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간사 제의가 있었는데 고민 없이 하겠다고 했다. 내가 과연 간사님처럼 할 수 있을까 라는 인간적인 두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실 거라는 확신에 순종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순장 사역과 간사 사역은 섬기는 범위가 커졌을 뿐 하는 역할은 똑같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랬지만 지금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
올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간사 해보니까 어때?’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매번 변했다. 우선 초반에는 간사라는 이름에 거리감이 있었다. 순배정이 됐을 때 순장 유주연이 아니라 간사 유주연이라 적혀있는 걸 보고 “간사 됐어요? 이제 간사님이네!”라며 나를 간사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예상 밖의 반응(관심)에 그 자리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고, 어색하고, 부담됐다.
“간사 해보니까 어때?”
- 저는 똑같으니까 평소처럼 대해주세요..ㅎㅎ
얼마 지나지 않아 3청년부에서 새내기 학교를 진행했다. 20살, 21살 청년들이 모여 즐겁게 교제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고민을 나눠보는 시간이었다. 작년까지의 나는 20살 청년과 서로 공감하기 어려워졌구나 같은 순만은 피하고 싶다는 이런 교만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새내기 학교가 끝나고 그동안 모든 청년들과 교제할 수 있는데 한계를 두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나도 20살 청년들도 충분히 서로 공감해줄 수 있는데 먼저 거리를 두었던 것이다. 넓은 의미의 공동체를 바라보고, 청년부 공동체의 마음을 품고 기도할 수 있었다.
“간사 해보니까 어때?”
- 할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일이 (필요할 때) 가능해졌어요.
복음을 전할 때 항상 고난도 찾아온다고 한다. 간사를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GBS를 준비하는데 궁금증이 있을 때, 사람과의 관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목사님을 찾아갔다. 의지할 수 있는 목사님이 계셔서 감사하다.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의 섬기는 일이 당연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구할 때 평안했다.
“간사 해보니까 어때?”
- 힘들어요.
간사를 하겠다고 결정한 후 한 가지 일화가 있다. 어머니한테 간사 관련해서 이야기를 드렸다. 평소 어머니는 교회사역에 늦게 끝나는 것이 걱정이셨다. 그래서 난 앞으로 더 교회사역에 바빠질 거라는 예고를 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어머니의 첫 마디는 ‘축하한다.’ 였고, 간사 아무나 시켜주는 거 아니라며 축하한다고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현재의 나는 감사함으로 간사를 하고 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부족한 나를 사용하시고 성장시키시는 하나님, 순원을 섬기는 순장님, 같이 사역하는 간사님, 예배를 섬기고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 모두의 섬김이 당연한 일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로 사랑으로 섬기고 있음에 감사하다. 어머니가 처음에 알려주신 것처럼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남은 사역에도 임하고 싶다.
“간사 해보니까 어때?“
- 감사해요