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시간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독자님, 안녕하세요.

복 있는 사람 마케터 B입니다.


어느 주일, 설교를 다 들은 뒤에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는 물음이 따라온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설교는 정답이었고, 옳은 이야기의 반복과 강화였습니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 나는 정답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구나.’

때때로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뒤, 정답이 돌아오면 괜스레 귀와 마음을 닫곤 합니다. 아마도 고민을 털어놓는 수많은 사람들은 정답을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자고 문제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신앙과 설교에서도 때때로 정답이 아니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한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은 자신의 고민을 청중들에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청중들은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그 설교자의 고민을 따라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설교가 무엇인지, 그리고 설교를 듣는 청중의 마음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독자님의 주일 예배는 어땠나요. 오늘 보내드리는 내용의 제목은 “내 고민을 풀어나가자 설교의 청중이 생겼다”입니다. 

#24 내 고민을 풀어나가자

설교의 청중이 생겼다

💬

대담자 목사님은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설교를 쭉 해오셨어요. 그래서 그런 설교집이나 설교 테이프, 최근에는 방송 설교까지 하시잖아요. 전에는 주로 책하고 테이프를 만들어서 판매하셨거든요. 그렇게 하신 이유나 목적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

박영선 제 쪽에서 적극성을 가지고 홍보를 하자는 입장은 아니었어요.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재밌는 이야기로는, 어느 출판사가 제 책과 테이프의 영업권을 가져갔다가 반납했어요. 안 팔리는 겁니다. (웃음) 책을 내거나 테이프를 만들면 그때 표현으로 “딱 이백 명”으로 끝났답니다. 책도 이백 권 팔리고 테이프도 이백 개 팔리고 만데요. 그런데 어느 날 무슨 황야의 무법자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박영선 목사 테이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오” 그랬대요. 그런데 그렇게는 장사가 안 된다는 겁니다. 같은 게 많이 팔려야 장사가 되는데 한 사람이 나타나서 하나씩 전체를 사겠다고 했으니 어떠했겠어요? 인건비가 더 들지 않겠어요? 그래서 반납했어요. 아무튼 상징적인 거겠지만, 그 이백 명이 나는 중요했어요. 그 이백 명이 나처럼 갈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테이프 판매를 저희 교회 사무실에서 했죠.

 

💬

대담자 독자가 이백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살펴보니 수천 이상이 되겠던데요. 목사님은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말하신 거 같은데, 출판계에서는 목사님의 설교집이 상당수의 독자들을 가지고 있는 걸로 봅니다.


💬

박영선 다른 서적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교회에서 소비하는 거 말고 일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내는 책은 보통 이천 부 찍어요. 그리고 뭐, 재판 찍는 책이 거의 없어요. “독자층이 엷다” 그렇게만 이야기할 수 없을 거예요. 목사와 자기 교회 성도들하고의 관계는 혈연관계나 가족관계 같아요. 모두에게 은혜를 끼칠 만큼 소위 말하는 명설교가 가능하냐? 그럴 때는 난 별로 가능하지 않은 것 같아요.


💬 

대담자 그런 혈연관계라는 차원을 다른 말로 하면 설교의 일차 청중을 뜻하는 건데, 남포교회 교인들이 왜 일차 청중이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

박영선 아, 이게 좀 어려운 이야기인데, 우리 교인들이 일차 청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일차 청중으로 앉아는 있는데, 난 언제나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개교회의 목회자로서 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우리 교회에 어떤 분들이 왔고 무슨 필요가 있느냐, 이렇게 우리 교회가 성립됐다, 이런 게 아니라 내가 아우성치는 문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왔다고 전제하고 설교한 겁니다. 그래서 저들이 지금 좇아오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가 고민하고 나아가고 있는데 좇아오든지 말든지 여태껏 한 겁니다.


💬

대담자 사실 그 고민이 신앙의 고민이라면 다른 사람의 고민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

박영선 그렇지만 약간은 무책임할 수 있다 이거죠. 목사가 자기 고민만 이야기하면 말입니다. 그냥 뭐, 자꾸 미안한 이야기들이 나오게 되는데, 다른 설교자들이 너무 쉽게 신앙을 취급하는 것 같아서 그 미진한 사실을, 내 개인적인 갈증을 설교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청중이 생긴 겁니다. ‘아, 고민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

대담자 전에는 주로 선포적 차원의 것만 듣던 분들이 이제 풀어내는 설교를 원하고 있었는데, 목사님의 설교가 그런 층을 만났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

박영선 설교가 선포라고 할 때 거기엔 권위와 해답이 있어야 하거든요. 선포라는 게 무책임하게 쓰일 수 있죠. 현실을 못 뚫고 들어왔죠. 그 문제였어요. 현실을 뚫고 들어와 한 개인의 실존에 적용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선언이, “왜 비가 땅을 못 적시나” 그거였죠. “비가 땅을 못 적시고 증발을 하나” 그거였죠.


💬

대담자 설교자가 사실 모든 청중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설교집, 설교 테이프, 최근에는 방송 설교를 통해서 목사님의 설교를 접하는 이차 청중이 생겼거든요. 이런 이차 청중과 혹시 접촉해서 이야기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

박영선 없습니다.

 

💬

대담자 그럼 반응이라도…….


💬

박영선 이런 반응은 봤죠. 예전에 미국을 간다든가 하면 그곳에서 제가 하는 집회는 청중이 적었어요. 일차 청중이든 이차 청중이든 그들은 다른 데서는 본인의 갈증을 못 푼 사람들이었죠. 저는 분명히 소수를 위해서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깊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되었으니까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와서 이제 제 “테이프를 다 들었다”, “하루에 열 개씩 듣는다” 이런 마니아들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힘을 얻었죠. ‘이거 뭐, 허공에다 대고 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

대담자 그럼 그분들과 이야기를 통해서든지 아니면 목사님이 생각하실 때, 이차 청중들이 갈증을 느꼈던 큰 주제들이 어떤 것이었다고 생각하세요?


💬

박영선 아, 그거 굉장히 중요해요. 크게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들이 마음에 가졌던 거부감에 대한 비판 때문에 편을 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긍정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고 부정적으로 들어요. 이 부류는 저보고 아직도 옛날같이 하래요. 옛날같이 악써 달라고 합니다. 공격적이고 비평적이고 성질을 내달라고 합니다. 본인들의 카타르시스 내지는 복수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데 절반쯤은 제가 고민하는 지점을 따라오고 있어요. 그 고민은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신앙이 명분용이 아니라 삶과 실존의 문제다.’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대담자 그런 두 부류가 생기는 걸 보고 어떤 보람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

박영선 보람이 정당함의 근거로 오해되어, 제 설교를 듣고 반응하는 내용이 신앙의 주류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거의 분노했어요. 제가 하는 것과 다르게 하면 피상적이거나 제한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땐 고함을 많이 질렀죠. 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마이크 잡은 사람보다 육성을 더 높였어요. 시간이 지나서야 다 하나님의 무한하심의 한 부분씩을 맡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주류를 이루는 건 하나님의 지혜에 속하는 거라서 우리가 속단하거나 부정할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는 옳고 그른 것이 우선했던 수준에서 주류는 대중적이고 그래서 피상적이고 너무 단순하고 싸구려라고 비평했던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대해서 하나님이 충만하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것에 항복했어요.

📚

스물네 번째 <월요일의 복음>은

『시간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서 발췌했습니다.


제목: 시간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지은이: 박영선, 조주석(대담)
판형: 신국변형(143*217), 464쪽 | 가격: 26,000원

 

* 자세한 도서 소개

알라딘: http://aladin.kr/p/e4dW9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661733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9455035

갓피플: https://mall.godpeople.com/?G=9791170830160


<월요일의 복음>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독자님을 사로잡은 문장은 무엇이었는지, 이 이야기를 함께 읽고 싶은 분은 누구인지, 독자님의 생각을 아래 피드백을 통해 자유롭게 남겨 주세요. :)
복 있는 사람
hismessage@naver.com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23길 26-6
수신거부 Unsubscribe
친구와 함께 읽기💌(구독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