 무료 배송에 나선 이유는
  02 비상경영 선언한 롯데면세점, 문제의 원인은
  03 뉴스 TOP5 - '신세계와 쿠팡의 물류 자동화'

   

컬리가 실질적인 무료 배송에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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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송 쿠폰을 31장이나 드려요

컬리가 최근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분기긴 하지만 오랜 숙원이었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성장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있는 건데요. 지난 6월 25일 첫 선을 보인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 론칭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만큼 부각은 안되었지만, 더 중요한 소식이 지난주에 하나 전해졌는데요. 컬리가 유료 멤버십 컬리 멤버스 고객을 대상으로 2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쿠폰을 무려 31장이나 매달 제공한다는 거였습니다. 이는 사실상 멤버스 고객에게는 실질적인 완전 무료 배송 혜택을 주겠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아직 테스트 단계인 컬리나우와 달리 이는 컬리의 전체 손익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흑자 전환에 성공한 컬리가 이렇게나 과감한 수를 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거 사실 예전에 본 적 있어요!

특히나 컬리의 멤버십 개편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건,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어떻게든 주문 한 건당 평균 금액을 끌어올리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평균 주문금액이 상승하면, 주문 단위당 손익이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보통 고객이 상품을 결제하면, 물류센터에 전달이 되고, 출고 및 포장 과정을 거친 후 택배사를 통해 배송되게 됩니다. 여기서 출고 및 포장 비용이나 택배 배송 비용은 주문 1건당 과금되기 때문에, 주문 금액이 커질수록 이익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배송비가 2천 원일 때, 주문 금액이 2만 원이면 비용률이 10%지만, 4만 원인 경우 5%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연계 구매를 위해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거나, 대용량 상품일수록 할인 폭을 크게 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고요.


그런데 이러한 업계의 일반적인 트렌드에 반한 전략을 펼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로켓와우를 통해 조건 없는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면서, 주문 수와 빈도는 성장하였지만 대신에 평균 주문금액은 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쿠팡의 손익은 급속도로 개선됩니다. 이는 경쟁사들과 달리 쿠팡은 물류센터 운영은 물론 상품 배송까지 직접 고용한 인력을 중심으로 처리하였고요. 따라서 오히려 주문 수가 늘어나자 센터 가동률과 배송 집적도가 올라가면서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이 개선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컬리가 멤버스 혜택 개편에 나선 것 역시 같은 이유입니다. 컬리는 작년에만 창원과 평택에 각각 대형 물류센터를 새로이 오픈하였고요. 자회사 넥스트마일을 통해 자체 배송 인력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컬리에게 있어서, 주문 단위당 손익보다는 주문 수의 성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당면 과제가 되었던 거고요. 그렇기에 당장의 손실은 늘어날지 몰라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격적인 무료 배송 혜택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객의 습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더욱이 컬리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주문 빈도를 높여, 고객이 컬리에서 장 보는 습관을 가지도록 만들려 할 겁니다. 특정 장보기 서비스가 안착하려면, 반드시 고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주 구매 채널로 인식해야 합니다. 고객들은 한번 정한 채널에서 잘 떠나지 않으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요.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공산품과 달리 품질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몇 번의 만족을 경험하면, 이탈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인데요. 다만 그러려면 자주 구매하며 신뢰도를 쌓는 과정이 필요한데, 컬리는 이를 멤버스 기반으로 해결하려는 겁니다. 최저 가입비를 제시하여 허들을 낮춰 일단 고객을 모으고요. 여기에 쿠폰을 계속 제공하여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수요만 확보한다면, 이는 다시 더 나은 공급가 협상력과 물류 역량으로 이어집니다. 자연스레 후발주자들이 건너올 수 없는 경제의 해자를 형성하며, 컬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습니다. 마치 쿠팡이 걸어갔던 길을 컬리도 똑같이 따라가게 되는 거죠.

하지만 여기서 변수는 역시나 가격입니다. 컬리는 고품질이라는 강점을 지닌 대신에, 가격은 다소 비싸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공산 생필품이 주력이었던 쿠팡의 경우, 무료 배송 혜택을 주는 동시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최저가를 유지하여 재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컬리는 가격이라는 장벽 때문에, 지속적인 쿠폰 할인을 통해 일부 수요는 직접 만들어 내야만 합니다. 어떻게든 최소한의 흑자는 지켜야 하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비용은 상당한 제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컬리는 계속 PB를 강화하고, 독점 상품을 확보하여 가격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 차별화 상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얼마나 고객을 설득시킬 수 있느냐가 향후 컬리의 중장기 전략의 성공을 좌우할 겁니다.

   

비상경영 선언한 롯데면세점, 문제의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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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임원 급여 20% 삭감, 매장 면적 축소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였습니다.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 1위인 만큼 이는 단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면세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고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자연스레 면세업계의 불황도 끝이 날 거라는 긍정적 전망이 많았는데요.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면세점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 드러나면서, 이제 면세산업은 구조적으로 반등하기 어려운 거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독이 되어버린 인천공항 포기

물론 롯데면세점의 위기가 단지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서만 기인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작년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의 철수를 결정한 것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물론 당시만 해도, 이러한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긴 했습니다. 임대료를 아껴 손익을 개선하는 동시에, 시내 면세점을 강하하여 매출 감소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였는데요.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행태가 변화하면서 기대한 만큼 시내 면세점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팬데믹 이전 면세점들의 핵심 고객은, 단체 관광객이었습니다. 특히 흔히 유커라고 부르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8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이들이 다시 돌아올 거라는 기대가 컸던 거죠.


하지만 한국여행 트렌드는 여행객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단체여행보다는 아예 개인이나 소규모 관광 중심으로 변화합니다. 실제로 2019년 전체의 16%를 차지하던 단체여행 비중은 9.3%로 6.7%p나 줄었다고 하고요. 더군다나 단체여행객들마저, 면세점에서 소비하던 금액을 확 줄입니다. 이들은 온라인으로도 웬만한 것들은 다 살 수 있다 보니, 쇼핑보다는 로컬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여행 계획을 짜기 때문인데요. 현지 쇼핑 역시 자국에서도 살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보다는 접하기 어려운 로컬 브랜드 중심으로 하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시내면세점의 매출 실적은 부진하였고, 반면에 공항면세점들은 입지를 바탕으로 그나마 선방하면서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겁니다.

반면에 이로 인해 반사 이익을 얻은 곳도 있었습니다. 무신사, 올리브영, 다이소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들은 한국의 로컬 패션, 뷰티 브랜드를 취급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이 나서 점차 외국인 매출 비중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아예 마르디 메크르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의 패션 브랜드 매장들로도 외국인 고객들이 몰리고 있고요. 이에 따라 성수, 한남 등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급부상 중이기도 합니다.

적극적인 콘텐츠 발굴에 나서야

그리고 이제 이러한 고객 트렌드 변화는 시내면세점뿐 아니라 공항면세점, 더 나아가 면세업계 전체의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아예 면세점 쇼핑이라는 옵션이 관광객들의 여행 계획에서 빠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 면세점 업계가 변화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생존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백화점 업계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떠나가는 관광객 때문에 골치인 면세업계와 달리, 백화점들은 오히려 외국인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과거 백화점들은 현재의 면세점들과 비슷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면서 젊은 고객들은 떠나갔던 건데요. 이들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입점시키면서 부활에 성공합니다. 더현대 서울 등은 신진 브랜드 유치는 물론, 매력적인 공간을 더하여 새로운 경험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도 하였고요. 이러한 콘텐츠에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들도 반응하면서 백화점은 지금도 계속 성장 중입니다. 따라서 면세 업계 역시,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하던 것에서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수혈하고, 매장 경험 개선에도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바뀐 관광객들 역시 여행 계획에 면세점 쇼핑을 다시 추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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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월요일에 보내드렸던, 6월 회고 레터에서 스프프리미엄 기고글 링크가 잘못 기입되어 있었습니다. 다음부터는 꼼꼼히 더 챙겨보겠습니다. 혹시 놓치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링크는 다시 공유드립니다.

        👉논란의 '충주 사과', 미국 진출에서 혁신의 가능성을 찾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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