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이버·쿠팡 실적 해석팁 2. 카카오 커머스 전략
01 네이버와 쿠팡이 감춰서 오히려 보이는 것들
02 카카오톡, '나를 위한 선물'을 부추기는 이유
03 뉴스 TOP5 - '토스가 광고 경험을 만드는 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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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서 숫자만큼 중요한 건
최근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커머스·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데요. 이를 다룬 대부분의 기사는 숫자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매출이 얼마나 컸는지, 이익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같은 지표들이죠. 그런데 제가 실적 시즌마다 더 주목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무슨 숫자를 '말하지 않았는가'입니다.
실적 발표는 우리가 쓰는 이력서·자소서와 비슷합니다. 거짓말은 할 수 없고, 공개 의무가 있는 항목도 있죠. 그래서 그 외 요소는 긍정적인 것 위주로 편집해 넣습니다. 보기 좋게 포장할 수 없을 때는 아예 빼 버리기도 하고요.
이번 네이버와 쿠팡의 실적에는 그런 ‘빈칸’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빈칸 덕분에 표면 아래의 상황을 더 선명하게 짐작할 수 있었죠. 오늘은 이렇게 말하지 않는 것들을 통해 기업의 현재를 더 깊게 이해하는 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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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숫자들이 뜻하는 건
먼저 쿠팡. 이번엔 대만 관련 지표를 유난히 감췄습니다. 그간 표로 숫자를 넣진 않아도 발표 자리에서 핵심적인 마일스톤은 일부 언급해 왔는데, 이번엔 그마저 없었죠. 그래서인지 애널리스트의 질문들이 대만 사업으로 몰렸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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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비슷했습니다. 그간 분기마다 공개하던 커머스 전체 거래액 지표가 이번부터 갑자기 사라진 건데요. 반면 같은 자리에서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3% 성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커머스 거래액 지표가 사라진 점은 더 눈에 띌 수밖에 없었죠.
숫자를 말하지 않았으니 실제 수치를 단정할 순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 지표들을 ‘감추는 편이 유리했다’는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대개 공개하면 해석이 좋지 않을 때 선택하는 방식이니까요.
가령 쿠팡이 대만 실적을 쿠팡이츠·파페치와 묶어 ‘신사업’으로 처리하고 별도 공개를 꺼린 건, 절대 규모가 아직 작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전체 성장 동력으로 삼기엔 덩치가 부족했고, 그간 대신 강조하던 고성장률을 내세우기도 이번 분기엔 애매했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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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두 회사는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당면한 과제는 닮았습니다. 국내 시장의 한계가 뚜렷해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를 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아직까진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카테고리 확장에 진심이지만, 쿠팡은 패션에서, 네이버는 장보기에서 여전히 고전 중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린 점도 같습니다. 쿠팡은 대만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예고했고, 네이버는 포시마크·왈라팝을 축으로 글로벌 리셀·중고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려 합니다. 다만 현 단계에선 이들만으로 강한 성장 서사를 만들기엔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죠.
이제 올해도 저물어 갑니다. 남은 기간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4분기 발표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다만 내년엔 두 기업 모두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 오히려 더 구체적인 숫자로 성장의 확신을 보여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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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나를 위한 선물'을 부추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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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갑자기 관심이 집중된 건
다만 이 숫자들만으로 판단하긴 이릅니다. 올해 추석 연휴가 10월 초였다는 큰 변수가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쿠팡은 실적 발표에서 연휴 시기 효과가 올해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선물하기는 명절 직전·명절 기간에 이용이 몰리는 특성상, 이번엔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편 영향과 시기가 겹친 점도 감안해 걸러 봐야 하고요.
그리고 이 대목은 동시에 선물하기 서비스의 취약점도 잘 보여줍니다. 외부 이벤트의 영향을 크게 받아 수요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 그리고 선물하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늘며 경쟁 강도 또한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실적에서 오히려 주목할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선물하기 내 ‘자기 구매’ 거래액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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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쿠폰으로 사 보신 분?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사용자도, 브랜드도 “콧대 높은” 서비스로 통합니다. 할인도 드물고, 수수료도 높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수조 원 규모까지 커진 건 ‘선물’이라는 상황이 가지는 맥락의 힘 덕분입니다. 카톡에서 친구 생일을 보고 바로 선물까지 보낼 수 있는 편의성이 사용을 키웠고, 기프티콘에서 택배 상품으로 영역도 넓혔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선물 수요만으로는 카카오 커머스가 충분히 성장할 수 없었던 거죠. 톡딜 등 다른 서비스도 기대만큼 크지 못했고요. 한때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불리던 카카오 커머스의 존재감도 덩달아 점차 옅어져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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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등장한 카드가 ‘선물하기 자기 구매’였습니다. 선물 수요 확대나 명품 입점으로 객단가를 올리는 데 한계가 오자, ‘나를 위한 구매’ 맥락을 강화해 새 성장축을 만든 겁니다. 이는 거래액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린 카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선방했다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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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품 큐레이션이 승부처
그렇다면 이 전략이 왜 통하고 있는 걸까요? 핵심은 ‘선물하기에 좋은 상품’이 많다는 데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를 망설이던 브랜드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입점합니다. 선물 맥락에선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가 적다고 보기 때문이죠.
여기에 쿠폰까지 붙으면 ‘나에게 주는 선물’ 욕구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판매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드도 더 좋은 상품과 조건을 모아줄 유인이 생기고요. 일종의 카카오 선물하기 만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이처럼 쿠팡의 독주가 거세질수록 빈틈은 ‘상품’에서 납니다. 쿠팡 입점을 꺼리는 브랜드를 한데 모아 보여주거나, 단독 기획 상품으로 차별화하는 플레이어가 기회를 잡죠. 그런 의미에서 결국 경쟁은 ‘누가 더 좋은 상품을 확보하고 보여줄 수 있는가’로 모일 것입니다. 컬리, 29CM와 함께 카카오톡 선물하기 역시 이 씬에서 주목할 만한 플레이어로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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